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한 번 했다고… 50대 영업사원 사직
6개월 인턴도 3개월 후… ‘너한테 기회 안 줘’
동종업계 1위 라더니…폐점율도 10.6%로 1위 ‘굴욕’
 
【투데이신문 김두희 기자】그늘에 가려져 있던 온갖 ‘갑의 횡포’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다. 얼마 전에는 소셜커머스 업체인 위메프가 인턴 10명을 뽑아 정직원 수준의 업무를 시켜놓고서 ‘채용 기준에 미달’이라는 이유로 10명 모두 탈락시키면서 기업의 ‘갑질’에 대한 분노에 불씨를 붙인 바 있다. 위메프는 뒤늦게 10명 모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미 ‘갑질’에 분노한 소비자들은 위메프에 등을 돌렸다.
 
이런 와중에 비슷한 사례가 또다시 발생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중 업계 1위인 제너시스BBQ에서 입사한 지 1달 남짓 된 50대 영업사원과, 3개월 동안 일한 인턴에게 강제로 사직서를 쓰게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동종업계 1위라고 자랑하는 BBQ치킨의 폐점률 또한 업계 1위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가맹점주들이 중요시하는 점포 운영의 안정성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번 갑질 논란과 동종업계 폐점률 1위라는 오명으로 인해 자칫 윤홍근 회장이 쌓아온 프랜차이즈 성공 신화가 무너지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MBC 시사매거진2580 캡쳐
회장님을 입에 올렸단 이유로… 50대 영업사원 쫓겨나
6개월 인턴 기간, 3개월 만에 사직서… 기회 박탈
 
지난달 25일 방영된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는 치킨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제너시스BBQ에서 벌어진 50대 영업사원이 갑작스럽게 사직서를 내야할 수밖에 없었던 일에 대해 보도했다.
 
‘시사매거진 2580’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50대인 이 모씨는 BBQ에 영업사원으로 입사했다. 이씨는 50대인 자신을 받아주는 회사에 고마움을 느끼며 일했다. 이씨는 BBQ의 영업사원으로 일하면서 하루에 걷는 걸음이 2만 보가 넘을 정도로 열심히 업무를 수행했다. 이씨의 업무는 경쟁업체의 거래처를 BBQ의 거래처로 유도하고 타 업종을 방문해서 BBQ 가맹점으로 유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씨는 입사한 지 한 달 만에 사소한 농담 한 마디로 인해 회사 생활을 그만둬야 했다.
 
지난해 11월, BBQ 본사에서 영업사원 조회가 있었을 때 전 모 영업본부장은 모인 사원들에게 아직 사원증이 발급되지 않은 사람이 있는지 물었다. 입사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사원증이 나오지 않았던 이씨는 농담 삼아 “회장님과 저만 현재 출입증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말을 뱉은 이씨만 농담으로 여긴 것이 아니라 주변에 있었던 모든 직원들이 이씨의 말에 웃고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 말을 들은 전 모 영업본부장은 이씨의 담당 팀장에게 이씨의 사표를 받아올 것을 지시했다. 이에 놀란 이씨는 선처를 요구했지만 묵살당했고, 결국 이씨는 본인의 손으로 사표를 쓸 수밖에 없었다.
 
방송을 통해 전 모 영업본부장은 ‘(내가) 조직을 장악하는데 있어서 (이씨의 말이) 문제가 있다고 관리자로서 판단했다’면서 이씨에게 사표를 쓰게 했던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제너시스BBQ의 전 영업팀장이었던 김모씨는 “회장님을 언급했다는 것 자체를 가지고 이렇게 사직서까지 내게 하는 회사구나”라고 느꼈다면서 실망스러움을 나타냈다.
 
만약 이씨의 사직에 대해 부당해고가 인정된다면 노동법 23조를 어긴 것이 돼 업체를 운영하는 책임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처벌받게 된다.
 
또 이렇게 사직서를 쓴 것은 이씨뿐만이 아니었다. 영업 인턴이었던 박 모씨도 마찬가지로 영업본부장의 말에 의해 지난달 사표를 내고 BBQ를 나왔다.
 
인턴 생활을 하는 6개월 동안 올린 실적을 토대로 정규직 전환 여부가 결정되는데 박씨는 6개월도 채우지 못한 채 3개월 만에 사직서를 쓴 것이다. 박씨의 말에 따르면 영업본부장은 직원들에게 ‘너는 언제까지 몇 개 할래? 몇 개 할래? 몇 개 할래?’라며 반복적으로 물었고 이에 박씨는 영업본부장에게 1월 둘째 주에는 계약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영업본부장이 ‘누가 너한테 기회를 그렇게 주는데? 얘가 아직도 개념을 못 잡네’라고 하면서 ‘12월 19일자로 사직서를 쓰세요’라고 말했다고 박씨는 주장했다.
 
