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엔제리너스커피>

날씨보다 뜨거운 ‘빙수 열전’
외식업계, ‘빙수’로 소비자 입맛 잡기 나서
매년 바뀌는 빙수 트렌드, 올해는?
업계, 가격 적정성·위생 해결에 안간힘

【투데이신문 이경은 기자】무더운 여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디저트는 단연 ‘빙수’다. 쏟아지는 햇볕 아래 입속 더위를 잠재우고 잠깐의 시원함이라도 느껴보고자 많은 이들은 빙수를 먹는다.

이렇듯 빙수는 그야말로 여름을 대표하는 메뉴로서 어느새 국민 디저트로 자리매김했고, 갈수록 뜨거워지는 ‘빙수 열풍’을 따라 빙수 업계는 올해의 빙수 시장에서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빙수 신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이지만 이미 많은 업체들이 빙수 신 메뉴를 출시했으며 빙수 판매처도 더욱 다양해졌다.

그러나 옥에 있는 티처럼 가격 적정성이나 위생 등이 빙수 제품의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어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는 빙수 시장에서 관련 업체들이 이와 관련해 얼마나 현명하게 대처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좌측부터 설빙 ‘망고치즈설빙’, 카페베네 ‘코니소다눈꽃빙수’
   
▲ 좌측부터 설빙 ‘인절미 그린티 설빙고’ , ‘초코티라미수 설빙고’, ‘망고코코 설빙고’

더위 오기도 전 출시되는 빙수

많은 업체들은 빙수 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일찌감치 지난 4~5월 빙수 신제품을 출시했다.

밀탑, 옥루몽, 설빙 등 빙수 전문점들이 줄줄이 새로운 빙수 메뉴를 선보인 것은 물론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카페베네, 드롭탑, 엔젤리너스, 탐앤탐스, 커핀그린나루, 이디야커피 등 커피전문점들도 빙수메뉴를 더욱 강화했다.

베이커리와 아이스크림 디저트 카페도 예외는 아니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와 배스킨라빈스, 나뚜르팝도 진작 빙수 판매에 나섰다. 이와 함께 패스트푸드점인 롯데리아에 이어 최근에는 JW메리어트, 롯데호텔 등 특급 호텔들까지도 빙수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관련업계에서 너 나 할 것 없이 새로운 빙수를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열을 올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빙수 시장의 규모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

3일 업계에 따르면 빙수 시장 규모는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해 15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최근 빙수 전문점은 물론 커피전문점, 베이커리 등 판매처가 다양해지면서 국내 빙수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관련 업체들은 소비자 한 명의 눈길이라도 더 사로잡기 위해 각각 차별화된 전략으로 빙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봇물처럼 쏟아지는 각양각색의 빙수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빙수 트렌드를 읽어내고 있는 것.

패션이나 뷰티에도 트렌드가 존재하듯이 빙수도 매년 그 모습을 달리하며 유행을 타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한때는 형형색색의 색소를 잔뜩 뿌린 일반 얼음 위에 젤리, 과일 통조림, 시리얼, 팥, 연유 등의 토핑을 한 화려한 빙수가 유행했다. 이는 동네 작은 제과점이나 여학생들의 집합소로 여겨졌던 ‘캔모아’ 같은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후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과일 통조림이 아닌 새콤달콤한 진짜 과일이 들어간 과일 빙수와 몸에 좋은 것은 물론 특유의 쌉싸래한 맛이 일품인 녹차가 들어간 녹차 빙수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원조를 이길 수는 없는 법, 어느 순간부터 다시 옛날 팥빙수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별다른 재료 없이 정갈한 놋그릇에 직접 쑨 팥과 찹쌀떡을 고명으로 올려 이름 그대로 팥 맛을 살린 담백한 팥빙수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매번 빙수 트렌드가 변화해온 가운데 지난해에는 우유를 주성분으로 해 고운 입자의 눈이 쌓여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눈꽃 빙수가 빙수 시장을 뒤흔들었다. 눈꽃 빙수는 우유 얼음이기에 별 다른 토핑 없이도 훌륭한 맛을 자랑해 빠른 속도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 좌측부터 카페베네 ‘코니망고눈꽃빙수’, 설빙 ‘인절미설빙’

2015년 빙수 트렌드는?

그렇다면 때 이른 더위보다 더 핫한 올해의 빙수 트렌드는 무엇일까.

먼저 올해도 여전히 우유로 만든 눈꽃 빙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빙수 전문점 밀탑, 옥루몽, 설빙 등은 물론 커피전문점 드롭탑과 할리스, 카페베네, 탐앤탐스, 투썸플레이스 등 역시 우유 얼음을 베이스로 삼아 눈처럼 시원하고 부드러운 우유 얼음에 각종 과일, 요거트, 커피, 팥 등을 올린 빙수를 출시했다.

