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공회대 정해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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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정권 심판론 카드, 유권자 표심 흔들 수도
경제정책 헤게모니, 야당서도 필요한 시점

새누리당 유승민·정두언·남경필, 개혁적 인물
새정치 문재인·김부겸·안희정·안철수·박원순, 미래리더십 인물

정치, 사회적 약자들 소외되지 않는 버팀목 돼야
여야, 참신한 정책으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야

【투데이신문 임이랑 기자】 지난해 12월 19일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 해산 청구 사건에 대해 8대1의 판결로 해산 결정을 내렸다. 해산의 근거는 통합진보당이 북한의 대남혁명전략에 충실한 조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자 통합진보당 의원을 국회로 보냈던 서울 관악구을, 인천 서구 강화을, 광주 서구을, 경기 성남시중원구에서는 4월 29일 재보선이 열리게 됐다.

이번 선거는 현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이자 내년에 실시되는 20대 총선에 대한 민심을 미리 확인 할 수 있는 ‘미니 총선’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선거만큼은 야권 성향의 정치 거물들이 출마해 유권자들에게 흥미로운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대표적인 거물급 인물을 살펴보면 서울 관악구을에는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광주 서구을은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도전장을 냈다.

여야의 상황은 이래저래 복잡하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 1주기와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휘말려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여전히 4.29 재보선에서 무시할 수 없는 지지율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2월 지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을 당대표로 선출하고 당내 계파 갈등을 타파하며 쇄신에 힘쓰고 있지만 여당과 또 다른 야권 성향의 후보들에 대한 대비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선거 결과에 전문가들도 다양한 예측을 내놓고 있다.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만큼 새정치민주연합의 승리로 재보선이 마무리 될 것이라고 보는 분석과 탄탄한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경제문제와 얽혀 결국엔 여당의 압승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으로 나눠있다.

<투데이신문>에서는 4월 14일, 지난 대선 때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선대위의 미래캠프 ‘새로운정치위원회’ 간사직과 문희상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정해구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해 예측해보고 한국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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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층 투표 참여율, 선거 당락 좌우

