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서 3월 29일까지 열려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 대표적 작품 300여 점 선봬

【투데이신문 김소정 기자】 프랑스 장식예술의 보물창고로 불리는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이 설립 사상 최초로 해외 전시를 서울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오는 3월 29일까지 개최한다.

중세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5만여 점의 소장품과 16만여 점의 관련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은 루브르궁에 위치해 있다. 보유한 소장품 수의 방대함과 뛰어난 기획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21세기의 주목 받는 박물관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파리, 일상의 유혹>이다. 프랑스 장식예술과 디자인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18세기, 그리고 18세기의 프랑스에서도 유행의 최고 중심에 있었던 파리 귀족의 저택과 그 안에서 생활했던 귀족들의 일상을 통해 전시 작품들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현재 패션의 도시이자 명품 브랜드의 도시로 인정받고 있는 파리가 어떻게 현재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는지를 알려준다.

‘럭셔리’의 개념으로 명품을 인식하는 요즘 시대에 ‘명품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단순히 어느 누구의 집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이기 이전에 그 흔한 물건이 우리의 일상이 되기까지 영감이 되고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이유가 되었으며, 또 그런 모양이어야 하는 원칙을 제시했던 이른바 현대 디자인의 출발점에 있는 ‘장인정신(craftsmanship)’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18세기 파리 귀족 저택, 그대로 재현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전시 공간이다.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내부 1000㎡가 넘는 공간에 18세기 파리 귀족의 저택을 그대로 재현했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 파리의 저택에 없어서는 안 될 장식 요소인 정원까지도 연출해 놓았다.

저택 공간의 모티프가 된 것은 바로 파리에 있는 <프랑스 국립 로댕 박물관>으로 18세기 귀족 저택의 전형으로 평가 받고 있는 건물이다.

저택 내부에 들어가면 현관과 대기실, 침실과 살롱, 서재와 부두아, 드레스룸 등 저택 내부 공간이 완벽한 형태로 재현돼 있다. 이른바 ‘피리어드 룸(Period Room)’ 연출 방법이다.

피리어드 룸이란 과거의 생활 공간을 완벽하게 재현한 쇼윈도우 안에 다양한 유물 작품을 전시해 당대의 유물 사용법을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전시 연출 방법이다.

   
 

일상생활 문화 그대로 보여줘

이번 전시의 중요한 점은 또 있다. 바로 프랑스의 18세기의 일상생활 문화를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당대의 프랑스인들이 어떻게 생활했고, 어떤 공간에서 살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전시라는 점에서 국내에 진출해 있는 프랑스의 기업과 브랜드는 물론 아직 국내에 진출하지 않은 프랑스 기업도 적극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일간의 컨디션 체크, 10일간의 공간 시공 및 설치

이번 전시의 준비를 위해 특별히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의 마네킹 전문가가 내한해 18세기의 복식 작품을 전시하는 데 필수적인 마네킹을 12일간 직접 제작했다.

마네킹에 옷을 맞추는 일반적인 과정이 아닌, 국보급 유물인 복식에 마네킹을 맞춰 제작해야 하는 세심하고 꼼꼼한 작업이 마네킹 전문가의 손에 의해 다리의 세밀한 근육까지도 표현됨으로써, 그 과정 자체만으로도 18세기의 장인정신을 떠올리게 한다.

이외에도 전체 작품 컨디션 체크 기간만 20일, 전시장 내 저택 및 정원 시공과 피리어드 룸 연출까지 10일이라는 국내 전시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었던 세심한 준비 과정 역시 전시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이처럼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 특별전 – 파리, 일상의 유혹>은 400년 전의 프랑스 파리를 그대로 재현해 관람객들이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순간이동을 한 듯 어디선가 그 시절 그 때의 파리 사람들이 돌아다닐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한편,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 특별전 – 파리, 일상의 유혹>은 예술의전당, SBS,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 공동주최했다. 크리에이션랩 알리스가 주관하고, 주한프랑스대사관과 주한프랑스문화원이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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