이씨와 박씨의 주장에 대해 제너시스 BBQ 측은 방송을 통해 사표를 강요한 것은 전 모 영업본부장 개인 차원에서 했던 일이였으며, 해당 임원을 문책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직 관리나 인사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투데이신문>이 ‘갑의 횡포’ 논란에 대한 자세한 입장을 듣기 위해 BBQ 홍보실 관계자에 공식적인 입장에 대해 묻자 “갑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말한 것을 죄송하다고 사과하라”며 당당한 태도를 보이는 등 방송과는 다른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더 이상의 답변을 주지 않았다.
 
제너시스BBQ는 직원 뿐만 아니라 대리점주를 대상으로한 갑질 횡포 논란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제너시스 BBQ는 BBQ프리미엄 카페 가맹점주들에게 최저수익금을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어겨 최근 소송에서 일부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는 지난해 12월 29일 박모씨 등 가맹점주 3명이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제너시스BBQ에 대해 “1억60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면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제너시스BBQ가 가맹점주들에게 계약 후 3년 동안 투자 금액 대비 연 5%가량을 최저 수익으로 보장해주겠다는 조건을 내세웠지만 계약을 한 후에서야 세부 보장기준을 끼워 넣어 조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최저수익을 보장해주지 않았다”고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또한 같은 해 7월 서울중앙지법은 가맹점주들이 제너시스BBQ가 홍보 판촉물 구입비를 부당하게 청구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제너시스BBQ에게 49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갑질 논란에 이어 압도적인 폐점률… 동종업계 1위
 
BBQ는 갑질 논란뿐만 아니라 폐점률에 대해서도 동일 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면서 다시 한 번 입방아에 올랐다. BBQ치킨이 수 년 동안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폐점률이 2013년 기준 10.6%로 타 업체보다도 월등하게 1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자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2013년 BBQ치킨은 가맹점이 1556개, 직영점 15개로 총 1571개의 매장을 운영했다. 신규개점은 170개였으나 계약종료가 149개, 계약해지가 16개로 총 165개의 매장이 폐점됐다. 이로써 2013년 BBQ치킨의 폐점률은 10.6%에 달했다.
 
같은 기간 경쟁업체인 교촌치킨, 네네치킨, 굽네치킨의 폐점률은 각각 1.89%, 1.53%, 2.42%로 BBQ치킨과는 차이를 보였다.
 
이어 2012년에도 BBQ치킨은 105개의 매장이 새로 생겼지만 계약해지가 103개로 폐점률이 6.64%였고 2011년에도 신규매장이 121개 생겼으나 계약종료·계약해지로 105개의 매장이 폐점하면서 6.78%의 폐점률을 기록했다.
 
폐점률 뿐만 아니라 가맹비를 비롯한 초기 투자금도 BBQ치킨이 가장 높았다. BBQ치킨 가맹점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약 2억1906만 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비 3300만 원, 교육비 770만 원, 보증금 500만 원, 기타비용 1억7338만 원 등이다. 보증금 500만 원의 경우 계약이 끝났을 때 다시 돌려받을 수 있지만 가맹비 3300만 원과 교육비 770만 원은 오로지 본사의 수익으로 돌아가게 된다.
 
경쟁업체인 교촌치킨, 굽네치킨, 네네치킨의 경우 BBQ치킨에 비해 초기 자본이 저렴한 편이었다. 교촌치킨은 가맹비 939만7000원, 교육비 310만 원, 보증금 200만 원, 기타비용 4228만9000원이 들었고, 네네치킨은 교육비 250만 원, 보증금 200만 원, 기타비용 4622만7000원이 들었으며 가맹비는 따로 없었다. 굽네치킨은 기타비용 4678만 원 외에 가맹비, 교육비, 보증금은 따로 들지 않았다.
 
가맹비와 교육비 등이 높다는 것은 결국 브랜드 파워 및 인지도와 직결되는 부분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가맹점을 시작하는 창업주들의 대부분이 퇴직금 등의 소자본으로 가게를 시작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BBQ치킨의 높은 가맹비와 교육비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예비 가맹점주들이 전국 점포수나 매출과 같은 부분보다는 폐점률 등 안정성을 나타내는 부분을 더욱 중요시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BBQ치킨의 10%가 넘는 폐점률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폐점률과 관련해 BBQ 측에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거부했다.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박지호 간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폐점률이 높으면 가맹사업을 시작하려는 예비 점주들은 물론, 기존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점주들도 불안감이 생기기 마련이다”라면서 “가맹본부에서 폐점률이 높아진 원인을 파악해서 안정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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