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베누 “디자인 문제 인정.. 재발방지 위해 노력할 것”

   
▲ 판매가 중지된 스베누 팔찌. 온라인 캡쳐
【투데이신문 김두희 기자】최근 소비자들은 액세서리 하나를 구입할 때도 ‘스웨그(swag)’를 중시하고 있다.
 
‘스웨그’란 본래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에서 뭔가를 훔치다라는 의미였으나 현대에 와서 힙합 뮤지션들이 사용하는 단어로 변화했다. 그러다가 힙합문화에서 벗어나 패션계를 통틀어 자기만족과 자유로움 등을 뜻하게 됐다. 한 마디로 개성을 중시하고 내보이려 하는 현대 소비자들에게 꼭 알맞은 단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서 다시금 개성 넘치는 스트리트브랜드들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중 ‘라스타클랫(RASTACLAT)’이라는 미국 브랜드의 팔찌의 디자인이 무단 카피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카피 예상했지만.. 스베누 팔찌는 짝퉁”
 
지난 8월 ‘라스타클랫’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A씨는 본인의 블로그를 통해 ‘스베누(SBENU)’ 브랜드에서 나온 팔찌를 두고 ‘카피’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라스타클랫 짝퉁(카피)을 예상했지만 나와 버렸다. 이렇게 쉽게 베껴서 출시해버리면…”이라면서 “미국에서 오래 전부터 스토리있게 준비해서 미국 시장을 비롯해 전 세계로 뻗어나간 라스타클랫 팔찌가 이렇게 쉽게(카피됐다)”라고 허탈함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도 많은 준비와 노력으로 따낸 수입원이고 미국까지 몇 번 가서 미팅하고 어렵게 만들어낸 결과물이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스베누의 팔찌를 두고 ‘짝퉁’, ‘가짜’, ‘카피’라고 표현하며 분노를 드러냈다.
 
그는 “이런 멋진 문화를 쉽게 돈줄로만 보고 있다. 정말 밉고 싫고 짜증난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뒤에서 이렇게 치는지, 내년에는 또 어떤 카피 짝퉁이 나올지 궁금하고 웃기다”라면서 “혹시나 검색해서 들어온 라스타클랫 짝퉁 카피 만들어 파는 관계자들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경고했다.
 
A씨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러한 디자인의 스베누 팔찌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타 편집샵에 가보니 라스타클랫이 아닌데 디자인이 같은 팔찌가 있어서 그때 알게 됐다”면서 “이것은 베낀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현재 판매되고 있는 라스타클랫 팔찌. 공식홈페이지 캡쳐
A씨가 말하는 라스타클랫의 팔찌는 운동화 끈 모양의 화려한 줄을 엮어 만든 모습이다. 제품은 두 줄을 땋아 이음새에 팔찌의 콘셉트를 나타내는 표식을 새겼고 줄 끝부분도 이음새와 같은 소재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A씨가 디자인을 카피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스베누의 제품은 ‘LACE TWO TONE BRACELET’이라는 제품이다. 이 제품도 각종 무늬를 넣은 운동화 끈을 땋아 만든 형태다. 두 줄을 연결하기 위해 스베누 로고가 새겨진 이음새가 있고 끈 양쪽 끝은 라스타클랫과는 조금 다른 방식이지만 이음새와는 같은 소재로 마무리됐다.
 
A씨의 블로그에 올라온 캡쳐화면을 보면 당시 2만5000원에서 할인돼 1만5000원에 판매되던 이 레이스 팔찌는 현재 스베누 공식홈페이지 및 각종 온라인 편집샵에서 판매를 확인할 수 없었으며 마치 해당 제품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제품 리스트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스베누 “해당 팔찌, 디자인 문제 있다고 판단해 판매 중지”
“브랜드 아이덴티티 만들기 위해 노력 중.. 철저히 검수할 것”
 
<본지> 취재 결과, 스베누에서 판매하던 레이스 팔찌는 스베누 본사에서 제조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업체에서 디자인과 제조를 맡아 납품하는 제품이었다. 이에 협력업체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디자인 문제가 있던 것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고 잘못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디자인 카피 논란에 대해 스베누 관계자도 <본지>에 보낸 서면 답변을 통해 “해당 제품의 디자인 관련 유사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으며 이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스베누는 협력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판매를 중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휴 과정에서 유사한 디자인의 제품이 존재하는 지에 대한 확인을 명확하게 진행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판단돼 해당 제품에 대한 판매 중단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팔찌에 대한 디자인 카피 논란이 있기에 앞서, 스베누에서 판매하고 있는 운동화에 대한 카피 의혹도 있었다.
 
   
▲ 스베누에 대한 비판적인 누리꾼의 반응. 온라인 커뮤니티 및 트위터 캡쳐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누리꾼들은 스베누 운동화에 대해 ‘누가 봐도 카피한 디자인인데 너무 비싸게 판다’, ‘유사 디자인이 너무 많이 나온다’, ‘모든 운동화가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브랜드마다 대표하는 디자인이 하나씩 있기 마련인데 이거는…’ 등의 의견을 게시하며 디자인에 대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심지어 한 누리꾼은 ‘스베누 원래 카피 브랜드같은 것이라 하던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에 ‘신발이 그게 그것 아니냐’, ‘카피는 어떤 브랜드든 자유롭지 않다’, ‘스베누 예쁘다’, ‘왜 사서 잘 신고 다니는 사람들한테 뭐라고 하느냐’는 등 옹호하는 의견도 존재했다.
 
   
▲ 스베누에 대한 누리꾼들의 긍정적인 의견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이에 대해 스베누 관계자는 “제기한 문제와 관련한 글이 인터넷에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오히려 뛰어난 디자인을 가진 자랑스러운 국산 브랜드이자 후발주자로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라는 인식과 이미지를 담은 글도 인터넷에 존재한다”고 해명했다.
 
또 “내부적으로도 자체 디자이너가 수많은 스케치와 디자인 시안을 통해 최종적인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생산 과정상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타 제품과의 유사성을 배제하기 위해 끊임없이 확인하면서 스베누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번 문제가 제기된 레이스팔찌는 앞서 밝혔듯이 협력업체 디자인에 대한 신중한 확인이 부족했음을 본사는 인정하고, 팔찌처럼 디자인 제휴제품의 경우 향후로도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검증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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