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고 있다.

성 전 회장이 지난 9일 오후 3시 32분경 서울 종로구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로부터 300m 떨어진 지점에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됐다.

성 전 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2013년 5월까지 분식회계 등을 통해 기업 부실을 속여 자원개발 등의 명목으로 정부 융자금과 국책은행 대출금 등 총 800억여원을 부당하게 지원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처럼 검찰 수사 중 목숨을 끊은 경제인은 성 회장 뿐만이 아니다.

앞서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 2003년 8월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그룹 사옥에서 투신자살했다. 정 회장은 대북송금과 현대그룹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던 중이었다.

정 전 회장의 자살 배경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경영난과 검찰 수사에 대한 심리적 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도 2004년 3월 대통령 친인척 비리로 조사를 받던 중 서울 한남대교에 투신해 사망했다.

남 전 사장은 정치권에 비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사장 연임을 위해 대통령 친인척에게 금품을 건넨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그는 “내가 모두 짊어지고 가겠다”는 말을 남겼다.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 역시 지난 2005년 ‘형제의 난’으로 두산가문에서 제명된 뒤 성지건설을 인수해 재기에 노렸으나 경영난에 몰리자 2009년 11월 자택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박 전 회장은 자금 압박과 가문에서 제명된 심리적 스트레스 등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사회 저명인사들의 자살 이유를 두고 검찰의 무리한 수사도 작용하지만 ‘부와 명예’라는 인생의 목표가 사라진 후 닥쳐오는 상실감과 패배에 대한 공포 등이 주는 극심한 스트레스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한다.

한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성 전 회장처럼 사회적 성공을 거둔 인물들은 작은 실패에도 자신을 ‘패배자’로 낙인찍고 극도의 상실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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