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커피 체험④ - SPC 커피앳웍스 편

   
 
강남 SPC스퀘어, 커피부터 브런치까지 한 곳에
국내 최초 질소충전 커피.. ‘클라우드 앤 커피’
매장에서 직접 로스팅한 원두, 품질 보장
 
【투데이신문 김두희 기자】이제 완연한 겨울입니다. 우리나라 서울의 기온이 러시아 모스크바보다 더 낮다면서 진정한 겨울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퍼질 만큼, 날씨가 추워도 너무 춥네요.
 
이렇게 추운 날씨에는 역시 따뜻한 커피를 머그에 담아 마시는 것만큼 좋은 휴식이 없겠죠. 하지만 이냉치냉(以冷治冷)이라면서 얼음을 동동 띄운 아이스커피를 선호하시는 분들도 아직 많이 계시더라고요.
 
‘김 기자의 커피로드’, 이번에는 커피뿐만 아니라 디저트, 브런치, 이탈리안 음식까지 모두 한 군데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커피앳웍스’ 대표 메뉴 ‘클라우드 앤 커피’
다양한 커피 추출 방식, 드립·케맥스·프레스
 
혹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 위치한 패션5(패션파이브)를 알고 계신가요? 저는 딸기가 제철을 맞이한 지난 봄에 방문했었는데요, 새빨간 딸기가 장식돼 정말 예쁜 가지각색의 빵과 케이크들이 눈길을 사로잡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 느낌을 제가 강남에서 또 느끼게 됐죠. 바로 SPC스퀘어를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 커피앳웍스 ⓒ투데이신문
   
▲ 커피앳웍스 ⓒ투데이신문
정확하게 제가 방문한 곳은 SPC스퀘어 내 ‘커피앳웍스’였는데요. 1층에 자리 잡은 ‘커피앳웍스’ 옆에는 패션5에서 봤던 예쁜 베이커리들이 진열돼있었고 베라피자에서는 피자를 굽는 냄새가 향긋하게 풍겼습니다. 또 한 편에서는 원두가 계속 로스팅되고 있고, 브런치와 이탈리안 음식을 먹으러 찾아온 고객들이 탄 엘리베이터도 쉴 새 없이 오르락내리락하고요. 그래서인지 커피전문점에 방문했다는 느낌보다는 마치 ‘찰리와 초콜릿공장’의 초콜릿공장에 방문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래도 목적은 ‘커피’니까요, 들뜬 마음을 진정시키고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커피앳웍스’의 메뉴는 매우 ‘심플’합니다. 에스프레소에 물을 넣은 것,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넣은 것 그리고 브루드 커피(Brewed Coffee)까지 크게 세 종류로 나뉩니다. 지금까지 제가 소개해드렸던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들은 바닐라 라떼나 카라멜 마끼아또같이 일반 매장에서 마실 수 있는 메뉴에 스페셜티 커피를 추가하는 방법으로 메뉴 구성을 했었죠. 그래서 이곳은 다른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들과 메뉴에서부터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말하자면, 강남 ‘커피앳웍스’의 커피에는 달콤한 맛을 내는 파우더나 시럽이 안 들어간다는 거죠.
 
그런데 하나 신기한 커피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토네이도’ 커피(‘클라우드 앤 커피(Cloud N Coffee)’로 이름 변경)입니다.
 
정사각형 모양의 바(Bar) 한 쪽에 마치 생맥주가 나올 것 같은 밸브가 있었는데요. 세상에, 거기서 생맥주가 아닌 커피가 나오더라고요. 더욱 특이했던 것은 따로 우유 거품을 올리는 게 아닌데도 커피를 다 따르고 나니 마치 맥주 거품처럼 하얗게 거품 층이 있었습니다. 또 흑맥주같이 갈색을 띈 유리컵 안 커피 속에서는 구름을 만드는 것처럼 커피가 계속 움직이는데 이게 또 새로운 눈요기가 되더라고요. 18시간 동안 차갑게 추출한 커피에 질소가스를 충전해서 만드는 커피래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커피 정말 신기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눈요기가 되고 독특한 커피라고 하더라도 맛이 없다면, 메뉴의 존재 이유가 없겠죠.
 
