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영화 ‘내 심장을 쏴라’ 수명 役 여진구

 

   
▲ ⓒ투데이신문

영화 <내 심장을 쏴라>, 삶에 지친 ‘청춘 힐링’
여진구, “삶의 어려움에 맞서 싸우는 청춘이고 싶다”
8살 어린 소년, ‘잘 자란’ 10년차 배우로 성장
수명 役, 한 번도 연기해보지 않은 ‘새로운 도전’
‘띠 동갑’ 이민기와 동갑내기 연기…‘찰떡호흡’ 자랑
연애?…“여자 친구 생기면 벚꽃축제 가고파”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지난 2005년 영화 <새드 무비>에서 아픈 염정화의 아들로 나왔던 똘망한 눈망울의 8살 작은 꼬마가 어느새 성장해 10년차 배우가 됐다. 그는 ‘잘 자란 아역 배우’ 명단에 한결같이 이름을 올리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여진구(19)다.

그는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를 동안 아역 배우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더 이상 어린 소년이 아닌 짙은 남자의 향기를 풍기게 됐다. 현재 19살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저음 목소리와 나이에 비해 다부진 몸매로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여성 팬들 사이에서도 “진구 오빠”로 불리는 여진구는 그동안 31편이라는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주연 배우의 길로 들어섰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영화 <내 심장을 쏴라>에서 여진구는 그보다 무려 12살 차이나는 배우 이민기(30)와 함께 찰떡호흡을 자랑하며 물오른 연기력을 과시했다. 정유정 작가의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든 해당 작품은 정신병원인 ‘수리 희망병원’을 배경으로 세상에 맞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여진구는 이번 영화에서 세상이 두려워 자신 안의 세상에서 갇혀 지내는 폐쇄적 인간인 ‘수명’ 역을 맡았다. 정신병원에서 6년째 모범환자로 지내던 ‘수명’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탈출을 꿈꾸는 ‘승민(이민기)’을 만나며 점점 세상 밖으로 나갈 용기를 얻게 된다.

자신이 연기한 ‘수명’에게는 미안하지만 ‘수명’처럼 세상에서 도망치지 않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멀리 보이는 불빛을 잡기 위해 용기 있게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여진구. <투데이신문>에서는 지난달 2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눠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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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화를 본 소감이 어떤가.

: 영화 <내 심장을 쏴라>는 내 나이 또래 학생들이나 20~30대 분들의 청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저번 영화 <화이>때는 나이 제한도 그렇고 내용적으로도 누아르적인 게 많아 내 또래 친구들이 보기에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아쉬웠었다. 이번엔 친구들도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영화 안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잘 담겨 있고 장면마다 색감도 예뻐서 정말 좋았다.

Q. 이번 영화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 내 자신이 영화 시나리오를 보고 이번 작품은 어렵겠다고 느끼는 게 좋았다. ‘수명’은 지금까지 내가 한 번도 연기해보지 못한 역할이었고 나와 너무나 다른 인물이기에 지금까지 해왔던 어느 연기보다 훨씬 연기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보니 오히려 연기하고 싶다는 도전의식과 ‘해보자’라는 마음이 생겼다.

Q. 얘기를 들어보니 ‘수명’을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 연기하는 게 너무 어려워서 소설 속의 ‘수명’을 많이 참고했다. 그래서 초반에 더 흔들린 것 같다. 원작이 워낙에 좋다 보니 내가 연기해야 하는 것은 영화 속의 ‘수명’인데 자꾸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나도 모르게 마음이 원작 소설의 ‘수명’에게 사로잡혀 있었다. 책 속에는 그의 심리가 잘 묘사돼 있다 보니까 초반부엔 소설에 있는 ‘수명’을 많이 신경 썼다. 처음엔 소설로 내가 연기해야 하는 ‘수명’의 기본적인 틀을 잡았다. 그런데 내가 연기해야 하는 건 영화 속 ‘수명’이다. 소설 속 ‘수명’을 틀로 잡고 영화 속 ‘수명’의 캐릭터를 표현했어야 했지만 나도 모르게 소설 속 ‘수명’에 갇혀 있었다. 영화 중반 정도 촬영 할 때 이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 전까지는 내 연기를 보면서 스스로 ‘왜 이렇게 연기를 하면서 굳어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점점 ‘수명’에게 빠져들었고, 그 뒤로는 ‘수명’을 표현하는 게 많이 편해졌다.

Q. <내 심장을 쏴라>가 다른 영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 요즘 보기 드문 청춘들을 위한 장르의 영화라는 점이다. 최근에는 영화 <국제시장>처럼 우리 아버지 세대보다 더 윗세대를 위로하는 영화나 직장인들의 삶을 그린 드라마 <미생>과 같은 작품이 있는데 청춘들을 위한 작품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우리 영화는 청춘들에게 자신의 삶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내 또래 친구들도 볼 수 있는 청춘 힐링 영화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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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정신분열증 연기가 힘들진 않았나.

