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부회장 ⓒ뉴시스

3분기 영업이익 4조원대…부진한 실적 기록
이 부회장, 글로벌 기업 CEO와 협력방안 모색
올해 말 중저가형 스마트폰에 승부수 건다
스마트폰 중심 사업 구조 전면 개편 예고
평택 반도체 공장에 역대 ‘최대 규모’ 투자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를 기록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사업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서 삼성이 부진한 실적을 극복하게 될 것인가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잠정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3분기 매출액 47조원, 영업이익 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갤럭시 신화’를 통해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하던 삼성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에 비해 60%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이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지 다섯 달이 돼가고 있는 시기에 부진한 실적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은 만회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상황에 맞서 삼성 이 부회장이 최근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들 회동, 그 동안 치중해온 스마트폰 수익구조 변화, 신사업 모색, 대규모 평택 반도체 단지 조성 등 대대적으로 사업전략을 바꾸고 나서 이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3분기 영업익 4조원…전년比 ‘반토막’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잠정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3분기 매출액은 47조원, 영업이익은 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4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59.65%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역시 급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3분기 확정실적 발표일까지 시장과 투자자들의 혼선을 없애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이례적으로 공시를 통해 잠정실적에 대해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무선 사업 실적 큰 폭 감소 ▲무선 제품 수요 약세에 따른 시스템LSI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사업 수익성 약화 ▲TV 판가 하락과 계절성 제품 성수기 조기 종료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실적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무선 사업의 경우, 스마트폰 업체 간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판매량은 소폭 성장했지만 하이엔드 제품 판매 비중 축소와 구모델 가격 인하 등으로 인해 평균판매단가(ASP)가 하락했다.

또한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 집행도 마진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무선 제품 수요 약세에 따라 시스템LSI도 재고 조정 등으로 매출이 감소했고 OLED 패널도 물량 감소에 따른 가동률 하락 등으로 실적이 떨어졌다.

TV 사업의 경우, 패널 가격 강세 등으로 비용이 증가했지만 비수기를 맞아 판가가 하락하면서 전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생활가전 역시 계절성 제품인 에어컨의 성수기 조기 종료로 인해 실적이 줄어들었다.

반면 메모리 사업은 PC, 서버 등의 계절적 성수기 수요 가운데 안정적인 수급상황이 지속돼 가격 안정화에 접어들었고 공정전환에 따른 원가절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4분기 사업 전망에 대해 “블랙프라이데이를 전후한 TV 사업 성수기 도래, 스마트폰 신제품 확판 등이 기대되지만 경쟁사 스마트폰 신제품이 본격 출시되고 중저가 가격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IM 사업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치열한 경쟁여건 속에서도 스마트폰 제품 차별화를 확대하고 중저가 라인업을 보강할 것”이라면서 “OLED 패널 등 부품사업 거래선 확대 등을 추진해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는 애플의 CEO 팀 쿡 ⓒ뉴시스

이재용, 글로벌 기업 CEO들과 ‘협력 방안’ 논의

삼성은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 변동이 심한 스마트폰 사업을 대체할 안정적인 수익원을 발굴하는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적극적으로 여러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들과의 만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일 미국에서 팀 쿡 애플 CEO를 만나고 지난달 23일에는 한국을 찾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 함께 자리했다.

특히 나델라 CEO와의 만남은 삼성이 MS와 특허사용료(로열티) 분쟁을 겪고 있는 상황이기에 더욱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또한 이 부회장은 지난 1일에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베트남 응웬푸쫑 당 서기장을 만나 호치민에 위치한 ‘사이공 하이테크 파크’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으며 오는 14일에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웨어러블 기기 등 모바일 분야와 운영체제(OS) 개발 등 소프트웨어 분야 등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뿐만 아니라 다음 달 한국을 방문하는 이 부회장과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과의 만남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 부회장과 이멜트 회장의 만남이 성사될 경우, 삼성이 신수종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료기기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이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사업, ‘중저가 보급형’ 전략으로 바꿔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삼성 전략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이번 3분기 어닝쇼크를 맞은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 때문이라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데 샤오미, 레노버 등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존 하이엔드급 제품에 치중해왔던 삼성이 타격을 입게 된 것.

