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전화인터뷰 통해 심경 밝혀...진실공방 예상

【투데이신문 강지혜 기자】이른바 ‘백화점 갑질 모녀’ 사건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근 부천 현대백화점 중동점 지하주차장에서 VIP 모녀 고객이 주차 요원 직원을 무릎 꿇게 하고 뺨을 때렸으며 폭언을 했다는 내용이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공개돼 이들 모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것.

하지만, 이들 모녀는 “폭언이나 폭행은 없었으며, 무릎을 꿇은 것도 해당 직원이 자의적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진실공방이 예상된다.

누리꾼 “VIP고객의 갑질 횡포 목격했다”

최근 인터넷 게시판에는 지하주차장에서 4~5명이 있는 가운데 젊은 남성이 무릎 꿇고 있는 사진과 함께 관련 내용이 공개됐다.

글쓴이는 “VIP고객이라며 횡포를 부리는 모녀를 목격했다”며 “연말이라 백화점은 당연히 인산인해로 주차 공간이 부족해 대기 중인 사람들이 많았는데 갑자기 한 아르바이트생에게 폭언을 퍼붓는 대학생 20대 초중반정도 여성이 윗사람을 불러오라며 난리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글쓴이는 이들에 대해 “현대백화점 조카라던가. 암튼 갑질 횡포를 눈으로 본 게 처음이다”며 “요새 땅콩 부사장 일도 그렇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개나 주라는 부잣집 마나님 딸 아드님이 많나 보다”고 비난했다.

사진 속 무릎 꿇고 있는 남성의 누나인 A씨는 해당글을 본 뒤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당시 알바생 3명이 무릎을 꿇고 2시간 가까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욕을 먹고 있었다”며 “그래야 할만큼 잘못을 한 것인지 아니면 두 모녀의 대응이 적절치 않았던 것인지 알고 싶다”고 밝혔다.

A씨는 “처음 일이 불거진 건 동생이 갑자기 일을 그만두게 됐고 전후 사정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막을 듣지 못한 채 고객과의 시비로 무릎까지 꿇고 사과를 했다라는 내용을 전달 받았다”며 “그 충격으로 인해 동생이 모든 연락을 끊고 여행을 떠나 가족으로서 그 일에 의구심 및 화가 나 누나인 제가 자세한 내막을 알기위해 목격자분 제보글을 받으면서 시작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시사고발 프로그램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해당 내용을 제보해 관련 내용에 대한 인터뷰 등이 진행 중”이라며 “그런데 모녀분께서 억울한 부분이 있어서 <그것이 알고 싶다> 측에 삼자대면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어머님 되시는 분께서 사전에 말씀 없이 여러 기자분을 대동하고 나타나 CCTV를 보는 도중 응급실에 실려가셨다는 말을 전해 듣고 취재팀 측에서 제 안전을 고려해 만남을 제한하고 집으로 돌려 보내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A씨는 “(친동생이) 같이 아르바이트하는 친한 형과 동생들이 본인으로 인해 더 큰 곤욕을 치르고 무릎 꿇리고 뺨 맞는 것을 보고 하는 수 없이 참고 빌었다고 한다”며 “다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내용은 수정·삭제된 상태다.

모녀 “마녀사냥 희생양 됐다”

‘갑질 횡포’에 휩싸인 모녀 중 딸 B씨는 “전혀 사실과 다른 얘기들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며 “이른바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B씨 <투데이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백화점 쇼핑을 먼저 마친 어머니가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주차요원 C씨가 여러번 차앞에서 왔다갔다 했다. 그러더니 차 옆쪽으로 왔다. 이에 어머니가 창문을 내리고 ‘제 딸이 곧 내려온다. 곧 차를 뺄거다’라고 말한 뒤 기다리고 있었다”며 “그런데 갑자기 C씨가 뒤쪽에서 돌아오더니 차 안에 있는 어머니를 향해 허공에 주먹질을 하는 등 이상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에 당황한 어머니가 차에서 내려 ‘대체 왜 그러냐’고 묻자 C씨는 그저 얼버무리며 자리를 피해 도망갔고 뒤늦게 내려온 제가 ‘거기 서세요’라고 소리치자 허옇게 질린채 저희 쪽으로 왔다”며 “처음에는 대체 무슨 행동 한거냐고 조용히 물었지만 대답하지 않고 고개만 절래절래 흔들었다. 이에 답답한 어머니는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말했다. 그 말은 홧김에 나온 말이지 정말 그렇게 하라고 한 얘기는 아니였다. 그럼에도 C씨는 그저 성의없게 ‘죄송합니다’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을 본 다른 주차요원 3명은 전후 사정을 듣지 않은 채 C씨를 잡아끌어 데리고 가려 했고 이에 모녀는 C씨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것을 다시 한 번 요구하자 갑자기 C씨가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고 B씨는 주장했다.

B씨는 “다른 주차요원들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눈을 치켜뜨고 우리를 쳐다봤다. 짝다리에 실실웃으며 모멸감을 줬다”며 “나중에 관리자들이 지하주차장으로 내려와 우리에게 사과할 것을 명하자 그전까지 불성실한 태도였던 주차요원들이 무전기를 땅에 세게 내려놓으며 못마땅한 표정으로 무릎을 꿇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B씨는 삼자대면 자리에서 어머니가 기자들을 대동해 나타났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팀과 함께 자리에 참석한 것이 와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B씨는 “일각에서 VIP, 백화점 친척 이라는 등 헛소문이 돌고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C씨 등 다른 주차요원과의 대화과정에서 언성은 높였지만 막말이나 폭행 등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B씨는 “현대백화점이 C씨가 이전에도 이와 비슷하게 고객과 마찰이 있었다고 시인했다”며 “고객에게 이상 행동을 한 직원에게 사과를 받으려고 했지만 무성의함에 화가 나 오고간 행동들이 이렇게 크게 논란이 돼 황당하고 억울한 마음이 크다. 현재 C씨 측과 연락이 전혀 되지 않고 있어 더욱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건에 대해 현대백화점 측은 고객인 우리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하지만 사태가 커갈수록 주차장 협력업체에 이번 사건에 대한 해명과 입장을 들으라는 등 태도가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건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보도한 누리꾼들과 언론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 “중간 입장에서 최선 다하고 있어”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현대백화점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CCTV 화면과 당시 자리에 있던 직원들 진술 등을 확인한 결과 B씨의 폭행이나 폭언은 없었다”며 “C씨가 빌미를 제공하고 잘못한 것은 맞지만 B씨 측에서 무리한 사과를 요구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중간 입장에서 고객과 주차요원과의 갈등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하지만 사건 이후 C씨가 스스로 일을 그만 두고 연락이 닿지 않아 중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B씨 주장처럼) 협력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려고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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