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차재용 기자】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4일 저녁 만찬 회동을 하고 양사간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오후 7시경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해 이 부회장과 만찬을 겸한 면담을 했다. 이에 앞서 오후 6시40분경 서초사옥에 모습을 드러낸 이재용 부회장은 "저커버그와 어떤 얘기를 나눌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만찬장으로 향했다.

이날 만찬 자리에는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사장과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도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측은 이날 논의 내용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삼성은 하드웨어, 페이스북은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지닌 만큼 양사의 시너지를 발휘하는 신제품 구상에 머리를 맞댔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과 저커버그 CEO가 페이스북 전용 스마트폰 등 모바일 부문의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IFA) 2014'에서 공개한 3차원(3D) 가상현실 헤드셋 제품인 '기어VR'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협력해서 만드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어VR은 삼성전자가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오큘러스VR와 협업해 만든 3D 콘텐츠 기기다. 오큘러스VR는 올해 초 페이스북에 23억 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인수됐다.

기어VR 외에도 삼성전자 제품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연계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간 것으로 보인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해 6월에도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신종균 사장 등 경영진들과 회동을 하고 이 부회장과 만찬을 한 바 있다. 또한 올 7월에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코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만났다.

한편, 저커버그 CEO는 방한에 앞서 지난 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인터넷닷오알지(Internet.org)'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어 13일에는 인도네시아를 방문, 조코 위도도 대통령 당선인과 만나 인터넷 관련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저커버그와 함께 방한한 셰릴 샌드버그 COO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코리아의 중소기업 클라이언트들을 만나 감사와 격려메시지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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