Q. 이번 재보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어떠한 전략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과거 재보선을 치를 때에는 전략공천을 많이 했다. 왜냐하면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 당내 경선을 거쳐 후보를 내세우는 방법보다는 외부에서 인기 있는 인물 혹은 승리 가능성이 높은 인물을 전략적으로 영입해 공천을 했다. 하지만 전략공천에는 단점이 있다. 지역구를 오랫동안 잘 관리해온 당내의 지역위원장 같은 사람들을 배제하고 외부인을 데려와 공천을 하다 보니 많은 갈등이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지난해 7·30 재보선 광주 서구을 후보였던 권은희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그동안 지역 관리를 잘해온 기동민 지역위원장을 동작을로 보내고 권은희 후보를 전략공천 했다. 문제는 기동민 지역위원장이 동작을로 올라오자 동작을의 허동준 지역위원장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공천파동이 일어났다. 당내에선 한바탕 난리가 난 것이다. 이렇듯 전략공천은 잘하면 좋지만 잘못하게 되면 공천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 이번 재보선은 과거 전략공천의 문제를 피하기 위해 원칙대로 당내경선을 통한 후보들을 공천했다. 그렇기 때문에 당내 공천파동이 발생하지 않은 점이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이라면 혁신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사실 재보선 때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이번 재보선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상당히 불리하다. 왜냐하면 재보선의 투표율이 낮기 때문이다. 투표율이 높으면 새정치민주연합이 승리하지만 투표율이 낮으면 새누리당이 승리한다. 이렇게 투표율에 의해 승패가 갈리는 이유는 젊은 사람들의 투표 의지 때문이다.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새정치민주연합과 함께 정의당 같은 야권을 많이 지지한다. 이에 반해 어르신들은 주로 새누리당을 지지한다. TV를 보면 투표를 하기 위해 섬에서 배를 타고 나와 투표장으로 향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그만큼 어르신들에게 투표는 하나의 생활과 같이 돼있다. 여기에 재보선 선거는 공휴일이 아니다. 주로 직장을 다니거나 학교를 다니는 젊은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에 더 많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젊은층의 저조한 투표 참여율이 재보선 때마다 야권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다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Q. 어르신들이 새누리당을 지지하고 젊은층은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같은 야권을 주로 지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한국 사회 내 세대 간의 의식 차이가 굉장히 크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를 보면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가 60~70% 넘어간다. 반면 젊은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야권을 지지하는 사람이 60~70%이다. 이렇게 세대 간에 지지하는 정당과 인물이 서로 다르다. 또 어르신들과 젊은 사람의 정치의식 차이가 크게 나는 이유는 젊은 사람 같은 경우 정치 의식이 대부분 리버럴(Liberal)하기 때문이다. 리버럴은 두 가지로 해석 할 수 있다. 하나는 진보적으로, 다르게는 자유주의적으로 해석한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사람은 어르신들에 비해 대개 진보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어르신들은 과거 박정희 대통령 시대를 살았고 당시 경제발전에 대한 추억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가 보수적인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세대 간의 의식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 야권이 어르신들에게 조금 더 다가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Q. 이번 재보선 선거도 세대, 이념, 지역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 보통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 같은 경우에는 지금 말한 3가지 경우가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의 경우에는 지역구가 4개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각 지역마다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서울 관악구을과 경기 성남시중원구 이 두 곳은 지역하고 관계가 없을 것 같다. 아마 세대가 선거 결과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천 서구강화군을 같은 경우는 좀 재밌는 경우인데 강화도 같은 경우에는 지역토박이들이 많고 어르신들이 많아 여권이 일방적으로 유리했었다. 하지만 인천 서구 쪽에 검단신도시가 생기면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유입됐다. 여기에 더해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강화 출신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표가 자신을 ‘강화의 사위’라고 한다. 또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가 과거 인천시장 재임시절 10조에 가까운 부채를 만든 것 때문에 현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경험도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인천 서구강화군을 을 여권 우세지역에서 경합지역으로 바꿔버렸다. 인천 서구강화군을 같은 경우에는 지역도 세대도 아닌 다른 요인들이 선거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광주 서구을 같은 경우에는 지역적 요인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당연히 야권이 이길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천정배 후보라는 변수가 있다. 광주와 호남지역에는 두 가지 정치 흐름이 있다. 하나는 과거 민주당 시절부터 새정치민주연합까지 꾸준히 야권을 지지해 왔던 과거 ‘호남정치파’와 이제는 새정치민주연합과 다른 대안정당을 찾는 ‘호남개혁정치파’가 있다. 이러한 호남 개혁정치의 흐름을 잡고 있는 후보가 천정배 후보이다. 천정배 후보는 호남개혁정치론을 통해 개혁적 호남 정치를 주장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광주 서구을은 과거 호남정치파와 호남 개혁정치파들이 경쟁을 하고 있다.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광주 서구을의 여론조사를 보면 천정배 후보가 앞서고는 있다. 그런데 새누리당 정승 후보나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는 각 정당을 통해 조직적으로 선거운동에 임하는 ‘조직선거’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천정배 후보는 무소속으로 홀로 뛰어다녀야 하기 때문에 조직선거가 유리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광주 서구을의 결과도 쉽게 예측하기는 힘들다.

Q. 이번 재보선에서 정치 거물인 정동영 후보와 천정배 후보가 출마한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 선거는 국민과 유권자에게 흥미를 주어야 한다. 흥미가 있고 재미가 있는 선거는 투표율이 상당히 높다. 하지만 서울 관악구을은 정동영 후보가 출마했다고 해서 유권자들에게 흥미를 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서울 관악구을의 야권 표를 분열시켜 여권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수 있다. 보통 서울 관악구을 같은 경우에는 여권이 약 40%, 야권은 약 60%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야권의 두 후보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정태호 후보와 정동영 후보가 30%씩 지지를 나눠 갖게 된다. 결국 선거에서 이기려면 두 후보 중 한쪽으로 지지가 쏠려야 한다. 두 후보 중 한 사람이 40% 넘는 지지율을 얻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두 후보 모두 떨어질 수 있다. 광주 서구을 같은 경우는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약 10~15%다. 지난해 7·30 재보선 선거에서 전남 순천시·곡성군에 출마해 당선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 같은 경우는 보기 드문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새누리당이 광주 서구을에서 얻을 수 있는 표는 10% 정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 광주 서구을은 천정배 후보나 새정치민주연합의 조영택 후보 중에서 당선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Q. 성남은 야권의 이재명 시장에 의해 보편적 복지를 추진하고 있고 시민들의 호응도 좋은 편이다. 이러한 이재명 시장으로 인해 야권이 경기 성남시중원구에서 쉽게 이길 수 있지 않을까.

