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문학동네)

【투데이신문 이주희 기자】각종 방송에서 활약하고 있는 영화잡지 기자출신 허지웅이 에세이집 <버티는 삶에 관하여>라는 책을 출간했다.

저자 허지웅은 책을 통해 그의 어머니와 가족에 대한 기억, 20대 때 아무 것도 없이 세상에 나와 버틴 경험들을 녹아냈다. 또한 어지러운 이 시대에 한 사람의 평범한 사회인으로서 더 나은 세상의 가능성을 꿈꾸며 써내려간 글들이 오롯이 담겨 있다. 아울러 그가 어떻게 살았고 어떤 생각을 하며 버텨왔는지를 엿볼 수 있는 ‘글쓰는 허지웅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다.

‘버티는 것’만이 삶의 유일한 명제였다는 그에게 버티는 삶이란 무엇일까. 우리들은 과연 끝까지 버틸 수 있을까. 지금 자신의 자리에서 간절히 버티고 싶은 당신에게, 그러나 갈수록 점점 더 버티기 힘들어질 이 세상에서 어떻게든 끝내 버텨야만 할 우리 모두의 삶을 향해, 허지웅은 가끔 울컥하고 때론 신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가 말하는 ‘버티는 삶’이라는 화두는 매일 하루만큼의 삶을 버텨내고 돌아오는 우리들의 가슴을 뒤흔든다.

허지웅은 이 책을 “버티는 것만이 유일하게 선택 가능한 처세라 믿어왔고 앞으로도 그 외에는 딱히 별 방도가 없다고 여기는 자의 인생사 중간 갈무리”라 정의한다. 첫 번째 에세이 이후 5년 만에 출간하는 이 에세이에는 그간 절판돼 있었던 첫 번째 산문집의 글 몇 편을 비롯해 생계형 글쟁이로 살아오면서 신문과 잡지에 써왔던 글, 더불어 그의 인생사가 담긴 일기 등이 담겨 있다.

이 책에는 그가 밤에는 고시원 야간총무로 일하고 ‘아침마다 피 흘리듯 눈을 치켜뜨며’ 버텨내야 했던 그의 20대 시절이 있다. 또 최근 방송에 출연하면서 ‘원인 모를 유명세’를 얻은 이후로 벌어진 일에 대한 소회와 고백도 있다. 방송하면서 좋은 형과 친구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글쓰는 허지웅’이라는 본업을 지키고자 소속사에 들어가지 않고 버티면서 벌어지는 황당한 일들도 있다.

저마다의 인생의 15라운드에서 우리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설령 그 링 위에서 록키처럼 패배하고 오열하게 될지라도 오로지 나 자신의 의지와 힘으로 두 발로 서 있을 수 있다면 우리는 ‘버티는 삶’을 온전히 살아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우리 모두의 버티는 삶을 향해 눈물겨운 화두를 던진다. 저자 허지웅은 “버티어내는 삶의 자세가 세대와 계급을 초월해 모두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참 별거 아닌 인간이라는 존재가 아주 가끔 숭고해질 수 있는 기회가 바로 그 버티어내는 자세로부터 나오는 것”을 이야기한다.

“마음속에 오래도록 지키고 싶은 문장을 한 가지씩 준비해놓고 끝까지 버팁시다.
마지막 순간까지 버티고 버텨 남 보기에 엉망진창이 되더라도
나 자신에게는 창피한 사람이 되지 맙시다.
저는 와 저 자식 아직도 쓰고 있네? 라는 말을 들을 때까지
버티고 버티며 징그럽게 계속 쓰겠습니다.
여러분의 화두는 무엇입니까”

- 허지웅 <버티는 삶에 관하여>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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