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장승균 기자】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오는 21일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 개성공단을 방북하기로 했다. 반기문 총장은 지난 19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15세계교육포럼(WEF)’ 기자회견 자리에서 “오는 21일 개성공단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기문 총장은 방한하기 직전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 북한을 방북하겠다는 의사를 북한에 타진했고, 북한이 이를 수용했다.

하지만 반기문 사무총장의 방북은 결국 철회됐다. 북한이 20일 갑작스럽게 철회를 한 것이다. 반기문 총장은 이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의 반기문 총장 방북을 갑작스럽게 철회를 한 것을 두고 국내 북한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북한이 철회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처형을 당하는 등 북한 내부 사정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반기문 총장이 개성을 방문하게 된다면 김정은 체제는 더욱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반기문 총장의 대북 메시지는 ‘평화’ 등을 언급할 것으로 보여진다. 김정은 체제는 미국 제국주의의 침략 위협을 통해 유지되는 정권이다. 그런데 반기문 총장이 ‘평화’를 메시지로 내놓으면 김정은 체제는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일각에서는 ‘반기문 대망론’에 이용되기 싫다는 김정은 체제의 의도가 들어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반기문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의 마무리를 조국 통일 등을 위해 쓰이고 싶다는 말을 누차했다. 그리고 반기문 총장이 만약 북한을 방문해서 남북관계가 개선된다면 국내 정치에서 ‘반기문 대망론’은 불을 지피게 되는 것이다.

현재 여권을 중심으로 ‘반기문 대망론’이 부상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반기문 총장이 개성공단을 방문하게 된다면 결국 북한은 ‘반기문 대망론’에 들러리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북한이 개성공단 방문을 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반기문 총장이 방북할 때 우리 정부의 고위급 관계자들도 동반 방북하기로 했다. 즉, 우리 정부는 반기문 총장의 방북을 계기로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게 하려고 했던 것이다.

반기문 총장과 함께 방북한 우리 정부 고위급 관계자들과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국제사회에서 조롱거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때문에 북한의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우리 정부 고위급 관계자들과 대화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있지 않았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한 북한이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최저임금 인상을 일방 통보한 후 임금 인상을 둘러싸고 남북 갈등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반기문 총장이 개성공단을 방문, 북측 근로자를 격려한다는 것 자체가 북측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쨌든 북한이 반기문 총장의 방북을 불허하면서 당분간 남북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6.15 남북공동선언 제15주년 기념행사와 8.15 광복70주년 기념행사 역시 무산될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때문에 남북관계는 당분간 계속 얼어붙어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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