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폴리 해변

영국, 프랑스, 스위스를 거쳐 이탈리아 로마까지, 서유럽 여정이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든다. 마무리 일정은 나폴리, 폼페이를 비롯해 이탈리아 대표적인 휴양도시인 소렌토와 카프리섬에서 보내기로 했다.

나폴리는 로마에서 남동쪽으로 190㎞ 떨어진 이탈리아 반도의 서해안(티레니아 해)에 자리잡고 있다. 거대한 항구도시이자 지적 활동의 중심지이며, 전통적으로 빈곤한 메초조르노(이탈리아 남부지역)의 금융중심지이다. 이곳은 한때 나폴리 왕국과 양시칠리아 왕국의 수도이기도 했다. 나폴리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의 하나를 끼고 있으며, 이 만의 입구에는 북쪽으로 이스키아 섬과 남쪽으로 카프리 섬이 놓여 있다.

전통산업으로 자기제품·직물·강철 생산이 있으며, 신흥산업으로는 전자공업·정유업·자동차조립공업이 있지만 관광업도 이 지방 경제의 한 몫을 담당할 정도로 중요하다. 도시에는 많은 수의 인공 지하동굴이 있는데, 창고로 쓰이거나 와인 저장고, 식당 등의 용도로 쓰인다고 한다. 교육기관으로는 나폴리 대학과 국립역사학연구소 산하의 음악학교가 있는데, 이 음악학교는 1537년에 설립된 서구에서 가장 오래된 음악원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음악 공부를 위해 유학왔다는 한국인 관광가이드를 이곳에서 많이 만날 수 있다.

이탈리아 음식으로 대표되는 스파케티(파스타)와 피자의 발상지가 나폴리 지역이라고 한다. 만약 나폴리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려면 종종 애를 먹는 경우가 있다. 이는 나폴리에는 식당이 별로 없고, 거의 대부분이 피자를 파는 피제리아(pizzeria)이다. 그나마 조금 있는 식당 중 고급식당은 몇군데 밖에 없어 미리 확인해봐야 한다. 대부분의 피제리아는 화덕을 갖춘 곳이므로 피자의 맛은 그리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 소렌토 식당

이탈리아 남부의 휴양·관광 도시인 소렌토는 나폴리 만 연안에 위치해있다. 기후조건이 좋고 경치가 아름다워 오래전부터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으며, 포도주·올리브유·감귤류로 유명하다. 이곳이 우리에게 친숙한 것은 ‘돌아오라 소렌토로(Torna a Sorrento)’라는 나폴리 칸초네 때문일 것이다. 이 곡은 1902년 소렌토의 한 호텔주인이 당시 자신의 호텔에 머물렀던 쥬세페 자느르델리 상원의장에게 마을 우체국 개설 부탁을 잊지 말아달라는 의미로 선사한 노래이다. 몇 년후 이곡은 어느 축제의 노래경연에서 불려졌고, 이를 계기로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한다. 

   
▲ 폼페이 유적지

카프리로 가기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뒤덮힌 폼페이 유적지를 돌아봤다. 나폴리에서 남서쪽으로 23km 떨어진 베수비오 산 근처에 있으며, 사르누스(지금의 사르노) 강 어귀 북쪽으로 흘러든 선사시대의 용암에 의해 형성된 돌출부 위에 건설되었다. 폼페이는 79년 베수비오 화산의 격렬한 폭발에 의해 헤르쿨라네움 및 스타비아이와 함께 매몰되었다.

   
▲ 사람 화석

이 고대도시의 유적들은 그리스·로마 시대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독특한 자료가 되고 있다. 유적들을 보면 배수시설, 화장실, 목욕탕 등이 현대시설 못지않게 잘 만들어져 있는데, 당시의 화려하고 수준높은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눈에 띠는 곳으로는 사창가가 있는데, 이 역시 그 시절의 방탕한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 같다. 유리관에 전시되어 있는 사람 화석을 보면 마음 한쪽이 아려온다. 화산이 얼마나 순식간에 폭발하였으면 대피할 시간도 없이 그대로 화석이 되었으니 말이다.

   
▲ 나폴리 항구에 있는 카프리섬 왕복선

폼페이 유적지를 돌아보고 향한 곳은 나폴리 항구이다. 이곳에서 카프리섬으로 가는 쾌속선을 탈 수 있다. 큰 규모의 배가 아니라 그런지 가는동안 요동이 심하다. 나폴리 항구에서 카프리섬까지는 50분정도 소요된다. 대부분의 여행사에서는 카프리섬 일정을 옵션투어로 판매한다. 카프리섬에 내려 섬 정상으로 가는 케이블카를 탑승하려면 항구에서 마이크로 버스를 타야 하는데, 손에 땀을 쥐는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소형차 두 대가 간신히 지나갈만한 도로와 해변 절벽의 도로는 아슬아슬하기 그지 없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안도의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케이블카를 타고 섬 정상에 오르면 카프리섬 전체가 내려다 보이는데 보이는 주택들이 대부분 회칠을 해서인지 섬 전체가 흰색을 띠는것만 같다. 여기에 코발트색 바다가 흰색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며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긴다.

   
▲ 카프리섬

나폴리, 폼페이, 소렌토, 카프리섬 일정은 하루정도면 가능하다. 로마 근처에 숙소를 정한 우리 일행은 일정을 마치고 저녁 8시쯤 숙소에 도착했다. 다음날 로마공항에서 탑승수속을 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거쳐 인천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 로마 근교 숙소

이것으로 유럽 여행 일정이 마무리 되었지만 아쉬운 점이 많다. 좀더 세밀한 일정을 소개하지 못한 것과 현지에서 찍은 사진들이 많이 소실되어 더 좋은 경치를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 다음은 진주, 삼천포, 거제, 통영 등 우리나라 남부지역을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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