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커피 체험③ - 탐앤탐스 오디세이아 편

   
 
기존 탐앤탐스 매력에 프리미엄 커피 더해
바쁜 주말도 한가한 매력 느낄 수 있던 곳
에스프레소부터 사이폰 커피까지, 다양한 추출 방식
 
【투데이신문 김두희 기자】벌써 세 번째 커피로드입니다. 이제 어느덧 가을도 거의 저물어가고 있네요. 이번 커피로드에서는 스타벅스 리저브, 커피빈 CBTL에 이어 탐앤탐스의 ‘오디세이아’를 소개합니다.
 
앞서 소개했던 외국계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와 커피빈과 달리 탐앤탐스는 대한민국의 커피 브랜드입니다. 커피뿐만 아니라 함께 판매하고 있는 프레즐은 타 브랜드와 달리 매장에서 직원들이 직접 만들어주는 등 메뉴가 꽤 알차게 구성돼있습니다.
 
프레즐 때문에 탐앤탐스에 간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주 메뉴인 커피의 맛이 없다면 외면당했겠죠? 커피도 소비자들에게 어느 하나 모난 곳 없이 무난하고 편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탐앤탐스의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오디세이아’
진한 핸드드립부터 깔끔한 사이폰 커피까지
 
탐앤탐스의 일반 매장은 주변에서 많이 봤는데 프리미엄 매장인 ‘오디세이아’는 본 적이 없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지난 2013년 5월 압구정점으로 프리미엄 매장의 첫 발을 내딛은 ‘오디세이아’는 처음에 ‘더 칼립소’라는 이름이었는데요, 지난 9월부터 ‘오디세이아’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습니다.
 
아직은 4곳의 ‘오디세이아’ 모두 서울에만 있지만 일단 방문하게 되면 프리미엄 커피를 비롯해 스무디, 아이스크림, 각종 차, 팬 피자와 허니 브레드류까지 다양한 메뉴를 맛 볼 수 있습니다.
 
   
▲ 오디세이아 압구정점 메뉴. ⓒ투데이신문
바람이 차지 않던 주말 오후, 일부러 점심시간을 약간 넘긴 시간에 ‘오디세이아’ 압구정점을 찾았습니다.
 
‘오디세이아’ 압구정점은 앞서 방문했던 ‘스타벅스 리저브’와 ‘커피빈 CBTL’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는데요, 우선 압구정점 근처는 큰길과 번화가에서 약간 떨어져있었기 때문에 주말인데도 한적했고 이 때문에 방문한 저도 왠지 정리된 마음으로 ‘오디세이아’만의 커피를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둥그렇게 펼쳐진 바(Bar)가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메뉴판과 진열된 푸드들이 보이는 전경이 굉장히 색다르면서도 매장을 찾은 고객을 위한 배려심이 느껴졌습니다.
 
‘오디세이아’ 내부도 매장을 들어서기 전 바깥에서 느꼈던 분위기와 비슷했습니다. 배경음악이 잔잔하게 매장에 흘렀고 독특함을 추구하기 위해 테이블과 의자가 흩어져있지도 않았습니다. 단정하게 놓여있던 테이블과 의자 위에서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고 공부를 하고 일을 하고 있더군요.
 
그렇다고 도서관같은 분위기는 또 아니었습니다. 제가 앉은 구석 자리 옆에는 ‘오디세이아’에 함께 방문한 4명의 고객이 있었는데 이 분들의 즐거운 웃음소리에 저도 같이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그렇지만 전 이곳의 커피를 마시고 확실하게 전달해야하는 의무가 있으니까요, 구석 자리에 앉아 커피를 음미할 준비를 했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오디세이아’ 점장님은 ‘요거트 프레즐’을 가져다 주셨습니다. 메뉴가 테이블에 놓이자마자 든 생각은 ‘이건 뭐지’였죠. 생크림같은 게 카푸치노잔에 가득 담겨있고 또 제가 알고 있는 프레즐과는 영 딴 판인데 프레즐이라고 소개해주시니까요.
 