게다가 삼성은 이번 아이폰6를 출시하며 기존과는 달리 대화면 스마트폰을 선보인 애플에 맞서 당초 계획보다 한 달 앞선 지난 달 26일 갤럭시노트4를 출시하며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자리를 지켜내려고 했으나 생산 지연으로 개선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고 원가절감의 압박으로 인해 오히려 실적 회복에 난황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삼성 측은 기존 고가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중저가 보급형 전략으로 바꿔 중저가 신규 제품들을 내놓기로 결정했다.

삼성은 조만간 30만 원 대의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인 ‘갤럭시 A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큰 중국과 인도 등을 겨냥한 것으로 빠르면 올해 안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2B와 소프트웨어 사업 육성에 박차

삼성 이 부회장은 그 동안 스마트폰에만 치중해왔던 수익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 신사업을 모색하며 B2B(기업 간 거래) 사업과 소프트웨어 사업에도 발을 뻗고 있다.

IDC에 따르면 B2B시장은 2017년까지 1810억달러의 규모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올 초 B2B 사장급 임원들에게 “삼성전자를 B2C에서 B2B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IBM과 같은 회사, 소프트웨어 중심 회사로 만들자”며 B2B 사업과 소프트웨어 사업을 집중 공략할 뜻을 내비쳤다.

우선 삼성전자는 세계 500기업의 30%이상이 밀집한 유럽을 B2B 사업의 우선 공략 대상으로 삼고 유럽 17개 판매법인에 B2B 전담 판매조직을 구축했으며 해당 지역의 전담인력을 지난해보다 1.5배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더불어 이 부회장은 소프트웨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2만8000여명에 정도였던 사내 소프트웨어 인력을 지난해 4만400명으로 대폭 증가시키고 인텔 등과 함께 개발한 독자 운영체제(OS) 타이젠을 자사 스마트워치에 적용한 데 이어 타이젠TV와 타이젠폰을 출시할 계획을 발표하며 소프트웨어 사업 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이 부회장은 올 들어 4번째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신사업 육성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미국 앱 서비스 개발업체 셀비(SELBY)의 인적자산을 인수, 지난 8월에는 미국의 사물인터넷(IoT) 개방형 플랫폼 개발 회사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미국 공조전문 유통회사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 등 2건의 M&A를 성사, 지난달 2일에는 캐나다의 모바일 클라우드 솔루션 전문업체인 프린터온(PrinterOn)을 인수했다.

   
▲ 경기도 평택산업단지 ⓒ뉴시스

평택 반도체 공장 대규모 투자…‘안정적 수익’ 창출 도모

이 부회장은 현재 부진한 실적을 끌어올리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도모하기 위해 ‘반도체 공장 투자 확대’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평택산업단지에서 열린 평택산업단지 조기가동을 위한 투지지원 협약서에서 지난 5월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공정 설립을 위해 투자한 70억 달러의 2배가 넘는 15조 6000원이라는 금액을 평택산업단지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삼성에서도 이례적이라고 꼽히는 역대 최대 규모의 파격적인 투자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 규모가 평균 70억 달러 이상씩 성장해 올해 3552억 달러에서 2018년에는 3905억 달러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이 부회장은 현재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는 반도체 사업에 박차를 가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욕심내고 있는 것.

이번에 대규모 투자가 결정된 평택 반도체 공장은 기흥‧화성, 미국 오스틴, 중국 시안에 이은 네 번째 공장으로 평택 공장을 건설하게 되면 삼성은 기흥-화성-평택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게 된다.

그러면 삼성은 구축된 반도체 클러스트를 통해 현재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새로 확보된 신규 생산라인으로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이에 기흥‧화성의 공장에서는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를, 미국 오스틴에서는 시스템 반도체, 중국 시안에서는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고 있는 것과 더불어 평택 공장에서는 최신 기술을 접목시켜 D램 등 메모리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며 실용적인 반도체 라인 활용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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