[스타인터뷰]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영민 役 조정석

   
▲ ⓒ투데이신문 이주희 기자

뮤지컬계의 ‘아이돌’ 조정석, 스크린에서는 ‘카멜레온’ 같은 매력 뽐내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영민’으로 ‘납득이’ 넘어서나
“소탈하지만 진실 되게 ‘영민’을 표현하고 싶었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보는 사람이 행복해지는 ‘건강한 영화’”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오랜 뮤지컬 배우활동을 통해 쌓은 탄탄한 연기력에 바라만 봐도 웃음이 절로 나는 귀공자 외모를 가진 ‘갖출 것 다 갖춘’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바로 카멜레온 같은 배우 조정석(34)이다.

그는 지난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찌질하면서도 귀여운 ‘납득이’를, 드라마 ‘더킹 투하츠’에서는 짧은 몇 마디의 대사로 강건함 속의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는 근위대장 ‘은시경’을, 영화 ‘구국의 강철대오’에서는 뜨거운 열정을 가진 운동권 학생 ‘황영민’을, 영화 ‘관상’에서는 극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감초 같은 ‘팽헌’을, 영화 ‘역린’에서는 정조를 암살해야 하는 조선의 최고의 살수인 ‘을수’ 역을 맡은 연기하며 매번 다양한 연기 변신을 보여주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4년 연애 끝에 결혼에 성공하지만 매일 바라만 봐도 웃음이 나리라 생각했던 신혼생활과는 달리 다툼과 화해가 반복되는 ‘달콤살벌’한 나날을 보내는 새신랑 ‘영민’ 역으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이번에는 과연 어떤 연기로 우리들 마음속에 또 다른 조정석의 모습을 각인 시킬까. 지난 25일 <투데이신문>에서는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조정석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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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독 주연을 맡은 소감이 어떤가.

: 영화를 보신 분들이 재미있다고 말씀해주시는데 괜히 울컥하고 감격스러웠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시나리오를 보고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어 작품을 하게 됐나.

: 영화라는 게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과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관객들과 공감대 형성을 잘 이룰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됐다. 우리 영화는 구성이 챕터처럼 나눠져 있는데 예를 들어, 블라인드 시사회 결과 ‘음란 마귀’ 챕터에서는 여자관객들은 분노했지만 남자관객들은 제일 공감했다고 하더라. 또 시나리오 자체가 굉장히 낭만적이었다. 내가 원래 올드한 감성이 좀 있다(웃음). 이걸 대중들에게 보여줬을 때 ‘2014년도에 이 느낌이 어울리겠느냐, 사람들이 이런 감성을 좋아하겠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확신이 있었기에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

이번 영화 속 연기에 대한 칭찬이 많다.

: 이번 영화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신민아씨와 대화가 잘 통했기에 좋은 연기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영화의 대부분이 나와 신민아씨가 나오는 장면들이었기에 신민아씨와의 호흡이 굉장히 중요했다. 다행히도 둘이 대화도 잘 통하고 웃음코드가 굉장히 잘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같이 이것저것 많은 시도를 해보고 여러 가지 상황도 같이 짜보고 아이디어도 막 냈다. 예를 들어, 짜장면 먹는 장면이 있는데 내가 신민아씨 얼굴을 짜장면 그릇에 눌러버린다.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릇을 한 번 더 돌리기까지 한다. 그 씬에서 내가 그릇을 한 번 더 돌리자는 아이디어를 내면서도 여배우로서 굉장히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나 신민아씨가 흔쾌히 알았다고 해서 재밌게 촬영을 끝냈다. 이처럼 신민아씨와 합이 잘 맞았기에 좋은 연기로 이어졌던 것 같다.

좋은 영화가 탄생한 비결이 무엇인가.

: 일단 신민아씨와 알콩달콩한 결혼생활을 연기하면서 즉흥적인 상황이 잘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내가 바지 벗는 장면들은 신민아씨 아이디어였는데 그런 장면을 찍을 때 어떤 짜인 대사가 없었다. 나름 상황은 설정한 채 둘이 그냥 자연스럽게 애드리브적인 즉흥연기만으로 재밌는 장면을 연출했다. 또한 모든 배우들이 열의에 차있었다. 친구들끼리 술 마시는 장면을 어떻게든 재밌게 해보려고 촬영 전날 만나 술 한 잔 하면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기도 했다. 이 모든 게 우리 영화에 다 묻어났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아니었으면 좋은 영화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상대배우 신민아에 대한 생각을 말해 달라.

: 이번에 같이 연기를 하면서 신민아라는 배우가 굉장히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는 나중에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느꼈다. 신민아씨가 첫 사랑과 마주쳤을 때 의도적으로 피해 다니는 연기가 매우 능청스러워 웃음이 났다. 또 신민아씨가 은정이라는 친구와 동동주를 마시면서 자신이 느끼는 고민을 얘기하고 영민과의 추억을 떠올리고 하는 장면들을 보면 ‘연기 정말 잘 한다’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원작에서 연기한 박중훈씨와의 비교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 먼저 나에게는 박중훈 선배님과 나를 비교해주신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영광이고 감사한 일이다. 초등학교 때 원작을 봤었는데 그 당시 박중훈 선배님과 故최진실 선배님의 열렬한 팬으로서 영화를 너무 재밌게 봤다. 그렇기에 솔직히 부담이 되기는 했다. 그런데 나는 원작과 우리 영화는 별개의 영화라고 생각한다. 리메이크작이기는 하지만 두 영화는 시대적 배경이 다르기에 내용이 확실히 다르다. 그래서 계속 부담감을 느끼기 보다는 ‘이건 또 다른 영화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촬영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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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민’역을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 영화에서 ‘영민’이라는 캐릭터를 로맨틱하게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굉장히 진실 되고 소탈하면서도 소박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그랬을 때 관객과 공감대를 잘 형성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내가 눈 맞으면서 병원으로 뛰어가는 장면에서 그 당시에 ‘영민’이 느끼는 그 감정 그대로를 대중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만약 내가 설정을 로맨틱하게 해서 뛰었다면 지금과 느낌이 다르겠지만 나는 다른 무엇보다 진실된 영민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런 부분들이 모여 지금의 ‘영민’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 같다.

