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수형 기자】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상무 김모(63)씨는 23일 "사망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청해진해운의 경영에 관여했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세월호를 증·개축한 것은 유 회장의 사진 전시실과 여객 편의시설, 인테리어를 위한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광주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이날 법정동 201호 법정에서 열린 자신에 대한 피고인신문 과정(변호인 반대신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씨는 '회사 임직원 가운데 유 회장에게 세월호 도입과 관련해 보고한 사람이 있나' 라는 수사검사의 질문에 "그 때 당시는 잘 몰랐다. 사고 뒤 수사과정에서 알게 됐다"고 답했다.

그는 "선박의 증개축 사실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결정은 사장(김한식 대표)이 했을 것이다. 또 다른 상무가 사장, 해무팀과 의논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개축 이유에 대해 묻자 김씨는 "전시실 개설, 여객을 위한 편의시설 및 인테리어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진 전시실은 유 회장을 위한 것이냐' 는 질문에는 "네" 라고 답했다.

선미를 증축해 굳이 여객실을 늘린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관여한 바가 없다"고 진술했다. 불필요하게 증축한 것은 사진 전시실을 위한 것이냐는 물음에는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둔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타 회사가 인천∼제주 간 노선에 뛰어들려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노선 방어 차원에서 복선(오하마나호와 세월호)사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업은 1·2년차에 흑자가 날 수 없다. 3개년 정도 전망을 보고 진출한다"며 "하지만 세월호로는 안된다는 것을 취항 3개월 만에 알았다. "뛸수록(운항할 수록) 손해였다. 그래서 구조 조정안이 나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복원성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없었고 선박이 불안하다는 정도만 알았다. 세월호는 가분수 선박이었다"며 "2013년 추석 전 까지는 화물을 더 싣자 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후 화물이 늘었으나 매출을 올리기 위해 무조건 더 실어라는 식의 결론을 내린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를 매각하게 되면 모든 문제(이익과 안전)가 해소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선박의 위험성에 대해 보고받았으나 지속적 개선요구는 없어 별도의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오로지 매각 문제에만 전념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또  "다른 임원들과 종교가 달라 사실상 이방인처럼 회사생활을 했다"면서 "(사내 임직원 등이)대부분 구원파 신도여서 나는 '우리' 라는 테두리에 속하지 못해 중요한 일을 할 수도, 알 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류팀장과 차장 등에게 '너희들 때문에 먹고산다. 너희들이 열심해야 회사가 윤택해 진다' 는 등의 발언은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물류팀장은 전날 법정에서 "상무 등 상사들이 '물류팀이 매출을 많이 올려야만 회사가 윤택해지지 않겠느냐' 라는 식의 말을 자주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소식을 듣고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김씨는 "그동안 세월호가 241회를 운항했다. 맹골수도도 수없이 다녔다"면서 "출항 지연으로 당시 조금 기술이 떨어지는 사람이 근무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는 조타실에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김씨는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과 고통을 헤아릴 수 있겠는가. 회한과 후회 속 반성하고 있다. 다시한번 사죄드린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