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롯데월드 출입구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박지수 기자】제2롯데월드가 지난 12일 다시 문을 열었다. 안전문제로 영업이 중단됐던 제2롯데월드가 5개월여의 잠정휴업을 끝내고 서울시의 승인을 받아 다시 문을 연 것이다.

그동안 제2롯데월드에서는 바벨탑의 저주라고 불릴 만큼 노동자 사망, 진동, 누수, 싱크홀 등 각종 사고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당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고질적인 안전문제 때문에 시민들의 방문조차 꺼리게 만드는 곳으로 전락했다.

이에 롯데 측은 올 초 안전관리위원회를 출범하고 재개장과 함께 100여 명의 안전요원을 담당 구역별로 확대 배치해 안전 문제 해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투데이신문>은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다시금 개장한 제2롯데월드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손님맞이에 나섰는지 살펴보기 위해 지난 5월 19일 직접 방문했다.

 ▲ 썰렁한 모습의 제2롯데월드 매장 안 ⓒ투데이신문

무료 개장 3일간 26만 명 북적
12일 정식 유료 재개장
하루 평균 7만 4000명
직접 가보니 ‘썰렁’
면세점만 요우커 북적

제2롯데월드는 5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수족관과 영화관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했으며 이후 유료로 정식 오픈을 했다.

롯데에 따르면 무료개방 첫날에만 9만9000여 명의 방문객이 수족관과 영화관을 관람했으며 이는 4월 하루 평균 방문객인 6만6000명보다 30%가량 늘어난 인원이다.

그러나 같은 달 19일 오후에 찾은 제2롯데월드는 무료 개방 때 수많은 인파가 몰린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에비뉴엘 1층부터 올라가며 에비뉴엘관 전체의 분위기를 살폈지만 방문객들은 드물게 보였고 매장 내 고객들을 기다리는 직원들만 혼자서 매장을 지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평일이라 방문객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지나치게 썰렁한 분위기였다.

에비뉴엘관 7층과 8층에 위치한 면세점에서는 쇼핑을 하기 위한 요우커(중국인 관광객)가 대다수였고 내국인들은 간혹 볼 수 있었다. 면세점은 인적이 뜸한 평일 낮 시간대라는 점이 무색할 만큼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았다.

쇼핑몰관 식당가에는 인적이 보였지만 이들 역시 쇼핑을 위해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거나 롯데 측 직원들이었다.

영화관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오후 5시, 상영이 임박한 시간대의 영화 예매율을 살펴보니 매우 저조했다. 전체 좌석 4600개, 상영관 21개인 점을 고려할 때 평균 상영관 하나당 평균 220개의 좌석을 갖추고 있는데 160석 이상이 공석이었다. 영화관람 이후 상영관을 나오는 사람 몇몇을 제외하고는 영화관 내에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썰렁한 심야 영화 현장을 연상케 했다.

실제 무료개방 이후 제2롯데월드의 하루평균 방문객은 늘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하루 평균 방문객의 수는 7만 4000명으로 지난해 10월 개장 당시 10만 명에 비해 70%로 낮은 수준이다.

롯데 측은 롯데몰 수족관과 영화관 재개장 당시 하루 평균 방문객이 2만~3만 명가량 늘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안전사고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여전하며 높은 주차장 이용 요금이 방문객 수가 늘지 않는 주요 원인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제2롯데월드 주차장은 사전예약을 통해서만 사용 가능하다. 10분당 1000원이며 3시간 초과 시 이후 10분당 1500원을 부과하며 제2롯데월드에서 물건을 사더라도 요금 할인을 받지 못하니 방문객들의 불만은 증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첫 개장 때부터 재개장 이후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롯데몰 의류매장의 한 직원은 “지난주 어린이날처럼 연휴가 겹치는 날과 영화관, 수족관을 무료로 개장할 때는 방문객이 있었지만 보통 때는 한산하고 판매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내국인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 지난 4월 스프링클러 오작동 사고가 발생한 유니클로 ⓒ투데이신문

사고 현장 살펴보니… 보수 완료
에비뉴엘관 8층 면세점 천장 균열 여부 확인 필요

먼저 균열이 발생했다던 지하주차장 지하 2층을 살펴봤다. 롯데 측은 지난해 12월 30일 주차장 지하 2층부터 5층까지 광범위하게 균열이 진행돼 이에 대한 보강 공사를 진행했다. 현재는 균열 지점이 정확히 어디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말끔한 모습이었다.

출입문 사고와 관련된 곳도 살펴봤다. 지난해 12월에는 대형 출입문이 넘어져 20대 여성이 상처를 입었으며 잇따라 지난 2월에도 출입문 이탈로 20대 여성과 남성 고객이 어깨와 다리 등에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출입문 관리 상태에는 별다른 문제점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출입문은 제2롯데월드에 첫 발을 내딛는 곳이자 고객들이 오가는 곳인 만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누수가 발생한 수족관도 실리콘과 수조 내 방수제를 새로 시공해 문제가 있는 부분을 말끔히 보수한 상태였다. 

이상 진동 현상이 있었던 롯데시네마 14 상영관도 천장 영사기를 벽면으로 이동하고 방진 패드를 설치해 현재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상태다. 재개장 후 해당 상영관에서 영화 관람을 한 이모 씨는 “진동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며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4월 30일 스프링클러가 오작동해 물이 쏟아지는 소동이 벌어진 유니클로도 찾았다. 유니클로 직원들은 현재 매장 관리와 관련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 시멘트가 갈라진 에비뉴엘관 8층 면세점 천장 ⓒ투데이신문

하지만 에비뉴엘관 8층 면세점 천장에서 다시금 안전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포착됐다. 천장 곳곳에 시멘트가 갈라져 보이는 부분이 확인됐다. 앞서 지난해 11월 제2롯데월드의 천장 시멘트 균열과 관련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진 바 있어 균열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이모 씨는 “사고 관련 기사를 보고 걱정이 됐지만 찾던 브랜드가 있어 제2롯데월드를 방문했다”며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방문이 꺼려진다”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 정모 씨는 “자택이 인근에 있어서 제2롯데월드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며 “물론 안전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막상 방문해보니 깨끗하고 직원들도 친절해서 건물이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재승인으로 기사회생한 제2롯데월드.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안전문제를 해결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건물로 비상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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