: 그 부분에서는 동감하기 어렵다. 개인적인 생각에 이번 재보선 선거구 4곳 중에서 야권에게 가장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곳이 경기 성남시 중원구다. 왜냐하면 우선 과거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이었던 김미희 후보의 지지율이 약 10%정도이다. 여기에 새누리당의 신상진 후보는 과거 17·18대 국회의원을 지닌 경험이 있다. 물론 지역구 관리도 무척이나 잘한 후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정환석 후보는 경기 성남시중원구 지역위원장을 지내면서 나름대로 지역구 관리를 해왔지만 유일하게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후보다. 그렇기 때문에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보다 인지도 측면에서 약한 점이 있다. 그래서 정환석 후보는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재명 시장의 복지·경제 정책을 가지고 선거에 임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중원구는 서울 관악구을과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야권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소속 김미희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의 정환석 후보 둘 중 한 사람에게 표심이 쏠려야 한다. 그래야 새누리당 후보와 겨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그렇다면 서울 관악구을과 경기 성남시중원구에서 야권연대가 이뤄질 수 있을 것 같은데.

: 이번 선거에서 두 곳은 야권연대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야권연대가 될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야권은 선거 때마다 야권연대가 승리 공식인 것처럼 생각해 왔다. 하지만 야권연대만으로 승리할 수 없다. 그리고 이제는 야권연대 이야기가 나오면 유권자들이 지겨워하기 때문에 오히려 야권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결국 두 곳 모두 여권에 어부지리를 안겨주지 않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야권성향이 강한 후보에게 지지가 쏠려가든지 아니면 한 후보가 자진사퇴하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 같다.

   
 

▲선거 끝나면 세월호 인양 철회할 수도

Q. 세월호 1주기가 이번 재보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세월호 1주기가 이번 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여론조사를 보면 ‘정부가 세월호 문제를 제대로 해결했냐’는 질문에 60% 정도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재보선 선거가 있으니 이러한 국민 여론을 감안해 세월호 인양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세월호 인양을 이야기 하면서 뒤로는 비용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아마 선거가 끝나면 여론작업을 통해 세월호 인양을 하지 않겠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이 요구하는 진상규명문제보다 배·보상 문제를 자꾸 꺼내면서 돈 이야기를 하니 더욱더 정부에 항의하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 1주기인 4월 16일 외국에 나가는 것도 조금 영향을 줄 것 같다. 304명이 희생당한 기일에 중남미 4개국 순방길에 오르는 것은 여권에 상당히 불리한 측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성완종 리스트가 여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 여권의 타격이 좀 크지 않을까 싶다. 성완종 회장의 메모가 하나만 나왔다면 모르겠지만 다이어리 내용도 공개돼면서 앞으로도 계속 리스트가 나올 것 같다. 재보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아마 재보선 선거 할 때쯤이면 여권에 대한 유권자의 시각이 상당히 차가워 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권력층의 부정부패에 많이 분노한다. 성완종 리스트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점만 봐도 그렇다. 여당도 마찬가지로 지지율이 떨어졌다. 여기에 이완구 총리나 홍준표 경남도지사 같은 경우에는 ‘자리를 내려놓고 수사를 받으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세월호 참사 1주기와 성완종 리스트가 겹쳐서 여권에 상당히 불리한 상황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번 재보선 선거에서도 정권 심판론을 가지고 선거에 임할지 알고 싶다.