유리잔에 담긴 커피를 한 모금 입에 담는 순간 부드러운 거품이 먼저 느껴졌습니다. 맥주 거품처럼 부드러운 느낌이었는데 거품이 더 세밀했고, 커피 향이 잔잔하게 코끝과 입에서 맴도는데 맛이 참 좋았습니다.
 
   
▲ 커피앳웍스 ⓒ투데이신문
   
▲ 클라우드 앤 커피 ⓒ투데이신문
바리스타분이 ‘흑맥주 같은 커피’라고 소개해주셨는데 이 말이 딱 들어맞는 것 같아요. 청량감을 가득 느낄 수 있고 부드럽기까지 하니 ‘커피앳웍스’에 들르게 된다면 한 번 꼭 드셔보길 권합니다. 이곳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라고도 하니까요.
 
질소가 충전된 신기한 커피를 맛 봤으니 이제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서 드립 커피를 마시기로 했습니다. 원두는 ‘과테말라 핀카 칸델라리아’와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G1’ 중에서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G1’을 선택했고 추출방식은 ‘케맥스’로 했답니다.
 
사실 케맥스로 내린 커피는 마셔본 일이 없었는데 우선 케맥스는 드립커피처럼 기구들이 분리돼있지 않고 모래시계 모양으로 생긴 유리 주전자에 바로 필터를 끼워서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방식이었습니다.
 
바리스타분이 커다란 유리 주전자에 커다란 필터를 끼우고 바로 갈아낸 원두를 담고 추출을 시작하셨습니다. 저는 원두의 구수하고도 향긋한 냄새가 가장 진하게 뿜어지는 이 시간이 제일 좋은데요, 커피의 맛을 미리 보기 하는 그런 기분이랄까요. 물론 냄새와 맛이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마시기 전에 냄새로 맛을 먼저 상상하게 되면 커피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커피앳웍스’에서 브루드 커피를 마시면 원두에 대한 설명이 담긴 카드를 주시는데요. 카드의 설명에는 바디감이 풍부하게 느껴지고 자스민 꽃의 화려한 향을 느낄 수 있다고 적혀있었는데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자스민 꽃 향까지는 자세하게 느낄 수 없었지만 부드러운 맛은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바디감이 묵직하지도 않아 부담이 없고 또 마냥 청량하지도 않아 무난하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향기로운 냄새가 풍부하게 지속돼 마시는 내내 정말 행복한 커피였습니다.
 
   
▲ 케맥스 방식 추출 ⓒ투데이신문
국내서 볼 수 없던 커피들, 독특한 메뉴 구성
케냐 내추럴 90+ 원두, 우리나라 최초로 소개
 
원두에 집중 좋지만 단출한 커피 메뉴 아쉬워
아직까지 광화문·강남 뿐, 매장 수 확대 기대
 
‘커피앳웍스’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독특한 메뉴 구성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나보는 질소 충전 커피인 클라우드 앤 커피는 뚜렷한 개성만으로도 눈길이 가는데 맛까지 좋아서 ‘커피앳웍스’의 대표 메뉴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거든요. 또 굳이 다양한 맛을 내는 커피들을 내놓지 않더라도 충분히 맛으로 정직하게 승부할 수 있는 메뉴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케냐 내추럴 90+’라는 원두를 ‘커피앳웍스’에서 구비하고 있는데 이 원두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나는 원두라고 하더라고요. 사실 제가 마셔보지는 못해서 어떻다 말씀을 드리긴 어렵지만 우리나라에서 처음 소개되는 원두라는 것만으로도 이곳에 방문할 이유가 충분히 충족시킨다고 봅니다. 게다가 원두를 전문가가 직접 볶으면서 체크하니 커피 맛에 대한 보장도 되고요.
 
   
▲ 커피앳웍스 ⓒ투데이신문
하지만 장점으로 꼽은 메뉴 구성은 단점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달콤한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이 ‘커피앳웍스’에 오시면 딱히 마실 음료가 없다고 느낄 수 있으니까요. 대신 광화문 ‘커피앳웍스’로 가시면 커피를 마시지 않는 분들을 위한 홍차나 허브차, 요거트류를 드실 수 있습니다.
 
또한 아직까지 광화문과 강남, 이렇게 두 군데에만 매장이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다만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으니까 매장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냉치냉이라고 하잖아요. 우리나라에서 처음 소개되는 흑맥주처럼 시원하고 청량한 커피 한 잔, 이번 주말 ‘커피앳웍스’에서 만나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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