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KBS 1TV 대하드라마 <징비록>이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서애 류성룡이 집필한 《징비록》의 내용을 바탕으로 임진왜란이 발생하기 전부터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까지의 시기에 조정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와 관련 류성룡과 징비록에 관한 책도 수십 종 가까이 출간됐다. 드라마의 인기는 논외로 한다고 해도, 출간된 대다수의 책들이 류성룡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 일색이다.

그렇다면 류성룡은 정말로 영웅으로 추앙받을 만한 사람인가 하는 반론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류성룡에 대해 비판의식을 갖고 접근하는 책은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오히려 기록으로 남은 《징비록》의 이면에 다른 모습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한 의문으로 시작한 책이 바로 『징비록의 그림자』다.

역사학자이자 저술가인 저자 이희진은 전공인 전쟁사 관련 답사기를 쓰면서 임진왜란 초기의 ‘탄금대 전투’를 깊이 살펴볼 기회가 있었고, 탄금대 전투에 대한 역사왜곡이 심하다는 사실과, 왜곡된 사실 대부분이 현장 지휘관인 신립 장군에게 패전의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신립 장군은 패장으로 기록되며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라는 말처럼 신립 장군에 대한 기록이나 자료는 많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 여진족과 북방 영토에서 싸우며 혁혁한 전공을 세우던 신립 장군은 아이러니하게도 충주 탄금대에서 일본군에게는 완패하고 만다. 그렇기에 신립을 제대로 기억하려는 시도와 노력도 없었다.

저자는 신립 장군을 우리나라 ‘문중사학’의 희생자, 기득권층에 희생된 대표적인 ‘실무자’로 여기며 이러한 역사는 비단 조선시대뿐만 아니라 현재도 진행형이라고 지적한다.

이 책을 통해 신립 장군과 탄금대 전투의 실상, 나아가 임진왜란 발발 전과 초기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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