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서희 기자】SBS가 또 다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한 합성 이미지를 방송에 내보내 비난이 일고 있다.

SBS는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종이로 만든 세상, 종이 아트'란 주제로 가위를 이용해 다양한 작품 세계를 펼치고 있는 송모 씨를 소개했다.

그 과정에서 송씨가 제작한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의 '단오풍정' 그림을 원작과 비교하면서 원작에서 목욕하는 여인을 훔쳐보는 동자승이 있어야 할 곳에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된 이미지를 방송으로 내보냈다.

이 이미지는 극우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 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 회원들이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해 만든 이미지다.

이에 대해 SBS 측은 "잘못된 화면이 방송된 것에 대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유가족과 시청자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SBS는 "<세상에 이런 일이>는 외주 제작사에서 맡아 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피디가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구글에서 사진을 내려받았다"며 "작업을 할 때는 이상한 부분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그램 책임자를 즉각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할 방침"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외부 영상이나 자료화면을 보관하는 이미지 뱅크의 범위를 확대하고 모든 프로그램에 대해 여러 사람이 체크하는 이중 점검 체제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8월에도 SBS '뉴스8'은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한 이미지가 담겨있는 도표를 사용해 방심위로부터 주의조치를 받았다. 같은해 10월 SBS '스포츠뉴스'는 연세대 농구팀을 소개하면서 일베를 상징하는 마크를 내보내 방심위로부터 또 다시 주의를 받았다. 올 3월에도 SBS '런닝맨'은 일베 마크가 들어간 고려대 마크를 사용해 권고를 받았다.

MBC 역시 지난 12일 방송된 '섹션TV 연예통신'에서 배우 차승원씨 아들 노아 씨 친부 관련된 소식을 전하면서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을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SBS는 이번 사건을 포함해 '일베'사진으로만 벌써 4번째 물의를 일으켰다"며 "이 같은 실수가 계속 반복되는 것은 단순히 외주 제작의 문제가 아닌 의도적 사용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민희 의원은 "SBS가 관련 직원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과는 별개로 방심위 또한 SBS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전국에 방송되는 지상파 방송에서 이와 같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반복되는 것은 솜방망이 처분을 내려 온 방심위의 책임이기도 한만큼 반복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MBC와 SBS에 대해서는 과징금 처분을 내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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