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 매입 금액에 따라 장려금 제공 받는 온라인 대리점 약정서 우 목표 달성에 따라 장려금 제공 받는 오프라인 대리점 약정서 / 사진 제공 A씨

온·오프라인 대리점 차별?…불공정거래 의혹
오프라인만 판매 목표 달성해야 장려금 제공

오프라인 대리점주 “본사, 온라인 대리점에게 과다 지원”
유한킴벌리 “차별 없다…공정거래·동반성장 노력”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유한킴벌리가 대리점을 상대로 갑질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본사가 온라인 대리점에 오프라인 대리점보다 훨씬 싼 가격에 물품을 제공하고, 온라인 대리점에게만 증정품 및 견본을 제공하는 등 온·오프라인 대리점에 차별적인 대우를 하고 있다는 것.

또한 오프라인 대리점들에만 판매목표를 설정해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장려금을 지급해주지 않고 있어 불공정거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유한킴벌리 오프라인 대리점주들은 협의회를 만들어 본사 측에 차별 개선을 촉구하고 있지만 본사 측은 협의회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쳐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온라인 대리점만 차별적 대우?

유한킴벌리 오프라인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유한킴벌리가 오프라인 대리점을 상대로 차별적인 대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유한킴벌리 본사는 오프라인 대리점에는 제공하지 않는 지원을 온라인 대리점에는 하고 있다.

그는 “유한킴벌리는 오프라인 대리점과는 달리 온라인 대리점에만 여러 가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며 “견본, 사은품, 광고비, 프로모션비용, 포장박스 등을 온라인 대리점에만 지원해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같은 온라인 대리점에만 과다한 지원을 일삼는 차별적 거래를 통해 오프라인 대리점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비데’라는 제품의 경우 온라인 대리점은 증정품을 받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으나 오프라인 대리점은 해당 증정품을 본사로부터 받지 못했다.

▲ 한 온라인 대리점이 ‘마이비데’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사이트. 오프라인 대리점은 받지 못한 증정품을 제공하고 있다. 개수는 30매×2개=60매+휴대용 6매로 총 66매.

한 온라인 대리점이 ‘마이비데’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사이트를 보면 정품은 46매×8개로 총 368매, 증정품은 30매×2개=60매+휴대용 6매로 총 66매이다.

결국 온라인 대리점은 정품의 약 17.9%에 해당하는 증정품을 받았으나 오프라인 대리점을 운영하는 A씨는 이와 같은 증정품을 제공받지 못했다.

▲ 또 다른 온라인 대리점이 ‘마이비데’ 제품을 판매하면서 증정품을 제공하고 있는 모습. 증정품은 30매 견본 3개·6매 견본 3개·티슈가 들어있지 않은 전용용기로 구성됐다.

또 다른 온라인 대리점의 경우 정품은 46매×2개로 총 92매, 증정품은 30매 견본 3개·6매 견본 3개·전용용기로 구성됐다.

이처럼 해당 온라인 대리점은 본사로부터 받은 다양한 증정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었으나 A씨와 같은 대리점에는 증정품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유한킴벌리의 또 다른 제품인 좋은 느낌 슈퍼롱 오버나이트, 화이트 생리대, 디펜드 스타일 팬티, 하기스 물티슈, 크리넥스 갑 티슈, 크리넥스 키친타월 등과 관련해 온라인 대리점들은 각각 견본 및 사은품을 받았으나 A씨는 해당 제품들에 대해서도 본사로부터 어떠한 증정품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A씨는 “본사가 온라인 대리점에만 견본 및 사은품 등에 대해 일방적인 지원을 해주는 것은 기존 오프라인 대리점들의 생존이 불가능하도록 만드는 차별적 거래”라고 분노했다.

이어 “날이 갈수록 인터넷이 활성화가 되다 보니 전체적으로 오프라인 영업은 쇠퇴하고 온라인 영업만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온·오프라인 대리점 제품 공급가 달라

A씨는 유한킴벌리 본사가 온라인 대리점과 오프라인 대리점에 공급하는 제품에 대한 공급가에도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온라인 대리점과 오프라인 대리점의 제품 가격표를 비교해보면 온라인 대리점의 공급가가 훨씬 저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한킴벌리 본사가 A씨에게 제시한 제품 가격표에 따르면 화이트 울트라 날개 중형 18p 제품의 경우 박스가(18p 제품×24개) 9만5760원, 낱개가(18p 제품) 3990원으로 1p당 가격은 221.7원이다.

그러나 A씨가 온라인 대리점을 통해 알게 된 온라인 대리점 제품 가격표를 보면 화이트 울트라 날개 중형 18p+1 제품의 경우, 18p 제품보다 오히려 피수 1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박스가(18P+1 제품×24개) 6만2400원, 낱개가(18p+1 제품) 2600원, 1p당 가격은 136.8원이다.

