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 “비록 나는 주류에 끼어들지 못했지만 내 아이들은 주류로 살게 하리라. 주류 중에서도 가장 중심에 선 주류가 되게 하리라”

모든 부모들의 마음이 이와 같겠지만 유독 이러한 생각이 짙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칼처럼 하늘을 찌르고 있는 고층 빌딩 숲과 낮은 빌라 촌이 공존하는 곳, ‘잠실’이다. 일명 상위층으로 분류되는 ‘강남 사람’에 속하고 싶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잠실 사람’이기에 더욱 그 마음이 크리라.

지난 2013년 <모던 하트>로 제18회 한겨례문학상을 수상한 정아은 작가는 이러한 내용을 주제로 한 신작 <잠실동 사람들>을 지난달 2일 출간했다.

<잠실동 사람들>은 계급을 상승시킬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 ‘교육’을 쫓는 부모들과 ‘교육’으로 먹고 사는 학교 선생님, 원어민 강사, 과외 교사, 학습지 교사, 어학원 상담원들이 벌이는 분투기를 담고 있다.

해당 소설의 배경인 ‘잠실’은 강남 3구 중 하나이지만 ‘서민들의 주거지였던 잠실 주공아파트 단지가 철거되고 그 자리에 재건축된 고층 아파트’가 존재한다. 재건축된 고층 아파트에는 강남에 속하고 싶은 욕망은 크지만 현실은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잠실 사람들이 살아간다.

요약해보면 이 작품 속에서 ‘잠실’이란 지배계급의 신분과 공간으로 진입하기 위해서 발판을 삼는 ‘도약대’와 같은 공간이자 부모들이 자신의 희망인 아이들을 차에 태워 열심히 대치동으로 나르는 ‘일상의 공간’인 것.

더 나아가 정아은 작가는 <잠실동 사람들>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위해 달리는 줄도 모르고 남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그 ‘무엇’에 소속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절심함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어느 새 ‘잠실동 사람들’과 같이 그저 더 나은 삶을 위해 맹목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