: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어려웠다. 정신분열이나 ECT(전기충격요법)를 받는 연기를 해야 하는 부분에서 처음엔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몰라 참으로 난감했다. 실제로 한 번도 경험해보지도, 직접 눈으로 본 적도 없는 것을 표현해내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이런 생각이 들수록 정신분열을 일으키는 사람의 모습이 더욱 상상이 안 되고 무슨 느낌인지 감도 잡히지 않아 힘들었다. 그래서 작품 들어가기 전부터 감독님께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다. 솔직하게 내가 느끼는 그대로 ‘중요한 부분인 것 같은데 어떻게 연기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그랬더니 감독님께서 촬영 현장에 실제로 정신과에서 간호사로 일하셨던 경험이 있는 분을 불러주셨다. 그래서 그 분에게 정신분열증 환자들의 증상이나 ECT를 받을 때의 모습 같은 것들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면서 내가 해야 할 연기에 대한 감을 많이 잡게 됐다.

Q. 영화 속 ‘수명’은 소설 속 ‘수명’과 어떻게 다른가.

: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원작 소설과 다른 부분이 조금 있는데 ‘수명’은 캐릭터적인 면에서 원작 소설과 최대한 비슷하게 그려냈다. 영화 속 ‘수명’이 원작 소설보다 좀 더 밝은 분위기를 풍기기는 하지만 어쨌든 원작 소설에서의 ‘수명’과 비슷한 느낌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두 작품 속에서 ‘수명’의 다른 점을 꼽자면 영화는 소설과는 다르게 대중들이 ‘수명’이라는 캐릭터를 직접 눈으로 보게 되는 것이기에 ‘수명’의 점점 변화하는 모습이 최대한 크게 부각되도록 연기했다.

Q. 정유정 작가님이 따로 해주신 말씀은 없었나.

: 작가님을 처음 뵙을 당시 ‘수명’을 연기하는 데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던 시기였다. 그래서 작가님께 ‘수명’에 대해 이것저것 많이 물어봤다. 그러면서 ‘수명’을 어떻게 연기하는 게 좋을지 조언을 구했다. 그러자 작가님께서 “수명이가 굉장히 똑똑한 아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얘가 왜 똑똑한 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시작으로 ‘수명이 과연 어떤 애인가’에 대해 곰곰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면서 작가님께 더 여쭤보고 싶었던 질문들이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비로소 ‘수명’이 어떤 아이인지에 대한 나만의 감을 잡게 됐다.

   
▲ 영화 <내 심장을 쏴라> 장면

Q. 이민기씨와의 호흡은 어땠나.

: 민기 형과 25살 동갑내기 연기를 했는데 둘이 동갑으로 나온다는 것에 대해서는 둘 다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형이랑 둘이서 관객 분들이 어떻게 보든 우리는 편하게 연기하자는 식으로 얘기했다. 그래서 현장에서 정말 편하게 친구처럼 지냈다. 민기 형과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재미난 에피소드 같은 건 없었지만 둘이 성격이 잘 맞아서 그냥 같이 있기만 해도 웃음이 나고 즐거웠다. 그런데 둘이 성격이 잘 맞아도 민기 형은 음주도 하시고 나이 차이가 있는 탓에 따로 놀러간 적은 없었지만 같이 영화는 보러 가곤 했다(웃음).

Q. 나이 많은 선배들과의 연기가 어렵지는 않았나.

: 처음엔 낯도 많이 가리고 긴장하는 성격이라서 예전에는 깍듯하게 인사하고 예의 차리고 그랬는데 선배님들께서는 오히려 그런 걸 별로 안 좋아하시더라. 어떤 선배님께서는 “뭘 이렇게 까지 하느냐”고 말씀하신 적도 있다. 그래서 지금은 예의는 차리지만 너무 어렵게 대하거나 그러지는 않는다. 촬영 전에는 편하게 “안녕하세요” 인사하고 연기할 때는 역할 대 역할로서 선배님들을 대하려고 노력한다. 요즘에는 선배님들께 너무 조심스러워만 하지 않고 먼저 다가가려고 연습 중이다.

Q. 연기 할 때 주변에 조언을 구하는 편인가.

: 많은 분들의 의견을 참고하기 위해 주변에 많이 물어보는 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둘려 타인에 의한 연기를 하는 건 아니지만 최대한 많은 분들의 의견을 모아 고려해 연기한다. 그래야 많은 분들의 공감을 사는 연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 때문이다. 연기는 혼자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도 있겠지만 많은 분들에게 공감되는 것이 중요하기에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유심히 듣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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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품을 끝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편인가.

