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제일모직에서 진행한 ‘슈퍼프라이데이’ 행사에서 본래 받기로 한 행사상품과 다른 상품을 받았다며 ‘우롱’ 당했다고 주장하는 한 고객이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소비자 A씨는 슈퍼프라이데이 행사에서 패딩을 사고 사은품으로 32인치짜리 TV를 받기로 했으나 이후 배송될 때가 되자 전화로 그 보다 한 단계 더 낮은 28인치 TV를 받게 된다는 내용을 통보 받게 됐다는 것.

이에 A씨는 사측에 적극 항의했지만, 32인치 TV는 제공할 수 없고 28인치 TV만이 제공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 소비자를 우롱하는 대기업 마케팅이라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 고객A씨가 받은 브로슈어

고객 모르는 새 ‘행사 TV 상품’, 32인치→28인치로 둔갑?

30일 제일모직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시작해 이달 28일까지 제일모직은 60주년을 기념해 ‘슈퍼프라이데이’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해당 행사는 전국 제일모직 매장 1500여곳에서 삼성전자와 제휴를 통해 제일모직 브랜드 제품을 일정가격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삼성전자 제품이 제공되는 행사다.

고객 A씨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제일모직 슈퍼프라이데이에 낚였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13일 현대백화점에 패딩을 사려고 갔다. 패딩을 둘러보던 중 제일모직에서 행사를 한다는 입간판을 보게 됐다. 패딩을 사면 TV, 세탁기, 청소기 등을 준다고 돼 있었다”며 “TV는 32인치를 준다고 나와 있었다”고 당시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A씨는 “빈폴 매장에 가니 매장 직원도 같은 내용이 나와 있는 브로슈어를 보여주면서 패딩을 사면 브로슈어에 나와 있는 상품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왕 사는 거 패딩도 사고 티비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100만원에 육박하는 패딩을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그런데 지난 24일 배송주소지를 알려달라는 전화가 왔는데 TV가 28인치로 바뀌었다고 했다”며 “우리가 ‘무슨 소리냐, 32인치 일거다’라고 말하자 매장에서 설명 못 받으셨냐며 32인치가 품절돼 28인치 TV로 바뀌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광고를 빵빵하게 때려서 가전제품 준다고 하고 가격은 가격대로 비싸게 받으면서 슬그머니 본래 내걸고 광고했던 32인치 TV가 품절됐으니 아래 사양인 28인치 TV를 주겠다니 참으로 짜증이 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화가 나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더욱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고객센터 상담사가 오히려 A씨에게 TV인치를 확인했냐고 물어봤고 이에 황당한 A씨는 ‘살 때 안내책자에 32인치 TV밖에 안 쓰여 있었는데 내가 듣지도 보지도 못한 28인치 TV가 있는지 어떻게 알고 확인을 하겠느냐’며 따졌다는 것.

또 해당 상담사는 ‘못 바꿔준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28인치 TV라도 받아라’라는 식으로 말해 이런 상황이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A씨는 호소했다.

   
▲ 고객A씨가 받은 문자 광고

문자 광고에서도 32인치로 광고해놓고…오리발? 

A씨는 “제일모직에 내가 가입돼 있어서 패딩을 사기 전인 지난 5일에도 내 핸드폰으로 슈퍼프라이데이 행사와 관련한 문자가 왔었다. 그런데 그 때 문자에도 TV는 32인치라는 것밖에 나와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A씨는 “고객센터 상담사가 나에게 조기품절 될 수 있다는 문구가 써있다고 했다. 그런데 소비자입장에서 지금 물량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알 수 없지 않나. 그렇기에 문구가 쓰여 있더라도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할 때는 정확하게 안내를 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TV가격이 옷값에 포함돼있는 거라고 생각해 비싸도 샀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니 너무 기분이 나빴다. 돈을 100만원이나 쓰고 호구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A씨는 “가뜩이나 요즘 땅콩리턴과 같은 대기업 횡포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 분위기에 이렇게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를 행하다니 앞으로 국내 대기업 제품은 되도록 안 사려고 한다”며 분개했다.

제일모직 관계자, “매장 측 설명이 미진했던 것 같다” 

한편, A씨가 구매한 해당 빈폴 매장 관계자는 “32인치로 안내한 적이 없다”며 “32인치 TV가 떨어진 이후 본사에서 변경 스티커를 보내줬다. 그런데 스티커가 2개밖에 없어서 하나는 POP에 붙이고 다른 곳에 하나를 붙였다”고 주장했다.

변경 스티커를 모든 곳에 붙여놓지 않았기에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것 아니냐는 본지의 질문에 “고객에게 28인치라고 설명을 드렸다”며 “32인치 TV가 다 소진된 이후 다른 고객들에게도 28인치라고 설명을 드렸다”고 A씨의 주장과 다른 대답을 내놨다. 

제일모직 홍보실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처음 매장에서 행사가 시작했던 5일에 이미 정보를 기재해 놨기에 고객님이 32인치라고 오해를 하시게 된 것 같다”며 “이 부분과 관련해 매장 직원이 정확하게 설명을 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이 미진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면 만약에 그랬다고 하면 고객에게 처음에 알았었던 32인치 TV를 받으실 수 있도록 해당 매장을 통해 고객을 확인한 후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관계자는 본지가 A고객과 같은 상황을 겪은 다른 고객님이 발생할 수도 있었던 부분을 짚자 “그건 아니다”라며 “매일 VOC를 챙기고 있는데 전혀 없었다”며 “1500개 매장에 1500명의 매니저에게 동일하게 교육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A고객을 응대하는데 설명이 부족했던 상황이 생긴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관계자는 “고객이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본지 취재 후 소비자에 32인치 TV 제공 약속

제일모직 측의 취재가 진행되자 소비자 A씨는 제일모직 측에서 입장을 바꿔 곧바로 32인치 TV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A씨는 “몇 차례에 걸쳐 본사에 항의 했지만 전혀 억울함을 들어주지 않다가 언론 취재가 들어가자 입장을 바꾸고 원래대로 32인치 TV를 제공한다고 했다”며 제일모직의 말바꾸기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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