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철곤 오리온 회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두희 기자】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행태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담 회장은 본인이 소유한 개인회사 아이팩으로 오리온의 일감을 몰아주면서 매출을 올렸고, 이 해 발생한 순이익보다 더 많은 고배당을 실시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담 회장이 지난해 말 아이팩의 지분 전량을 오리온에 넘기면서 이러한 비난 여론이 잠잠해지는 듯 했으나 중국 내 포장재회사를 아들인 담서원씨에게 매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다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父는 아이팩, 子는 랑팡아이팩
대물림되는 ‘재산 축적용 회사’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같은 해 4월 대법원에게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담철곤 회장은 집행유예를 받은 지 몇 달 지나지 않은 7월, 중국 내 포장재 회사인 ‘랑팡아이팩’을 매각했다. ‘랑팡아이팩’은 담 회장의 개인회사인 ‘아이팩’의 자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리고 담 회장이 ‘랑팡아이팩’을 매각하기에 앞선 시점인 같은 해 5월, 담서원씨는 185만달러, 우리 돈으로 20억원가량을 투자해 홍콩에 ‘나이스 퍼스트(NICE FIRST LIMITED)’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세웠고 2주 만에 ‘스텔라 웨이(Stella Way Limited)’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렇게 담서원씨가 투자한 회사 ‘스텔라 웨이’는 설립된 지 두 달 만에 중국 포장재 회사 한 곳을 인수했는데, 이 회사가 담 회장이 갖고 있던 ‘랑팡아이팩’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랑팡아이팩’은 중국 오리온 제품의 포장재를 생산하는 회사로, 우리나라에서 ‘아이팩’이 오리온의 일감 몰아주기로 성장한 것처럼 이곳도 중국 오리온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토대로 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마치 틀에 찍은 것처럼 재산 축적 수법이 비슷하다’,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담 회장의 개인회사였던 ‘아이팩’은 지난해 초 고액배당 논란에 한 차례 휩싸인 바 있다. ‘아이팩’은 한국 오리온에서 받은 일감으로 매출을 올렸고 담 회장에게 150억원대의 고액배당을 실시하면서 비난여론에 시달렸다.
 
지난 2013년 ‘아이팩’은 매출액 403억3944만원, 영업이익 7억9852만원, 당기순이익 24억8424만원을 기록한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연말에 담 회장에게 주당 8만2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 배당으로 인해 당시 18만4000주를 보유하고 있던 담 회장이 손에 쥔 현금이 150억8800만원에 달했다. ‘아이팩’은 지난 2011년에도 주당 10만9000원의 고액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담 회장이 ‘아이팩’ 지분의 전량을 오리온에 넘기면서 그동안 지속됐던 비난 여론은 잠시 수그러드는 듯했다. 그러나 ‘랑팡아이팩’을 아들 담서원씨에게 매각한 것이 드러나면서 해소되는 것처럼 보이던 논란에 다시금 불이 붙은 상황이다.
 
담 회장 본인이 부를 축적했던 방식 그래도 자신의 아들에게 물려주려고 했다는 것이 이번 논란의 가장 큰 핵심이다. 중국 오리온의 물량을 전부 담당하고 있는 ‘랑팡아이팩’은 끊이지 않는 일감 몰아주기로 인해 연매출 300억원대에 달하는 알짜회사다. 이에 이러한 회사를 아들에게 넘기면서 자신과 같은 ‘부 축적 구조’를 만들어주려고 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담서원씨가 ‘스텔라 웨이’를 세우고 ‘랑팡아이팩’을 인수했을 때는 군복무 중에 있었는데, 이러한 자금을 어디서 마련할 수 있었냐는 뒷말까지 무성하다.
 
지난 11일 <MTN>의 보도에 따르면, 담서원씨가 ‘랑팡아이팩’을 인수한 금액은 215억 원. 이 가격은 지난 2007년 담 회장이 20억6800만원에 ‘랑팡아이팩’을 인수했을 때보다 10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이러한 금액을 두고 담 회장이 아들에게 부를 축적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주면서 본인이 시세차익까지 누린 게 아니냐는 의견들까지 제기되고 있다. 편법으로 인해 1석2조의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의 대물림’ 논란에 대해 오리온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투데이신문>에서는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끝내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지난 19일 오리온은 끊임없는 논란이 있었던 ‘아이팩’을 흡수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또한 ‘랑팡아이팩’도 중국 오리온에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팩’과 ‘랑팡아이팩’을 담 회장 부자가 개인적인 부를 축적하게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비난을 다소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일각에서는 ‘오너일가가 벌여놓은 상황을 회사가 수습한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어 여전히 논란으로 시끄러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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