: 그렇다. 그렇기에 다음 작품에서는 똑같은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만약에 전 작품에서 감정적인 부분에서 아쉬웠으면 다음 작품에서는 그 부분을 더 지켜보면서 똑같은 아쉬움이 남지 않게 연기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연기하는데 있어 캐릭터 자체가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전 작품에서 남았던 아쉬움을 극복하려고 노력했던 것을 새 작품에 그대로 복사해서 연기할 수 없다. 그렇기에 연기에 대한 아쉬움을 완벽히 극복해낼 수가 없는 것 같다. 단지 내가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연기를 함에 있어 완벽하게 해내고 싶어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같다.

Q. 드라마와 영화, 어떤 게 더 연기하기 편한가.

: 두 개가 너무나 다르기에 어떤 게 더 편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드라마는 드라마만의, 영화는 영화만의 각각 장단점이 있다. 그렇기에 딱히 드라마와 영화를 구분 지어 작품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를 보고 작품을 선택하는 편이다. 그런데 드라마와 영화가 각각 요하는 건 좀 다른 것 같다. 드라마 같은 경우에는 작품에 있어서 순간순간의 순발력, 집중력이 많이 필요한 편이다. 반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나리오도 나와 있고, 드라마 보다는 캐릭터를 분석할 시간이 많이 있어 배우가 연기를 하면서 몰입하기에 드라마보다는 좋은 것 같다.

Q. 캐릭터 많이 본다고 했는데 어떤 기준으로 캐릭터를 선택하는가.

: 어떤 특별한 기준이 있어서 그에 맞춰 선택하기 보다는 많은 분들에게 나의 새로운 면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겠다 싶은 캐릭터 혹은 느낌으로 그냥 끌리는 캐릭터를 선택하는 편이다. 캐릭터 자체도 ‘어떤 캐릭터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어떤 기준이 있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선택했던 캐릭터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많았던 편이다. 의도하는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뭔가에 부딪쳐 보기도 하고 많은 분들에게 ‘저에겐 이런 모습도 있습니다’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르게 된다.

Q. 배우 이외 하고 싶은 활동은 없나.

: 언젠가는 연극이나 뮤지컬도 해보고 싶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그 쪽 분야로는 준비된 게 없어서 ‘이제 무대에 올라가도 되겠구나, 많은 관객 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내가 무대에서 열심히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기기 전까지는 많이 연습하면서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주위에서 가수나 예능 쪽은 욕심이 없냐는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그런데 노래는 듣는 건 좋은데 아직 부르는 건 크게 흥미가 없고 가수로서 재능이 없는 것 같아 아직 생각이 없다. 예능 쪽은 워낙 낯도 가리고 말 주변도 없는데다가 긴장하면 말이 정말 안 나와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게 망설여진다. 내가 나온 예능은 내가 봐도 재미가 없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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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느덧 19살, 성인이 되면 무엇을 하고 싶나.

: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무엇을 먼저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웃음). 먼저 대학생이 되면 그 학교 학생으로서 캠퍼스를 걸어보고 싶다. 대학교 캠퍼스를 한 번도 안 걸어 본건 아니지만 대학생이 돼서 내가 다니는 학교의 캠퍼스를 걷게 되면 기분이 되게 이상할 것 같다. 또 한 번쯤은 대학생들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캠퍼스 커플도 해보고 싶고 선배들과 술자리도 가져보고 싶다. 또 방학이 되면 세계여행도 가보고 싶고 운전면허도 따서 차도 몰아보고 싶고 항상 궁금했던 치킨과 맥주의 조합도 맛보고 싶다(웃음).

Q. ‘바른 청소년’ 이미지가 풍긴다.

: 연기하는 데 열정을 가지고 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진짜 바른 청소년 이런 건 아닌데 왜 갑자기 이런 이미지가 됐는지 스스로 궁금하기도 하다(웃음). 이유야 어찌됐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사람이기에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드려야 되는 건 맞는 것 같다. 바른 이미지 같은 걸 일상생활에서 의식하면서 행동하지는 않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되겠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다.

Q. 한창 연애에 관심 많을 나이인데.

: 그 동안은 바쁘기도 했고 특별히 나에게 대시하는 분도, 내가 대시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분도 없었다. 또 오래된 이성 친구들이 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들이라 남자 같이 느껴지는 아이들이고 그 아이들도 다 나를 여자 취급할 만큼 편한 친구들이라서 더욱 연애에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주변 친구들이 연애하는 걸 보니 나도 연애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성에 관심이 생긴 것도 있겠지만 아직 연애를 한 번도 못해봐서 연애할 때의 그 감정, 설렘 그런 게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나도 여자 친구가 생기면 불꽃축제나 벚꽃축제 같은 데 같이 가보고 싶다.

