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리퍼트 대사 피습을 둘러싼 오버액션
[칼럼] 리퍼트 대사 피습을 둘러싼 오버액션
  • 이종우 칼럼니스트
  • 승인 2015.03.1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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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우 칼럼니스트
▸철학박사
▸상지대학교 강의전담교수

【투데이신문 이종우 칼럼니스트】지난 5일 리퍼트 대사가 김기종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가 휘두른 흉기에 피습을 당했다. 당시 리퍼트 대사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가 주최한 조찬에서 강연하던 중, 테이블에 난입한 김기종 대표가 휘두른 과도에 의해서 오른쪽 뺨에 길이 11cm, 깊이 3cm 정도의 자상(刺傷)과 왼쪽 손목에 관통상을 입었다. 그리고 리퍼트 대사는 지난 10일 퇴원하였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 ‘같이 갑시다.’라는 한국 속담과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관용어구를 퇴원 일성으로 삼았다. 그리고 김기종 대표는 검찰에서 조사 중이다.

이것이 현재까지 사건 진행 상황의 전부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 대한 많은 해석이 갖가지 오버액션을 만들고 있다.

우선 ‘종북’ 논란이다. 여당과 수구 언론 일부에서는 김기종 대표의 행적을 문제 삼으면서 마치 종북세력의 조직적 테러인 것처럼 몰고 가고 있다. 이것이 (여당에서 인사와 관련된 문제가 있을 때마다 여당이 변명으로 삼았던) 소위 ‘개인의 일탈’인지, 실제 종북 세력이 조직적인 지원을 했는지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온 일종의 ‘여론몰이’라고 볼 수 있다. 심지어 국정 파트너인 야당을 새누리당의 한 의원이 ‘종북숙주’라고 규정짓기도 하였다. 실상 사건 당시 민화협의 회장은 여당 인사인 홍사덕 전 의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민화협까지 종북단체로 비난하는 여론도 있었다.

이러한 종북 논란을 보면 조선 선조 때 기축옥사(己丑獄死)를 떠올리게 된다. 동인과 서인으로 나눠지면서 당쟁이 서서히 가열되던 시기에서, 정여립이 반란을 도모하고 있다는 주장이 일어났다. 이것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여립은 자결하였고, 정여립과 관련된 동인들이 무더기로 옥에 갇히거나 죽는 사건이 바로 기축옥사이다. 이 사건 역시도 정여립의 활동이 실제로 반란을 위한 것이었는지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여립이 자살하였고, 이 때문에 서인들이 동인들을 제거하고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조작한 사건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다른 오버 액션은 ‘과도한 사과’이다. 리퍼트 대사 피습 직후 많이 국민들이 리퍼트 대사의 쾌유를 빌고, 김기종 대표의 테러를 규탄하였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의 태도는 그 정도가 좀 심하다는 평가가 있다.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씨는 3월9일 신촌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리퍼트 피습에 대한 석고대죄 퍼포먼스를 하던 중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현 대통령의 제부가 음식을 끊고 길가에서 밤을 새우면 미국 사람들이 얼마나 감동하겠느냐”라고 말하면서 특히 ‘석고대죄는 왕실에서만 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신동욱씨의 말대로라면, 현재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국가가 아니라 전제군주정이고, 자신은 종친이며, 미국은 우리의 상국(上國)이라는 뜻인가?

대통령의 가족뿐만 아니라 일부 국민들의 행동들도 오버액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개를 키우는 리퍼트 대사에게 빠른 쾌유를 빌면서 개고기를 선물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한 한 개신교 단체에서는 리퍼트 대사의 쾌유를 기원한다면서 난타, 부채춤, 발레 공연을 하였다. 대통령의 가족과 일부 국민의 행동들은 일부 우리 언론은 ‘과공비례(過恭非禮. 지나친 공손함은 오히려 예의에 벗어난다.)’라는 고사성어를 사용하면서 비판하였다. 또한 미국 언론도 큰 관심을 가졌다. 뉴욕타임즈는 국민들과 정치권의 모든 반응을 종합하면서 미국에 대한 숭배주의에서 비롯되었다고 꼬집었다. 그리고 국무부의 하프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테러’라는 말 대신 습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보수 언론의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였다. 결국 이러한 우리 국민들의 오버액션은 미국이 달갑게 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퍼트 대사에게 가해진 충격적인 폭력행위에 대하여 폭력에 가까운 오버액션이 우리나라 곳곳을 휩쓸었다. 그리고 미국에서의 반응조차도 우리 국민의 오버액션에 대한 조롱이 이어지고 있다.

조선시대 선조는 성균관 유생들이 불교를 혁파할 것을 요구했을 때, “훗날 참된 선비가 되어 조정에 서서 과인(寡人)을 보필하고 이 나라 백성들에게 은택을 베풀어 치도(治道)를 융성하게 하고 풍속을 아름답게 한다면 오도(吾道)가 쇠하고 이단(異端)이 성한 따위야 걱정할 것도 없다.”라는 답을 내렸다. 리퍼트 대사의 피습에 대하여 해야 할 것은 철저한 수사와 대사의 경호를 맡은 주체에 대한 징계, 그리고 외교에 대한 신중함과 남북관계의 개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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