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미국과 쿠바가 53년 만에 ‘냉전’을 끝내고 국교 정상화에 합의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연설을 통해 “미국과 쿠바는 외교 관계를 다시 수립하고 경제와 여행 제한을 크게 완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립은 효과가 없었다”며 “이제 새로운 접근이 시행될 때”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쿠바와 관계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이는 50년 이상 지속한 對쿠바 정책에서 가장 큰 수정”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미국은 이제 쿠바와의 관계를 정상화하기 시작해 새 장을 열 것”이라며 “미국인들과 쿠바인들의 협력 기회를 더욱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라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도 미국과의 관계 회복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카스트로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쿠바와 미국 간 인권과 대외정책, 주권 문제 등의 분야에서 아직 심각한 이견이 존재한다”면서도 “양국은 세련된 태도로 이 같은 차이를 받아들이는 것을 배워야 한다”며 양국 국교 정상화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대통령은 지난 16일 양국 외교 관계 정상화와 관련해 전화통화를 45분 이상 가졌다. 이번 전화통화는 지난 1961년 이후 양국 지도자의 첫 실질적인 대화다.

미국과 쿠바 관리들은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해 1년여 동안 비밀협상을 지속해 왔다. 양측의 이 같은 협상은 캐나다와 교황청 등에서 주로 논의되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도 양국의 협상타결에 한몫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