   
▲ 요거트 프레즐. ⓒ투데이신문
일단 ‘오디세이아’만의 메뉴이자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시니 기다란 프레즐을 집어서 생크림으로 추정되는 것에 푹 찍어서 먹었는데, 과연 인기 메뉴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우선 찍어먹었던 그 의문의 소스는 리코타 치즈와 요거트 생크림을 함께 담아놓은 것이었는데 위에 뿌려진 말린 라즈베리까지 입 안에서 씹히는 그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속에 아무 것도 넣지 않은 담백하고 쫄깃한 프레즐도 어찌나 고소하던지… ‘오디세이아’에 방문하신다면 이 메뉴 강력 추천해드립니다!
 
‘오디세이아’ 점장님은 “기존 탐앤탐스가 갖고 있는 베이커리 중심의 이미지를 벗어나기보다는 거기에 커피를 더해 여러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하셨죠.
 
그리고 바로 싱글 오리진 커피를 갖다 주셨습니다. 일반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주문하면 대부분의 원두는 여러 가지 원두가 블렌드된 커피를 마시게 되는데요, 오디세이아에서는 한 가지의 원두만을 고를 수도 있답니다.
 
또 오디세이아에서 싱글 오리진(HOT)을 주문하면 주문한 원두의 에스프레소와 뜨거운 물을 갖다 주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커피의 농도를 맞출 수가 있습니다. 연하게 드시고 싶으면 물을 많이, 진하게 드시고 싶으신 분들은 물을 조금만 넣어서 드시면 되니까 입맛에 맞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네요.
 
저는 이날 에티오피아 시다모는 차갑게, 동티모르AAA는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 둘 다 마셔봤습니다.
 
   
▲ 에티오피아 시다모 아이스 커피. ⓒ투데이신문
   
▲ 원하는 만큼 물을 부어 마실 수 있는 싱글 오리진. ⓒ투데이신문
먼저 에티오피아 시다모는 신 맛과 군고구마같은 향이 특징인 원두인데요, 차갑게 마시니까 원두의 신 맛이 오히려 청량하게 느껴지면서 목 넘김이 깔끔해서 좋았습니다. 또 차가운 커피인데도 구수한 군고구마 냄새가 코 끝에서 향긋하게 다가오더군요. 확실히 개성이 아주 뚜렷한 커피였답니다.
 
제가 느끼기에 동티모르AAA는 에티오피아 시다모보다는 개성이 약했습니다. 딱히 신맛이나 원두의 볶은 맛, 쓴맛도 느껴지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건 신맛의 커피를 좋아하는 제 취향이 들어간 평가고요. 툭 튀어나온 개성이 없다고 느껴지는 것은 결국 균형이 잘 잡혀있는 원두라는 이야기니까요, 이런 싱글 오리진 커피를 많이 접하지 않았던 분들이나 커피의 강한 신맛과 쓴맛을 싫어하는 분들이면 거부감 없이 깔끔하게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다음에는 앞서 지난 기사에서 설명했던 ‘스타벅스 리저브’와 ‘커피빈 CBTL’에서 볼 수 없었던 커피를 경험했습니다.
 
‘사이폰 커피’라고 아시나요? ‘오디세이아’에서는 직접 고객의 자리로 기구를 가져와서 커피를 추출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사실 커피를 좋아하고 다양한 카페를 많이 가봤다고 자부하는 저도 ‘아, 아직 난 멀었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색다르고 신기한 커피 추출 기구였습니다.
 
   
▲ 커피를 추출하는 도구 중 하나인 사이폰. ⓒ투데이신문
   
▲ 추출 중인 사이폰 커피. ⓒ투데이신문
마치 과학시간에 실험을 하듯 유리 플라스크 밑에는 알코올 램프가 있었고요, 램프 불을 이용해서 플라스크 물을 끓인 후 증기가 발생하면 플라스크에서 끓고 있는 물이 유리관을 타고 올라가 촘촘한 망을 통과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물은 분쇄된 원두를 만나게 되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플라스크 속의 물이 전부 유리관을 통해 위로 올라가게 되면 그때 램프 불을 끕니다. 그러면 열이 식으면서 물은 다시 내려와 플라스크에 담기게 됩니다. 분쇄된 원두는 굵기가 있으니 망을 통과하지 못하고 원두를 만나 거무스름해진 물은 곧 커피로 재탄생하는 것이죠.
 