다른 제품의 경우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A씨가 본사로부터 공급받은 좋은 느낌 울트라 날개 중형 18P 제품은 박스가(18p 제품×24개) 9만5760원, 낱개가(18p 제품) 3990원, 1p당 가격 221.7원이다.

이에 반해 온라인 대리점의 좋은 느낌 울트라 낱개 중형 18+1p 제품의 경우 박스가는(18p+1제품×24개) 7만4800원, 낱개가(18p+1 제품)는 3117원, 1p당 가격은 164원으로 A씨가 공급받은 제품과 가격 면에서 차이가 있다.

A씨는 “어떤 경우에는 인터넷에서 파는 판매가가 오프라인 대리점의 판매가가 아닌 매입가보다도 낮을 때가 있다”며 “소비자들이 바보도 아니고 뻔히 인터넷에서 더 싼 가격으로 팔고 있는데 누가 오프라인 대리점을 통해 물건을 사려고 하겠냐”며 한탄했다.

물품 구입, 장려금 위해 ‘울며 겨자 먹기’

A씨는 본사로부터 정해진 양만큼의 제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오프라인 대리점은 판매 목표 달성에 따른 장려금이 있기 때문에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본사로부터 제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

A씨는 “오프라인 대리점들은 본사로부터 물품을 매입하는 것보다 인터넷에서 사는 게 더 싼 것을 알지만 눈뜬장님마냥 본사에서 매입을 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또한 A씨는 유한킴벌리 본사가 장려금과 관련해서도 온라인 대리점과 오프라인 대리점에 차별을 뒀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대리점은 판매 목표 달성과 관계없이 장려금을 받을 수 있으나 오프라인 대리점은 판매 목표 달성을 해야만 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지난 2013년 유한킴벌리와 약정을 맺은 한 온라인 대리점 약정서를 보면 ‘목표 달성과 상관없이 여성용품의 경우 매입 금액의 9.0%의 장려금 지급, 시니어용품의 경우 매입 금액의 5% 장려금 지금, 가정용품은 매입 금액의 4% 장려금 지급, 크리넥스 물티슈는 매입 금액의 7.5%의 장려금을 지급받는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오프라인 대리점을 운영 중인 A씨가 유한킴벌리와 맺은 약정서를 보면 ‘당월 total 목표 달성율에 따라 장려금을 지급한다’며 ‘목표 달성률 90% 이상 달성 시 장려금 2.0%, 100% 이상 달성 시 3.0%의 장려금을 지급한다’고 나와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판매 목표와 관련해 오프라인 대리점과 온라인 대리점에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장려금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특정 대리점(온라인 대리점)을 유리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협의회, “목표 달성에 따른 장려금 제도 철폐해야”

이에 A씨를 비롯한 오프라인 대리점주들은 지난 14일 대전에서 처음으로 유한킴벌리대리점협의회를 결성했다.

이 협의회는 지역별로 한명씩 운영위원을 구성하고 유한킴벌리가 온라인 대리점과 오프라인 대리점을 차별 대우하는 것을 비롯해 판매 목표에 따른 장려금 제도를 철폐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협의회는 유한킴벌리에 대해 거래상 지위남용행위 등의 혐의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검토 중이다.

A씨는 “현재 첫 번째 목표를 판매 목표 철폐에 두고 있다”며 “이와 함께 갑질을 일삼고 있는 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받아내기 위해 다 같이 힘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한킴벌리는 윤리경영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이름이 나 있는데 이와 맞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실망스럽다”며 한탄했다.

유한킴벌리, “시장 환경 차이일 뿐, 차별 없다”

한편, 유한킴벌리는 “온라인 대리점과 오프라인 대리점에 차별이 없다”고 밝혔다.

유한킴벌리는 <투데이신문>의 취재에 서면을 통해 “일반적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시장의 특성 차이로 인해 각각의 영업 전략을 다르게 운영하는 부분은 있지만 이는 환경의 차이로 인한 것일 뿐, 차별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대리점에만 사은품을 제공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제품 출시 등으로 재고의 신속한 소진이 필요할 경우 효과적으로 소진이 가능한 일부 채널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당시 수퍼롱 오버나이트 제품을 견본 제공 또는 가격할인 방식으로 온라인 전문 대리점에 판매한 것은 신제품 출시에 따른 신속한 구제품 소진을 위한 방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 채널(판매자)에 적합한 제품이 있기에 때로는 공급자가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특정 채널에 적합한 제품을 제안하고 협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제품 공급가 차별에 대해 “제품 공급가격은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이기 때문에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고 판매채널의 판매량, 물류비용, 유통구조 등을 반영해 할인율이 적용되는 것”이라며 “이는 시장의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당사 대리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이를 극복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당사는 윤리경영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며 협력회사, 거래선에 대한 공정거래, 동반성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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