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확인] H인력개발 “도덕적으로 잘못된 점 인정”

   
▲ <사진= H인력개발이 채용사이트에 올린 공고>

【투데이신문 임이랑 기자】인천 부평의 한 용역업체가 일당 5만4000원에 집회 인원 200여명을 모집하려 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인력개발은 알바채용 사이트에 지난 12일 ‘집회인원을 모집합니다~(교통, 식사제공)’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H인력개발은 “집회인원 200여명을 모집하며 1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총 4시간 근무한 대가로 5만4000원을 지급한다”고 근무조건을 설명했다.

특히 “절대 나쁜 일이 아니”라며 “모 협회에서 정부에 집회를 신청해서 인원을 모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위험하거나 불법적인 일은 아니고 25세 이상 50세 미만 남녀노소 누구나 참가 가능하다”면서 “우리는 인원수를 채워주고 따라해주는 것 뿐이다. 적극적으로 분위기를 맞춰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해당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같은 목적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집회를 여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집회 인원을 돈 주고 모집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H인력개발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모 협회가 정부에 집회를 한다고 글을 올려놨지만 사실은 아파트 하자와 관련해 시위를 하시는 분들의 청탁을 받은 것”이라면서 “하지만 메르스 사태 때문에 집회를 취소하겠다는 통보를 받아 집회 인원을 모집하는 것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도덕적으로 잘못된 점은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집회 인력을 모집해 줄 것을 H인력개발에 청탁한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저 집회인원을 모집하는데 얼마나 드는 지 궁금한 차원에서 문의 했을 뿐 모집해달라고 한 적이 없다”며 “결국 집회도 열리지 않았는데 대체 뭐가 문제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성공회대 이광일 교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집회는 당사자와 집회의 목적에 동의하는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며 “구인광고를 통해 집회 참석자들을 모집하고 일당을 주는 행위가 과연 민주적이고 윤리적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용산참사를 비추어 볼 때 용역업체 직원들은 돈을 받고 철거민에 대해 비도덕적·비윤리적 행위를 가했다”며 “비록 집회가 열리지 않았다지만 일당을 받고 집회에 참여하는 참가자들도 얼마나 도덕적이고 윤리적일지는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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