또한 올해 주목해야 할 점은 많고 많은 과일 중 ‘망고’를 주재료로 한 다양한 빙수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는 것. 달짝지근한 맛이 강한 열대과일인 망고는 그 자체만으로도 기분 좋은 달콤함을 가지고 있어 빙수와 찰떡궁합인 재료로 손꼽히고 있다.

설빙은 지난 5월부터 망고와 관련한 6종의 메뉴를 선보이는 ‘애플망고 페스티벌’을 시작했다. 이 중 빙수 메뉴인 ‘프리미엄 망고코코설빙’ ‘망고치즈설빙’ ‘망고코코설빙고’ 등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우유 얼음과 달콤 상큼한 망고의 조화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카페베네 역시 지난 4월 망고를 활용한 빙수와 주스 등 신메뉴 6종을 출시했다. 생망고를 통째로 올린 ‘코니 망고 눈꽃빙수’와 생망고에 젤라또, 치즈케이크 등을 더한 ‘망고 치즈케이크 빙수’는 벌써 반응이 뜨겁다.

망고식스 또한 브랜드 이름에 걸맞게 망고를 내세운 빙수 10종을 새롭게 선보였다. 망고식스는 ‘생망고 빙수’를 비롯해 아사이볼 등 과일과 혼합한 ‘생망고 팥빙수’, ‘생망고 아사이빙수’, ‘생망고 청포도빙수’, ‘생망고 블루베리빙수’, ‘생망고 딸기빙수’와 ‘생망고 코코넛빙수’, ‘생망고 치즈빙수’, ‘생망고 초코빙수’, ‘생망고 인절미빙수’ 등을 내놨다.

올해는 케이크를 토핑으로 올린 빙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케이크를 작은 큐브 모양으로 조각 내 빙수 토핑으로 쓰거나 아예 케이크 조각 하나를 통째로 빙수와 곁들여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먼저 이디야는 큐브 모양의 케이크 토핑을 쓴 빙수를 내놓았다. 커피와 브라우니 조각을 올린 ‘밀크커피빙수’와 치크케이크와 딸기 소스가 조화를 이룬 ‘치즈딸기빙수’를 선보였다.

뚜레쥬르 또한 우유 얼음 위에 큐브 모양의 부드러운 티라미스 케이크와 진한 초코 파우더를 더한 빙수를 출시했다.

이와 달리 투썸플레이스는 디저트 카페답게 당사의 케이크 한 조각과 과일이나 커피로 맛을 낸 빙수를 출시했다. 이는 자몽무스케이크와 자몽 및 베리류로 맛을 낸 ‘자몽베리케이크빙수’와 티라미수케이크와 커피빙수를 담은 ‘티라미수케이크빙수’ 등이다.

그동안 빙수는 여럿이 둘러앉아 숟가락으로 퍼먹는 것으로 생각해왔지만 올해는 누구나 혼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1인 빙수 제품도 많이 등장했다.

카페베네는 CU편의점과 함께 누구든지 혼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딸기빙수, 녹차빙수, 커피빙수, 쿠키앤크림 빙수 등 미니빙수 4종을 출시했다. 카페베네만의 특징적인 빙수 볼 모양을 본뜬 용기에 빙수와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첨가했다.

   
▲ 카페베네 ‘미니 빙수’ 4종

드롭탑 역시 1인 수요 증가를 반영해 컵빙수 ‘고고씽 아이스탑’을 선보였다. 이는 기존에 판매되고 있는 3~4인용 빙수인 ‘아이스탑’의 맛과 품질은 그대로 유지한 채 용량만 줄인 ‘고고씽 밀크 아이스탑’과 ‘고고씽 베리베리 아이스탑’ 등이다.

설빙도 혼자 테이크아웃 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1인용 컵설빙고를 내놓았다. 캐러멜 팝콘과 치즈케이크가 들어간 ‘카라멜치즈 설빙고’, 망고를 올린 ‘망고코코 설빙고’, 요구르트 아이스크림과 치즈케이크 조각이 들어간 ‘베리치즈 설빙고’, 초콜릿 빙수 위에 티라미수 케이크를 올린 ‘초코티라미수 설빙고’, ‘인절미그린티 설빙고’ 등이 주요 메뉴다.

이와 함께 초특급 프리미엄 재료를 앞세워 기존 빙수 가격의 몇 배에 달하는 비싼 가격으로 출시된 고급 빙수 제품도 주목받고 있다.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호텔은 국내 8만원이라는 국내 최고가 빙수 ‘돔 페리뇽’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이 제품은 최고급 샴페인으로 유명한 ‘돔 페리뇽 2004’를 주재료로 만든 셔볏 위에 솜사탕과 식용 장미잎, 금가루 등을 뿌려 장식했다.