Q. 본인은 어떤 청춘을 보내고 싶나.

: ‘수명’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는 ‘수명’처럼 살고 싶지 않다. 정유정 작가님이 원작을 쓰실 때 ‘내 운명이 내 삶을 침몰시킬 때 과연 나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면서 글을 쓰기 시작하셨다고 들었다. 그 질문을 ‘수명’과 ‘승민’에게 접목시켜보면 ‘수명’은 운명이라는 것이 자신의 삶을 침몰시킬 때 그에 부딪혀 맞서 싸우지 않고 그냥 그대로 침몰하는 인물이다. 그리고 침몰하는 그 안에서 ‘나는 원래 이럴 운명이었다’고 안도 하면서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저항없이 받아들이는 답답한 존재다. 그에 반해 ‘승민’이라는 존재는 자신의 삶을 침몰시키는 것들에 부딪히고 맞서며 운명을 거스르고 어떻게든 삶을 일으켜 세우려고 하는 인물이다. 한 마디로 용기와 패기로 가득 차있다. 어떻게 보면 둘 다 굉장히 현실성 없고 너무나 반대되는 성격의 극단적인 인물들인데 나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승민’을 택하고 싶다. 삶의 어려움에 겁 없이 맞서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미하게 보이는 불빛을 잡기 위해 열심히 쫓아가는 그런 용기가 있는 사람이고 싶다. 이런 용기는 우리가 청춘이기에 누릴 수 있는 특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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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느 덧 10년차 배우다. 지금의 연기를 본인이 평가해본다면.

: 어렸을 때 연기할 때는 감독님이나 주변 분들이 ‘이렇게 해’ 하면 ‘네, 네’ 하면서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연기했던 게 엊그제 같고 너무 어렸을 때 연기한 작품들 빼고는 모두 다 또렷이 기억나는데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게 사실 실감이 안 난다. 특히 작년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빨리 지나갔다. 영화 두 개에 시트콤도 같이 찍다 보니 어느 새 일 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벌써 2015년이라는 것도 믿기지도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현재의 시간이 얼마나 빨리 가고 있는 지 실감을 잘 못하는 것 같다. 주위 분들이 ‘너 어느 새 10년차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내 스스로는 10년이 됐다는 게 크게 와 닿지도 않고 연기한 지 10년이 됐다고 해서 연기가 쉬워진 부분도 없다. 아직까지는 너무 많이 부족한 것 같고 아쉬운 부분도 많다. 감정적인 조절도 다시 한 번 잡아야 할 것 같고 발성도 다시 한 번 잡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기에 앞으로 더 많이 배워나가야 할 것 같다.

Q. 그래도 예전 모습을 보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들 것 같은데.

: 꼭 그렇지도 않다. 예전 영상을 보면 ‘그래도 예전보다 낫네’ 싶다가도 또 요즘 영상을 보면 ‘예전이 더 나은가’ 그런 생각도 든다(웃음). 여기서 아쉬웠던 게 다른 작품에서 그나마 낫다고 생각되면 그 작품에서는 또 다른 부분이 아쉽고 또 다른 작품에서는 또 다른 점이 아쉽고… 연기는 매번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Q. 10년 뒤에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 29살의 내 모습이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잘 안 되지만(웃음) 그때의 나는 흉터도 많고 상처도 많은 배우였으면 좋겠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나중에 다 나에게 좋은 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고 싶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다 겪고 성장했으면 좋겠다. 이와 함께 좀 더 많은 분들의 조언도 깊이 새기며 지금보다 훨씬 성장한 모습이고 싶다. 29살이면 너무 빠른 내 욕심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 때쯤엔 지금보다 훨씬 더 ‘성장한 연기’를 하는 배우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관객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 우선 우리 영화는 청춘들을 위해 바치는 영화인만큼 많은 분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청춘’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 쯤은 겪는 것 아닌가. 아직 나이가 어린 친구들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겪게 될 것이고 지금 청춘을 겪고 있는 내 나이 또래의 학생들이나 20대 젊은이들, 그보다 나이가 더 많은 30대 직장인들, 혹은 그보다 더 윗세대인 우리 부모님,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처럼 청춘을 겪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까지 우리 영화를 보면 많은 분들이 자신의 청춘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요즘은 청춘들이 입시나 취업 같은 여러 가지 경쟁들로 인해 너무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데 그러면서 본인도 모르는 새 마음 안에 ‘수명’과 같은 존재가 숨어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렇기에 우리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자아나 정체성에 대해 잠시나마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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