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임이랑 기자】부산을 대표하는 막걸리 브랜드 ‘생탁’을 제조하는 부산합동양조 노동자들이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1년 넘도록 파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조합원 진모(55)씨가 지난 7일 오후 3시쯤 심장마비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일반노조에 따르면 고인은 평소 지병을 앓고 있었고 투쟁이 장기화 되면서 1년 넘도록 수입이 없어 경제적인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죽음으로 9명이었던 노조원은 이제 8명이 남아 계속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노조는 성명을 내고 “장기간의 투쟁이 한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그의 죽음은 악덕 생탁사장들, 교섭해태를 수수방관하고 악덕 사장들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부산고용노동청,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라는 악법이 만들어낸 사회적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생탁은 28년 일한 노동자가 월 1일 쉬면서 일요일엔 고구마를 먹으며 일을 해도 130만원의 임금을 받는데 부산합동양조 지분을 가진 장림제조장의 25명의 사장들은 월 2000만원 이상을 챙기는 이상한 회사였다”며 “이들 투쟁이 장기화된 이유는 생탁 악덕사장들이 현행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를 이용해 민주노조를 파괴하고 다수의 어용노조를 앞세워 교섭권과 쟁의권을 빼앗기 위해 지난 1년간 교섭을 해태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노조는 “노동청 역시 근로기준법조차 지키지 않았던 25명에 이르는 생탁 장림제조장 사장들을 제대로 소환조사 하지 않고 솜방망이 처벌하면서 알아서 모셔왔다”며 “경찰은 노동조합의 집회 때마다 사장들을 보호하기 위해 무리한 연행과 통제를 일삼아 왔다”며 주장했다.

이어 “이제 45명에서 9명까지 줄어든 생탁 노조원에 사측은 파업기간에 차례차례로 계약해지한 촉탁계약직 5명을 제외하고 정규직 4명에게 교섭권이 없으니 불법파업이라고 현장복귀명령을 내렸다”며 “이에 지난 4월 16일 새벽에 한 노동자가 해당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시청앞 전광판위 고공농성에 들어갔지만  생탁 사장들은 이들의 절박한 요구를 외면했고 결국 또 한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비난했다.

송복남 부산일반노조 현장위원회 총무부장은 <투데이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고인은 공장에서도 정말 성실하게 일했고, 과거 민주노총에서 하는 시급 만원을 위한 서명 운동을 할 때에도 하루 종일 서서 서명을 받을 정도로 건강했다”며 동지의 죽음에 말끝을 흐렸다.

새정치민주연합 부산시당의 조직인 을지킴이위원장 배재정 의원실 관계자는 “우선 조합원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에 다녀왔다”며 “노조원들과 사측이 계속 만나야 성과가 나올 것 같아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합원들이 최상의 조건에서 현장에 복귀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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