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10분전 연락받아…형식적인 쇼에 불과"

   
▲ 유족에게 큰절하는 화재 담양 펜션 운영자 ⓒ뉴시스

【투데이신문 이수형 기자】화재로 인해 10명이 사상자를 낸 전남 담양 H펜션의 운영자 가족이 유가족을 찾아 사죄했다.

18일 오전 11시 30분경 H펜션의 운영자인 광주 기초의회 의원 최모(55)씨 부부와 아들은 유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담양의 한 마을회관을 방문했다.

환자복을 입고 손에 깁스를 한 모습으로 마을회관에 들어선 최씨는 가족들과 함께 유가족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사과했다.

이후 최씨는 아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유가족들에게 "죽을 죄를 졌다. 살려달라. 더 이상 드릴 말이 없을 만큼 죄송하다"고 거듭 잘못을 빌었다.

유가족들은 최씨와 가족을 붙잡고 "내 아들 살려내라"며 울분을 토해냈다. 이 과정에서 최씨의 부인 강모씨가 실신해 구급차에 실려갔다.

이후 최씨와 아들은 5분 간 무릎을 꿇고 사과의 뜻을 전한 뒤 자리를 떠났다.

최씨의 이 같은 사과에 대해 유가족들은 "형식적인 쇼"라며 "차라리 오지 않는 게 나았다"고 반발했다.

한 유가족은 "대부분 가족들이 영정사진을 찾으러 자리를 비운 사이에 사과를 하러 왔다"며 "우리는 담양군으로부터 불과 10여분 전에 최씨 가족이 사과를 하러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조사도 제대로 받지 않은 상태에서 유가족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무작정 찾아온 것"이라며 "담양군이 주선했다고 들었다. 기초의원을 감싸려는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최씨 가족에게 이날 오전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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