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라노

스위스 루체른을 출발하여 도착한 곳은 이탈리아 밀라노이다. 밀라노는 이탈리아의 통일국가 성립 이후 경제·문화·사상 분야에서 선두적 역할을 해왔고 현재 공업화된 이탈리아의 경제중심도시이다. 이를 근거로 밀라노 시민들은 밀라노가 이탈리아 수도로 되어야 한다는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으나 결국 실현되지는 못했다. 밀라노가 로마에 밀려 제2의 도시로 된 것에는 로마의 역사적·신화적 상징성, 피렌체를 중심으로 한 문예부흥의 흡수·통합, 고전적 도시경관을 선호하는 경향 등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탈리아의 행정적 수도가 로마라면 밀라노는 이탈리아의 경제적 수도라 할 수 있다. 피렌체로 가기 전 들르는 중간 기착지인 밀라노의 문화유물관련 유적지는 이탈리아의 타 도시(로마, 피렌체 등)에 비해서 조금 손색이 있다. 밀라노에서 둘러 볼곳은 두오모 대성당, 스포르체스코 성,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갤러리, 스칼라 극장이다.

   
▲ 두오모 성당

<두오모 대성당 Duomo>은 1386년 밀라노 공 잔 갈레아치오 비스콘티 공작의 명으로 건축을 시작하여 450년에 걸쳐 완공되었으며, 길이 157m, 너비 92m, 높이 108.5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고딕양식의 교회이다. 지붕에는 하늘을 찌를듯한 수많은 첨탑이 있으며 첨탑의 수는 자그마치 135개라고 한다. 가장 높은 첨탑에는 도시를 수호하는 황금 마리아 상이 세워져 있다. 마침 우리 일행이 도착했을 때는 성당 개·보수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라 그런지 성당외벽에 건축물 보수안전장치가 잔뜩 설치되어 어지러운 모습이었다.

   
▲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갤러리

두오모 대성당 정면 앞쪽에 조성된 두오모 광장을 축으로 1~2km 안에 관광지가 집중되어 있다. 이 광장은 시당국의 계획으로 1862년 건축가 주세페 멘고니가 조성했다. 광장에는 루이비통, 프라다 등 세계적인 이태리 명품들이 모여 있는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갤러리>가 있다. 일명 '밀라노의 살롱'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유리와 철골조를 사용한 이탈리아 최초의 건물이다.

이곳을 지나면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오페라 극장인 <스칼라 극장>을 만나게 된다. <스칼라 극장>은 1778년에 세워졌으나 제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되어 1946년에 재건되었다. 이곳은 19세기 이후 푸치니, 베르디, 벨리니, 도니체티의 명작을 세계 최초로 공연한 곳이기도 하다. 심플한 외관과는 대조적으로 내부 객석은 3,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바닥에는 붉은카펫, 천정에는 화려한 상들리에가 늘어져 있어 더욱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있다. 또한 극장 내에 있는 박물관에는 오페라에 관련된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음악가들이 애용했던 유품이나 자료들을 볼 수 있다.

오페라 시즌은 12월 초부터 이듬해 7월초까지이며, 9월부터 11월까지는 콘서트나 발레가 공연된다. 티켓판매소는 12:00~18:00 까지이며, 공휴일은 휴무이다. 또한 스칼라 극장의 박물관은 09:00 ~ 12:00, 14:00 ~ 17:00 이며 매주 월요일마다 휴무이다. 공연 관람을 원한다면 홈페이지에서 일정을 확인하고 예약하고 가는 편이 좋다.

   
▲ 스포르체스코성

<스포르체스코성>은 두오모 광장의 북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밀라노의 영주 프란체스코 스포르차의 명령에 의해 다빈치, 브라만테 등의 참여로 1450년에 완공되었다. 원래 이 성은 과거에 밀라노를 호령했던 비스콘티 가문이 14세기에 지은 것을 시작으로 대를 이어 증축을 거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지금과 같은 위용을 본격적으로 갖추게 된 건 15세기 중반 밀라노를 다스렸던 프렌체스코 스포르차에 의해서였다. 그의 이름을 따 ‘스포르체스코성’이라 명명했다. 성 안에는 영국식 정원인 셈피오네 공원과 나폴레옹이 밀라노를 들어온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평화의 문'도 있다.

성의 내부는 고고 미술관과 고고학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미켈란젤로가 임종하기 3일 전까지 작업을 했고 지금은 미완성으로 남겨져 있는 대작 '론다니니의 피에타'가 보관되어 있다. 중세예술품 공예품과 가구, 무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

   
▲ 곤돌라

밀라노 관광을 마치고 향한 곳은 물의 도시라 불리우는 베니스이다. 이탈리아를 잘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소설 ‘베니스의 상인’은 영화, 연극, 뮤지컬 등으로 많이 제작되었기에 지명에서부터 친숙함이 묻어나는 곳이다. 또한 베니스는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무대이기에 필자도 좋아하는 도시 중 하나이다. 베니스는 물의 도시답게 수많은 섬들을 이어 만든 곳으로 각각의 건물 주위로 수로가 미로같이 연결되어 있다. 베니스는 산 마르코광장, 노천카페가 한폭의 그림같이 펼쳐지며 뒷골목의 유리세공 공장, 명품샵, 형형색색의 가면가게, 미로같은 수로의 아기자기함이 공존하는 도시이다.

   
▲ 산 마르코 성당

   
▲ 산 마르코 광장 열병식

<산 마르코 광장>은 길이 175m, 폭 80m의 대리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광장 주변에는 회랑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는 유명한 시인묵객이 찾아와 한담을 나눴다는 플로리안(Florian)과 같은 유명한 카페와 명품을 파는 고급 상점들이 즐비해 있다. 광장 입구 정면으로 들어가서 2개의 베네치아의 상징인 사자와 엠마뉴엘레 2세의 동상이 있는 오벨리스크 기둥과 오른편으로 두깔레 궁전, 그리고 바로 옆의 성마르코성당과 정면으로 보이는 무어인의 종탑과 왼편의 깜빠닐레(종탑)는 관광객들이 베니스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찾아가는 곳으로 항상 관광객들로 붐빈다.

   
 

그리고 자칫 지나칠수 있는 <탄식의 다리>도 꼭 챙겨 둘러보자. 이곳이 유명해진것은 카사노바라는 사람 때문이다. 작가이자 역사에 길이 남을 바람둥이였던 카사노바가 바로 이곳에 위치한 감옥에 투옥되었다가 탈옥을 시도하였다고 한다. 17세기에 만들어진 <탄식의 다리>는 총독부가 있던 두칼레 궁과 피리지오니 누오베라는 감옥을 연결하는 다리였다. ‘탄식의 다리’라는 이름은 두칼레 궁에서 재판을 받고 나오던 죄수들이 이 다리를 건너면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다는 의미에서 한숨을 내쉬었다하여 붙여진 것이라 한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당시 죄수들이 이 다리를 건너면서 베네스의 아름다운 풍광과 매일 저녁이면 열리는 만찬과 무도회 등을 한동안 보지도, 즐기지도 못한다는 생각에 탄식한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 가면 가게

베니스에서의 일정은 주요 관광지만 둘러본다면 하루정도면 가능하다. 다음 여정지는 피렌체와 로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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