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기준-홍문종 의원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친박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바짓가락이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이다. 지난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국회에서 한 그날 친박은 반기문 사무총장 열풍에 대한 세미나를 열었다.

그 시간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등 여야 지도부와 회동을 하는 시간이었다.

같은 시각에 친박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반 총장의 대선 출마 여부를 주제로 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참석한 친박계 인사로는 유기준 의원을 비롯해 서청원 최고위원, 홍문종, 윤상현 의원 등 친박계 30명의 의원들이었다. 즉, 이름만 대면 알만한 친박계 인사들이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충북 출신인 반 총장이 대구 경북 지역에서도 지지율이 높다면서 출마를 한다면 새누리당 후보로 나설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날 세미나는 확실히 뜬금없는 세미나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반 총장은 차기 대선 출마 의사가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 총장 열풍에 대한 세미나를 연 것이다.

이는 결국 김무성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친박 내부의 사정을 여지 없이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친박이란 물론 박근혜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든 인사들이다. 때문에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적극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박 대통령의 퇴임 이후이다.

친박 인사들도 정치인이기 때문에 차기 총선과 대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자신의 정치적 생명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친박을 대표하는 차기 대권 주자를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차기 대권 주자를 물색하고 성장시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반 총장을 주목하게 된 것이다. 이는 결국 친박 내부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결국 친박이 그동안 박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키고, 국정운영을 도와줄 것만 생각했지 차기 총선과 대선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다가 김무성 대표가 치고 올라오면서 위기 의식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그제서야 차기 대권 주자를 부랴부랴 물색하기 시작했고, 반 총장에게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다만 반 총장의 대권 출마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렇게 되면 친박은 이제 또 다른 차기 대권 주자를 물색해야 한다.

문제는 김무성 대표는 이미 벌써 한 발 앞질러 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넋 놓고 있다가 차기 총선도 차기 대권도 모두 빼앗길 가능성이 높다. 친박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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