굉장히 신기하고 신선한 커피지만, 개성이 매우 강한 에티오피아 시다모로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느꼈던 신맛과 구수한 향은 잘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어떤 원두로 커피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사이폰으로 커피를 내리게 되면 원두의 특성은 거의 다 사라지고 깔끔한 맛만 남는다고 점장님이 설명해주셨습니다.
 
우리나라보다 카페 문화가 먼저 발달한 일본에서는 드립과 사이폰만으로 커피를 제조하는 카페가 많이 있고, 우리나라에도 이제 사이폰 커피 전문점이 생기고 있다고 하니 핸드드립 커피를 넘어서는 새로운 커피 문화를 만들어 내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이렇게 열심히 사이폰으로 커피를 내려주시던 점장님은 “힘들어도 이 일이 참 좋다”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어떤 점이 좋냐고 물어보니 “오디세이아 매장의 경우 타 탐앤탐스 매장과 달리 고객과 바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하셨습니다.
 
점장님의 설명에 따르면 이 매장은 ‘사이폰 커피’같이 타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프리미엄 커피전문점과는 차별화된 메뉴가 있어서 커피 전문가들도 종종 방문해서 함께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점장님 본인 스스로도 바리스타로서 성장하는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면 고객들은 ‘오디세이아’ 매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요?
 
점장님은 “특별한 반응을 주시는 것은 아닌데, 매장 단골이 되어주셔서 우리 오디세이아 커피를 항상 마셔주시는 것이 가장 큰 고객의 피드백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일반 아메리카노보다 두 배 가격인데도 불구하고 매일 찾아주시는 것을 봤을 때 ‘오디세이아’가 확실한 정체성을 갖고 성장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넓은 오픈바 형식, 고객 다가가기 쉬워
‘사이폰 커피’ 새로운 커피 문화 될까

화려한 푸드 메뉴 구성, 장점이지만 단점 될 수도
서울에만 4개 매장, 지방 진출은 언제쯤
 
커피를 제외하고 ‘오디세이아’ 압구정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역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바(Bar)입니다. 전체적으로 오픈돼있기 때문에 음료와 푸드를 만드는 모습을 전부 다 고객이 직접 지켜볼 수도 있고 매장의 분위기와 균형을 단단하게 잡아 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픈바 형식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고객과의 소통이 쉽고 더욱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이런 프리미엄 커피를 처음 접하는 고객도 낯설지 않게 프리미엄 커피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또한 타 브랜드에서 볼 수 없던 ‘사이폰 커피’는 ‘오디세이아’만의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뚜렷한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원두도 난 싫다, 깔끔한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보기에도 좋고 첫 맛부터 끝 맛까지 깔끔하게 떨어지는 ‘사이폰 커피’를 추천합니다.
 
   
▲ 오디세이아 압구정점의 푸드. ⓒ투데이신문
그러나 역시 아쉬운 점도 있죠. 기존 탐앤탐스의 성격대로 다양한 푸드류를 맛볼 수 있는 것은 좋았는데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보다는 ‘화려한 메뉴 구성의 카페’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거든요. 이 점은 장점으로도 단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서울에만 매장이 있다는 점이지요. 현재 제가 방문했던 압구정점을 비롯해서 이태원점, 도산로점, 신사점까지 총 4군데에서 ‘오디세이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지방과 서울의 외곽에는 매장이 없으니 조금 아쉽습니다.
 
‘오디세이아’ 압구정점, 어딜 가도 북적거리는 주말에 여유롭게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곳을 찾으신다면, 또 새로운 커피를 접하고 싶다면 이번 주말에 방문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더 입소문 나기 전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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