: 정권 심판론은 너무 구닥다리 방식이다. 재미없는 이야기고 내용도 없는 정권 심판론은 유권자들도 싫어할 것 같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 때문에 선거 막판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정권 심판론 카드를 꺼낸다면 어느 정도 유권자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부분은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정권 심판론을 가지고 선거에 임하는 것은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난 대선과 총선 그리고 지방선거에서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가 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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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관계, 곁가지일 뿐…경제정책 신경써야

Q. 이번 선거를 ‘종북 vs 국민지갑’의 대결로 표현하기도 한다. 야권이 종북프레임을 넘어설 수 있을까.

: 우리나라의 특수한 분단 상황이 계속되는 한 야권이 종북프레임을 넘어서기는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종북이라 지칭되는 사람들이 실제로 북한의 지령을 따르는 사람이 아닌데 부르는 사람들에게만 ‘종북’이기 때문에 종북이라는 말이 누구를 지칭하는지 분명하지도 않다. 선거때마다 지겹도록 듣는 종북프레임은 아직도 보수 세력을 결집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더해 이번 선거에서 종북이라는 이념공세가 가능한 지역은 경기 성남시중원구 일 것 같다. 여기는 과거 통합진보당 사태 때 드러난 계파인 경기동부연합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념공세가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Q. 경제정책은 과거 새누리당이 내세웠는데 이번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지갑이라는 경제정책을 내세워 선거에 임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새정치민주연합이 경제정책을 내놓은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과거 경제에 대한 대안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랫동안 새누리당과 같은 보수정당이 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경제에 유능하다고 국민들이 인식하게 됐다. 사실 경제 부분이 상당히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은 항상 한 팔만 가지고 싸운 셈이다. 경제정책이 없다보니 남북관계 완화를 돌파구로 생각하고 싸웠다. 하지만 남북관계는 곁가지이지 핵심은 아니다. 먹고 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 있나. 현재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하고 나서도 경제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니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장하는 경제정책을 ‘한번 믿어볼까?’하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경제정책에 대한 헤게모니를 새정치민주연합이 가져오면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높고 국민과 유권자들도 안심하고 새정치민주연합에 표를 줄 것 같다.

Q.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제정책을 비교해달라.

: 새누리당의 경제정책은 낙수효과다. 낙수효과란 그릇 위에다 계속 물을 부으면 자연스럽게 물은 넘쳐흐르게 되는 것처럼 재벌이나 대기업의 소득이 증가하면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 경제가 성장하고 서민과 저소득층에게 혜택이 돌아가 양극화가 해소된다는 것을 의미이다. 즉 낙수를 통해 국민전체가 발전한다는 의미인데 현재 상황에서 낙수의 의미는 없다. 낙수효과가 발생하려면 정규직 노동자들이 많아야 한다. 제대로 된 봉급과 연봉을 받고 중산층이 돼야 하는데 비정규직이 많기 때문에 낙수가 제대로 흐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복지와 정규직 일자리를 통해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봉급과 연봉을 받게 해줘야한다. 이를 위해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제정책으로 소득주도성장론을 주장하고 있다. 더욱더 쉽게 설명하자면 국민들의 지갑을 두둑히 해주는 정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Q.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선거운동 방식은.

: 각 정당의 당내문화는 선거 운동방식에 영향을 준다. 새누리당 같은 경우에는 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그들은 그런 일사불란함을 통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아는 것 같다. 그래서 퍼포먼스를 ‘이렇게 해야 이긴다’라는 승리 공식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새누리당은 과거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는 유명 광고로 잘 알려진 조동원씨 같은 홍보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해 당을 상징하는 색깔을 빨간색으로 바꿔 대선에 임했다. 여기에 지방선거 때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주십시오’라는 팸플릿을 통해 국민에게 읍소하는 방식으로 참신하고 신선한 선거운동을 해왔다. 이러한 외부 인사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유권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만한 선거운동을 한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내문화가 엉망인 부분들이 있다. 선거운동을 할 때 퍼포먼스가 없다. 그냥 발로 뛰면서 선거운동을 한다. 그렇기에 분명 선거 운동방식에 변화를 줘야 할 필요가 있다.

