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커피 체험① - 스타벅스 리저브 편

   
 
【투데이신문 김두희 기자】‘커피 한 잔 하자’는 말이 인사처럼 통용되는 요즘입니다.
 
비몽사몽 아침에 출근하면서 커피전문점에 들러 한 잔 마시고, 전쟁 같은 오전 업무 시간이 지나간 후 누군가의 “점심도 먹었으니, 커피 한 잔 어때요?”라는 제안에 또 한 잔 마시게 되죠. 만약 야근이라도 하게 되면 풀어지는 정신을 다잡기 위해서라도 다시 커피를 찾게 됩니다. 이렇게 일상생활에서 ‘밥 한 번 먹자’라는 말은 어느새 ‘다음에 커피 한 잔 하자’라는 말로 대신해도 어색하게 들리지 않게 됐습니다.
 
질병관리본부의 ‘2013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은 주당 평균 12.3회 커피를 마시고 그에 비해 우리나라 주식이라고 여겨졌던 쌀밥은 주 7.0회 섭취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밥보다 커피를 더 많이 마시고 있네요.
 
커피 소비량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앞서 ‘2013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는 대한민국 성인이 주당 평균 12.3회 커피를 마신다고 했는데 이는 지난해 12.1회보다 늘어난 수치입니다.
 
그러면서 커피의 소비 경향도 상당히 달라졌죠. 닐슨컴퍼니코리아가 조사한 『가공식품 세분화 시장 보고서:커피편』은 소비자들이 달고 맛있는 커피를 선호했던 과거의 취향에서 벗어나 커피에 대한 니즈와 기대가 다양해졌고, 고급 원두에 대한 선호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렇듯 소비경향이 달라지면서 커피전문점들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1999년 서울 이화여대 근처에 최초의 외국계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가 들어왔고, 그 후로 다양한 형태의 커피가 유행해왔지만 최근 커피애호가들 사이에서 제일 ‘핫’한 커피는 역시 ‘핸드드립 커피’입니다.
 
분쇄된 원두에 뜨거운 물을 직접 붓는 방식의 커피인데요, 원두의 품질과 바리스타의 손놀림에 따라 맛의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이런 소비경향에 따라 다양한 커피 브랜드에서는 각 브랜드의 특색을 담아 ‘프리미엄 커피’를 선보이고 있고요. 이 ‘대세’를 따라 <투데이신문>은 프리미엄 커피를 판매하고 있는 스타벅스, 커피빈, 탐앤탐스를 찾아 ‘프리미엄 커피 로드’를 걸어봤습니다.
 
   
▲ 클로버® 머신을 이용해 커피를 추출하고 있는 커피 마스터. ⓒ투데이신문
★ 스타벅스 리저브™- ‘커피 마스터’와 함께 즐기는 ‘특별한 커피 경험’
 
국내에서 스타벅스 리저브는 지난 3월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기존 스타벅스에 리저브 커피 메뉴가 추가됐고, 매장에는 커피 마스터(스타벅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커피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이수한 직원)를 배치한 프리미엄 매장입니다. 당시 5개 매장으로 시작했던 리저브 매장은 2개 매장이 추가돼, 수도권과 부산에서 7개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투데이신문>에서는 이 중 소공동점을 방문해 ‘리저브 커피’를 경험해봤습니다.
 
희귀한 원두, 소량으로만 준비돼… ‘한정’으로 즐기는 ‘리저브 커피’
커피 마스터와 일대일 대화, 자세한 설명 들으며 커피 정보 알 수 있어
1번에 1잔만 추출하는 클로버® 머신, 바쁠 땐 다소 기다려야 할 수도
한정된 기간 동안 만나는 원두, 장점이지만 단점 될 수도
 
스타벅스 리저브 커피를 마시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커피 마스터’와 함께 나누는 커피 이야기였습니다. 검은색 앞치마를 두른 커피 마스터가 고객 한 명만을 위해 클로버® 머신으로 단 한 잔의 커피를 만들고 주문한 고객은 리저브 바에 앉아 커피를 기다립니다. 여기까지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죠. 그러나 스타벅스에서 자랑으로 내세우는 ‘스몰토크’가 여기서도 발휘됩니다.
 
커피 마스터와 고객이 지금 마시고 있는 커피에 대해서 일대일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웬만한 커피 전문가가 아니고서야 원두의 원산지나 맛과 향 등 특성에 대해 자세히 모르지만, 커피 마스터와 대화를 통해서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에서 벗어나 나만의 커피 교실이 열리는 셈입니다.
 
커피를 좋아하지만 원두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해서 커피 마스터분이 추천한 메뉴로 마셨습니다. 제게 추천한 원두는 ‘잠비아 피베리 테라노바 에스테이트’였고요, 아이스 커피와 핫 커피로 맛을 봤답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자랑하는 클로버 머신(고가인 탓에 외국의 경우 클로버 머신이 없는 리저브 매장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리저브 매장에는 전부 클로버 머신이 배치돼 있습니다)에 분쇄된 ‘잠비아 피베리’ 원두가 들어가고, 머신의 마이크로 필터가 음료를 생성하기 위한 장치인 브루 챔버(Brew chamber) 속으로 내려갑니다. 거기에 뜨거운 물이 더해져 한 잔의 커피가 추출되는 것이죠.
 
커피 마스터분은 클로버 머신을 통해 커피를 추출하시면서 ‘잠비아 피베리’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우선 ‘피베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주셨는데요, ‘피베리’란 한 쪽이 평평한 일반 원두와 다르게 전체적으로 둥근 모습의 원두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불량 원두라고 여겨서 따로 골라내기도 했다는데, 요즘에는 오히려 이 피베리가 맛과 향이 뛰어나다면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하네요.
 