롯데호텔서울도 제주산 애플망고와 퓨레를 사용한 ‘애플망고 빙수’와 눈꽃 얼음 위에 국내산 통팥, 인절미, 마쉬멜로우 등을 고명으로 올린 ‘전통빙수’를 각각 3만9000원, 3만2000원에 선보였다.

   
 

빙수 ‘옥에 티’, 가격 적정성·위생

이렇듯 여름 먹을거리 시장에서 선두로 올라선 빙수를 놓고 관련업계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해마다 급성장하고 있는 빙수 시장이 더욱 탄탄해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몇 가지 있다.

먼저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인기만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오르는 빙수의 가격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다.

작년 평균 9000원대의 가격이었던 빙수 가격에 비싸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소비자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1만원이 넘는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며 가격 적정성 문제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

지난해 7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빙수의 가격조사 및 원가분석을 통해 지나치게 높은 빙수 가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협의회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빙수 가격이 직장인 평균 점심값의 1.5배 수준에 달한다. 또한 팥빙수, 과일빙수의 원재료비는 2500원 미만이며 빙수 총 원가는 판매가의 60%정도이다.

이에 협의회는 “대부분의 빙수 판매점들이 원가 대비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책정해 소비자들의 과소비를 유도하고 있다”며 “빙수판매업체들은 빙수의 대용량·고가격 정책을 지양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빙수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가격으로 제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위생 또한 매년 빙수 제품과 관련해 떼려야 뗄 수 없는 꼬리표와 같은 문제점이다.

특히 빙수 제품 가운데 위생 상태가 우려되는 것은 바로 우유 얼음을 갈아서 만든 눈꽃빙수다. 지난해 여름 눈꽃빙수의 위생 문제는 방송에 보도되며 한 차례 불거졌던 바 있다.

빙수기 내부에 잔여물이 남아 있을 시 유해균이 생겨 소비자들이 식중독 등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빙삭기를 꼼꼼히 세척하는 일은 필수로 요구된다.

울산시는 지난달 13일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과 함께 식중독 사고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영업장 면적 250㎡ 이상 대형 빙수·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 47곳에 대한 특별위생점검을 2주간 실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위생 상태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에 소비자들이 걱정 없이 빙수를 즐기기 위해서는 관련 업체들의 빈틈없는 청결 유지가 중요하다.

이에 따라 관련업체들은 위생과 관련해 촉각을 곤두서고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저마다 미리 대비하고 있다.

설빙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빙수 기계들이 보통 매장에 2~3대 정도 있는데 세척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며 “매장별로 오픈에 한번, 브레이크 타임에 2회 이상, 마감에 한번으로 하루에 총 4회 이상 기계들을 세척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눈꽃빙수 제조시 아이스블록이라고 하는 눈꽃얼음 1개를 사용하며 이는 일회용으로 개별 포장돼 냉동고에 보관해 사용한다”며 “빙수 제조 시에는 일회용 장갑, 집게, 계량스푼, 계량컵 등을 사용해 제조하며 제조 후에는 빙삭통과 고정판을 분리해 세척하고 살균소독, 건조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에서 사용하는 눈꽃빙삭기는 각각의 부속품들이 분리돼 세척에 매우 용이하다”며 “눈꽃빙수 메뉴별 얼음 종류가 바뀔 때마다 부속품을 분리해 세척한 후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 투썸플레이스 ‘케이크 빙수’ 2종

호황 누리는 빙수, 전망도 밝아

어느 새 빙수는 사람들이 수시로 마시는 커피만큼이나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음식으로 자리 잡았고 그 인기에 비례해 매출 또한 수직으로 상승하고 있다.

설빙에 따르면 올해 1~4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2배가량 증가했다. 또한 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9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서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빙수 시장에 맞게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설빙 관계자는 “업체 간 뜨거운 경쟁으로 소비자의 입맛과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독특한 빙수들이 순식간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적 특징을 감안해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싱글메뉴 ‘설빙고’ 시리즈를 선보인 것처럼 계속해서 빙수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소비자의 입맛이 고급화되고 있어 그에 따라 취향의 다양화에 초점을 맞춰 더 많은 메뉴를 선보이려 빙수 메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다양한 가격대의 메뉴를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여느 때보다 호황을 누리고 있는 빙수이기에 전문가들 또한 빙수 시장의 전망을 밝게 내다보고 있다.

책 <빙수 얼음氷 물水>를 출간한 빙수 전문가 조영욱씨는 “10년 전부터 유행처럼 번져온 빙수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더 커지고 있다”며 “빙수가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계절에 상관없이 꾸준히 빙수를 찾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빙수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많아지는 만큼 곳곳에 숨어있는 빙수 맛집보다는 대중적인 맛을 메뉴로 내세운 업체들이 많은 소득을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높아지는 빙수의 인기만큼이나 빙수 기계의 기술도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향후 5년 정도는 빙수 열풍이 뜨거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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