Q. 이번 재보선에서는 과연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묻고 싶다.

: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들이 새누리당 후보들에 비해 약한 면이 있다. 전략공천을 하지 않고 경선을 통해 공천을 했기 때문에 강한 후보들이 없다. 여기에 서울 관악구을과 경기 성남시중원구는 분열돼 있다. 전반적인 후보 면면은 새누리당이 훨씬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전패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월호 1주기와 성완종 리스트 사건이라는 변수가 있다. 여기에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지갑이라는 경제정책을 가지고 선거에 임하고 있다. 또 선거 전에 항상 노출했던 계파 문제도 보여주지 않았다. 인천 서구강화군을 같은 경우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경합지역이 돼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3승을 할 수도 있고 어쩌면 전승을 할 수도 있다. 이번 재보선 선거는 여러 요인에 의해 지지율이 오르락내리락 할 수 있는 그런 선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 있는 선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Q.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눈여겨볼만한 인물이 있는지.

: 새정치민주연합 같은 경우에는 우선 구(舊)리더십과 미래리더십으로 구분해야 할 것 같다. 구리더십으로는 박지원 의원 같은 인물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박지원 의원 같은 경우에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가장 노련하게 정치를 하고 있다. 미래리더십으로는 문재인, 안철수, 안희정, 김부겸, 박원순과 같은 인물들이 있다. 이들은 젊고, 밝은 미래를 향한 이미지를 가졌다. 앞으로 이 사람들이 새로운 정치를 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래리더십의 인물들은 경험이 부족하고 정치적으로도 노련하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구리더십의 박지원 의원 같은 인물이 미래리더십 인물들을 도와줄 필요가 있다. 서로가 협력보다 갈등으로 많이 드러났지만 이제는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됐으면 한다. 

Q.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새누리당에서 눈여겨볼만한 인물이 있는지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새누리당 내에서도 ‘아침소리’라는 쇄신파가 있다. 여기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정두언의원 같은 인물들이 있다. 보수정당에서 가장 개혁적인 이 인물들은 좀 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최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된 유승민 대표도 그렇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 이러한 경제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새누리당에서는 유승민 대표인 것 같다. 물론 이들은 안보적인 측면에서는 보수적이지만 상당히 개혁적인 면이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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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약자 위한 정치 필요

Q. 앞으로 대한민국의 정치가 어떻게 흘러갈 것이라고 예측하는지.

:2010년 6·2 지방선거 때 야권의 지지율은 상당히 높았다. 그리고 2011년 말까지 야권의 높은 지지율이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잇따라 패배하면서 내리막길로 갔다. 그 후 안철수 의원이 합류하게 되면서 한동안 내리막길을 피하다가 공천파동을 겪으면서 다시 지지율이 떨어졌다. 박영선 의원이 대표로 취임하면서 구원투수가 돼줄 것이라 생각했으나 많은 실수를 저질러 실망감을 안기기도 했다. 다행히 문재인 의원이 대표로 취임하면서 당의 지지율도 올라가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지지율이 오르고 있었지만 나아지지 않는 경제상황과 세월호 참사, 성완종 리스트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내리막길로 가고 있는 모양새다. 그래서 현재 여·야의 지지율이 교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 야권에게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회를 통해 야권은 당을 통합하고 혁신해 나가면서 높은 지지율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과 정책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여권 또한 하락하는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 보편적 복지와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지지율 하락을 막아야 할 것이다.

Q. 정치가 우리의 삶에 중요한 이유에 대해 한 말씀 해 달라.

: 사회적 약자는 정치가 아니면 기댈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신자유주의, 시장경제 논리로만 따져서 개인에게 ‘알아서 먹고 살아라’라고 한다면 사회·경제적 강자들은 더 강해지고 사회는 양극화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양극화를 중화시키고 균형을 맞춰주는 것은 정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정치에 무관심하고 정치를 혐오하게 된다면 정치는 강자들의 편이 된다. 정치가 강자의 편이 되는 순간 경제와 사회는 엉망이 돼버린다. 시장경제에서는 1원 1표지만 정치에서는 1인 1표다. 정치가 우리의 삶에 중요한 이유는 사회적 약자들이 소외되지 않고 버팀목이 돼주기 때문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여쭙고 싶다.

: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정치는 여론몰이를 통한 정치였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여·야는 진흙탕 싸움을 해왔다.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가 여론몰이를 통한 정치 때문에 구석으로 방치돼 있었다. 지금부터라도 여야가 참신한 정책을 가지고 정정당당하게 경쟁을 하는 정치를 지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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