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주희 기자】관광단지 공사가 한창인 마을, 자신이 자라서 무엇이 될지 모르는 열일곱 철없는 나이에 덜컥 아이를 가진 부모가 있다. 이 어린 부모는 불안과 두근거림 속에서 살림을 차리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아름’. 아름이는 누구보다 씩씩하고 밝게 자라지만 그에게는 미처 다 자라기도 전에 빨리 늙어버리는 병 ‘조로증’이 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아름이는 열일곱 소년의 마음과 부모보다 훨씬 늙은 여든의 몸을 지닌 아이다. 평소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하고 이웃집 예순살인 할아버지를 유일한 친구로 삼는다. 고통과 죽음을 곁에 둔 채 살아야 하지만 아름이는 그 속에서 자연스레 인생이 무엇인지 배우고 느낀다.

“이것은 가장 어린 부모와 가장 늙은 자식의 이야기다.” 소설 <두근두근 내인생>을 펴낸 작가 김애란은 말머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차세대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떠오른 김애란의 첫 번째 장편 <두근두근 내 인생>은 2010년 여름부터 2011년 봄까지 계간 <창작과비평>에 연재될 당시부터 문단과 독자들 사이에서 숱한 화제가 됐다.

<두근두근 내인생>은 조로증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삶의 찬란한 순간들을 포착하고 인생에 대해 진중한 사색을 가져다 준다. 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미소를 머금게 하고 폭소를 터뜨리게 한다. 때때로 눈물을 흘리게도 하고 가슴시림에 먹먹함이 몰려오기도 한다.

책은 모든 이야기가 끝난 후 아름이가 아버지와 어머니의 첫만남을 그린 소설 <두근두근 이 여름>이 이어진다. 이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모두의 청춘의 날들, 막막하기도 뜨겁기도 했던 시간을 유쾌하면서도 아름답게 그려냈다.

팍팍하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그래도 ‘청춘, 사랑, 미래’가 있어 행복하다고 말하는 <두근두근 내 인생>. 올 가을, 공허함을 느끼는 우리에게 가슴벅찬 두근거림을 선물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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