   
▲ 잠비아 피베리 테라노바 에스테이트 원두. ⓒ투데이신문
또한 이번 ‘잠비아 피베리’ 원두 이후에는 다시 만나보기 어려울 것이란 이야기도 했는데, 그 이유는 테라노바 농장에서 다른 농작물 경작을 위해 원두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희귀한 원두, 귀한 커피를 스타벅스 리저브에서 고객들은 간편하게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
 
클로버 머신에서 커피를 추출하는 모습을 보면서 커피 마스터분의 설명을 듣고 있다 보니 어느새 두 잔의 커피가 제 앞에 놓였습니다.
 
커피와 같이 제공된 ‘원두 설명 카드’에 따르면, 시트러스한 향과 사과, 바닐라의 풍미, 코코아와 같은 질감의 뒷 맛이라고 표현돼있었는데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초콜릿을 먹고 난 후 느껴지는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스 커피보다 뜨거운 커피로 마셨을 때 더 잘 느낄 수 있었고요. 만약 ‘잠비아 피베리’의 맛과 향을 조금 더 연하게 느끼고 싶다면 아이스 커피로 마시는 편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뜨거운 커피보다는 간편하게 즐길 수 있으니까요.
 
   
▲ 클로버® 머신이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 ⓒ투데이신문
   
▲ 클로버® 머신에서 추출되는 커피. ⓒ투데이신문
커피를 마시면서 스타벅스 리저브에 대한 질문도 몇 가지 던져봤습니다. 저는 기자니까요.
 
스타벅스 리저브 커피를 마시는 고객들은 특별하고 독특한 커피에 대한 관심으로 처음 리저브 매장에 찾아온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여러 원두가 블렌드된 에스프레소 기반 커피 음료들을 마시다 보면 하나의 원두로 내려진 커피에 호기심이 생기기 마련이겠죠. 또 ‘오늘의 커피’를 즐겨 마시는 고객일수록 리저브 커피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고도 하더라고요(일반적으로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오늘의 커피’는 드립커피입니다).
 
그렇게 리저브 매장을 찾게 된 고객들은 커피 마스터와 일대일 대화를 하면서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만드는 데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도 클로버 머신에 대해 궁금했던 부분에 대해 질문하고 커피 마스터분에게 원두에 대한 정보도 전달받으면서, 제가 커피를 추출하는 것도 아닌데도 마치 내가 커피를 내리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거든요.
 
이런 과정을 통해 추출된 한 잔의 리저브 커피를 마시면서 고객들은 일반 커피 음료를 마셨을 때보다 더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자신이 경험했던 이 시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기억을 갖게 돼, 지속적으로 리저브 커피를 찾는다고 커피 마스터분은 설명해주셨습니다.
 
   
▲ 잠비아 피베리 테라노바 에스테이트. ⓒ투데이신문
또 리저브 커피를 마신 고객이 직접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리는 경우도 많아 리저브 커피를 찾는 고객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리저브 커피는 하루에 얼마나 팔릴까요? 정확한 수치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셨지만 확실한 건 기존 오늘의 커피보다는 2배 이상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최고급 원두, 독특한 원두를 커피 마스터가 직접 분쇄하고 클로버 머신을 통해 추출해주면서 일대일로 커피와 관련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만, 스타벅스 리저브 커피에는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프리미엄 커피이기 때문에 우선 가격이 높은 편입니다. 스타벅스에서 가장 저렴한 메뉴(에스프레소 제외)인 오늘의 커피(뜨거운 커피, 톨 사이즈, 355㎖)가 3800원인데 비해 리저브 커피들은 6000원 대부터 1만2000원가량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다소 비싸죠. 현재 스타벅스의 가을 프로모션 음료인 ‘마롱 라떼’와 ‘다크 카라멜 라떼’의 그란데 사이즈(473㎖)가 6300원임을 따져본다면 확실히 가격대가 높긴 합니다만 프리미엄 원두니까, 그 부분은 감안하고 선택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또 원두가 한정적이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물론 다양한 원두를 계속 선보이고 있지만, 지금 입맛에 맞는 이 리저브 커피를 다음에 또 마시고 싶었을 때 원두가 품절된 상태라면 구입할 수 없게 됩니다. 그나마 ‘브라질 버번 리오 베르데’와 ‘100% 코나 페리 에스테이트’는 꽤 긴 기간 동안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자랑으로 내세우고 있는 클로버 머신이 1번에 1잔의 커피만 추출한다는 특징은 단점으로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리저브 매장을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리저브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1시간 이상 대기하고 있어야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스타벅스는 타 커피전문점처럼 진동벨을 사용하고 있지도 않으니 커피를 받아보기까지 약간 복잡한 상황을 겪어야 했던 적도 있었고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고, 기다리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스타벅스에서는 설명합니다.
 
그래도 고객들의 반응은 참 좋습니다. 스타벅스 관련 카페에서는 ‘리저브 커피’에 대해 “설명 듣고 마시면 더 맛이 좋다”, “자꾸 생각나는 맛”, “비싼 값 한다”, “다른 광역시에도 빨리 생겼으면 좋겠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죠.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은 이런 고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처음 론칭했던 5개 매장에 이어 약 4개월 만에 2개의 매장을 더 오픈했습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내년까지 60여 개의 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하고요.
 
나는 커피 애호가다 하시는 분, 혹은 나는 커피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래도 특별한 커피 경험을 하고 싶으신 분, 또 그냥 누군가와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라면 가까운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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