‘영민’과 비슷한 점이 있나.

: 싱크로율 70% 정도 된다. ‘영민’을 연기할 때 어떤 모습들은 나의 실제 모습과 다름없을 정도로 비슷하다고 느끼지만 딱히 어느 장면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하다. 그래도 얘기하자면 신민아씨와 같이 재미있게 장난치면서 촬영한 장면들은 실제 내 모습이 많이 반영된 것 같다.

이번 ‘영민’이 ‘납득이’를 넘어서는 캐릭터가 될 거라 생각하나.

: 아직까지도 대중들의 머릿속에 ‘납득이’란 캐릭터가 많이 기억되고 있기에 이번 캐릭터 ‘영민’이 ‘납득이’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그냥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관객들이 우리 영화에 들어있는 여러 가지 웃음의 미학과 흘러가는 웃음 속에 담긴 감동의 미학들도 같이 가져가신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영민’과 ‘미영’을 바라보면 어떤 느낌이 드나.

: 달콤살벌함이 느껴진다. 영화 속에서 ‘미영’이 ‘나 이렇게는 못살아’라는 말을 하면서 둘 사이에 헤어짐에 대한 얘기가 오고가는 장면이 있는데 이런 헤어짐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신혼부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10년차 부부였다면 자식들과 여러 가지 여건에 의해 쉽게 오고갈 수 없는 엄청난 말인데 이 둘은 신혼부부이기에 다른 것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감정만으로 ‘헤어짐’이라는 단어를 언급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때로는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달달하고 또 때로는 헤어짐의 얘기까지 오고가는 그 달콤살벌함이 매우 좋다. 또한 극 중에서 ‘영민’과 ‘미영’이 너무 진중하지 않고 그들에게서 산뜻한 가벼움이 느껴지는 것도 좋다. 이런 부분들이 ‘영민’과 ‘미영’을 더 사랑스럽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 같다.

영화 속 ‘영민’은 철부지남편이라고 했는데 스스로는 결혼하면 어떤 남편이 될 것 같나.

: 무엇보다 공감을 잘 하는 남편이 될 것 같다. 나는 그게 배려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깨달은 것인데 혼자 산다면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하면서 살면 되지만 결혼해서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은 둘이 하나가 되는 것이기에 내가 하고 싶은 것도 어느 정도 포기할 줄 알아야 하며 양보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바로 상대에 대한 배려인 것이다. 나는 결혼을 하면 이러한 배려를 잘 하는 남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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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연애와 결혼에 대해 배운 게 있나.

: 많다. 극 중 영민과 미영은 갈등과 화해를 반복한다. 나는 그 과정에 대한 깨달음을 굉장히 많이 얻게 됐다. 실제로 결혼을 한 신혼부부로서 연기를 하는 것이기에 연인이었을 때 남녀 간에 다투고 화해했을 때의 느낌하고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어르신들이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 하시는데 그 말이 이제는 와 닿는다.

영화를 추천해주고 싶은 대상이 있다면?

: 혼자여서 외로운 분들, 둘이여서 더 외로운 분들, 이제 갓 결혼해서 신혼부부인데 알콩달콩한 생활이 결혼생활의 전부일거라 생각하는 분들, 너무 오래된 결혼생활에 권태기가 오신 분들, 얘기하다 보니까 모든 대상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어떤 걸 보여주고 싶었나.

: 여자들에게 남자의 심리를 보여주고 싶었다. 연기를 하면서 시나리오에 적힌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남자의 심리에 대해 더 자세히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너무 다 보여주는 것도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과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 우리 영화와 내가 표현하고 싶은 깊이가 맞아 떨어지는 범위에서 연기했다. 그렇기에 남자관객들은 ‘아, 조금 더 솔직하게 표현해주지’라고 아쉬워할 수도 있지만 나는 정도를 지키면서 여자관객들에게 여자 들이 알지 못하는 남자의 심리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다.

이번 영화에서 아쉬운 부분은 없나.

: 없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기에 아쉬운 부분이 있어도 아쉽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영화 찍으면서 얻은 것이 있다면?

: 나는 사람한테 상처 받고 사람한테 치유 받는다고 생각하기에 사람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번 영화를 통해 함께한 제작사 대표님, 프로듀서, 홍보팀, 배우들, 모든 스태프들 등등 이 나에게는 또 하나의 재산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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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연기한 것 중 특별히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나.

: 못 고르겠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나에게는 다 소중한 캐릭터이기에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모두 똑같이 소중하다.

쉬지 않고 계속해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힘들지는 않나.

: 힘들지 않다. 바쁜 스케줄 탓에 가끔 좀 힘들 때도 있지만 촬영만 시작하면 그런 부분은 싹 잊어버리고 연기에 몰두하게 되는 것 같다. 연기가 재밌고 즐겁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나는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무대인사 때 우리 영화가 ‘건강한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었는데 말 그대로 우리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행복해지는 그런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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