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기 후 재판매 고객까지 등장…스타벅스 “향후 문제점 개선하겠다”

   
▲ 스타벅스코리아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2015 체리블라썸' MD
【투데이신문 김두희 기자】아직 꽃봉오리도 제대로 벌어지지 않은 계절에 ‘벚꽃대란’이 일어났다.
 
지난 10일, 전국 스타벅스 앞에는 매장 문을 채 열기도 전인 아주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이어졌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기 위해 줄은 선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바로 이날 출시되는 ‘2015 체리블라썸 2차 MD(merchandising. 이하 벚꽃MD)’, 즉 벚꽃을 테마로 한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지난달 26일 1차로 출시된 벚꽃MD에 이어 스타벅스가 2차 제품을 출시했는데, 1차 때는 판매되지 않은 투명한 플라스틱 텀블러와 워터보틀이 2차 상품 목록에 포함되면서 고객들의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이에 사람들은 전날 밤부터 한파주의보가 내려졌고 체감기온이 영하 15도를 웃도는 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벚꽃MD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선 것이다. 벚꽃MD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진행되는 시즌 상품이 아니라 동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만 자체적으로 생산, 판매되기 때문에 텀블러 등을 모으는 전 세계 고객들에게 인기가 나날이 상승하고 있다.
 
벚꽃MD의 인기가 점점 높아질수록 매장 오픈 전에 줄을 서지 않으면 구입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새벽부터 매장 앞에서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그러나 꼭두새벽부터 기다린 사람들도 벚꽃MD를 구입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고객들의 불만이 폭주하는 등 문제가 불거졌다.
 
11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벚꽃MD를 구입하지 못한 고객들의 불만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의 내용은 ‘새벽부터 줄을 섰는데도 상품을 구입하지 못했다’는 것. 매장 문을 열기 전부터 대기했다면 당연히 물건을 구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들보다 먼저 온 사람들이 벚꽃MD를 ‘사재기’하면서 제품이 품절된 것이다.
 
앞서 이달 1일 삼일절을 맞아 출시된 무궁화 텀블러는 수량 제한을 둬 한 사람당 한 개만 구입할 수 있었다. 벚꽃MD 1차 때도 일부 상품은 한 사람당 살 수 있는 수량이 제한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수량 제한을 두지 않아 제일 먼저 온 사람이 제품을 전부 다 구입해도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뒤에 온 사람들에게는 구입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돌아가지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품절된 워터보틀과 텀블러 등은 중고제품을 판매하는 일부 사이트에서 1만원부터 3만원가량의 ‘프리미엄’, 즉 웃돈이 붙어 판매되고 있다. 워터보틀의 경우 판매가가 1만6000원에 불과하지만 중고제품 사이트에는 약 5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스타벅스 공식 SNS에는 ‘물건 수량이 적다면 1인당 수량 제한을 뒀어야 하는 것 아닌가’, ‘매장 오픈한 지 30분 만에 중고제품을 파는 사이트에 웃돈이 붙어서 올라왔다’, ‘스타벅스는 되파는 사람들 용돈 벌이하라고 수량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이냐’는 등의 댓글이 올라오면서 이번 ‘벚꽃대란’에 대한 고객들의 심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 또 스타벅스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스타벅스가 하루 이틀 시즌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아닌데 왜 벚꽃MD에 수량 제한을 안 둔 것인지 모르겠다’, ‘스타벅스는 그냥 판매만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냐’는 비난의 글이 상당수 게재됐다. 일부에서는 ‘스타벅스에서 일부러 이렇게 마케팅하는 것 같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러한 ‘벚꽃대란’과 고객들의 불만 폭주에 대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렇게까지 반응이 폭발적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벚꽃 시즌을 1차만 진행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1차, 2차로 출시하면서 더욱 품목을 다양하게 하고자 했는데 이렇게 불편을 드려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무래도 시즌 한정 상품이다 보니 제품 수량이 많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발생한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검토해보고 불편사항이 없도록 개선하겠다”면서 “오는 19일에 봄 시즌이 시작되면서 시즌에 맞춘 MD와 음료가 출시되기 때문에 벚꽃MD의 경우 재입고 예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고 향후에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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