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하리 처음처럼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박지수 기자】 롯데주류에서 출시한 ‘순하리 처음처럼’의 일부 성분이 변경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한 레시피 변경이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 네티즌은 SNS를 통해 “순하리의 맛이 처음에 마셨을 때와는 너무나 달라(부정적으로) 레이블의 원재료란을 확인. 아니나 다를까 증류식소주(쌀:국산 100%) 부분이 삭제됨”이라는 문구와 함께 내용이 바뀐 순하리 라벨 사진을 게재했다.

이 글은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누리꾼들은 증류식소주를 뺀 이유가 제조 원가를 낮추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순하리는 지난 3월 20일 출시 이후 부산과 경남 지역에서 품귀 현상을 빚으며 출시 3개월여 만에 판매량 2000만병을 돌파할 정도의 히트 상품이다. 알코올 도수가 17.5도인 기존의 처음처럼 제품과 동일한 희석식소주지만 알코올 도수를 14도로 낮추고 천연 유자 과즙을 첨가한 리큐르 제품에 속한다.

당초 순하리 제품에 부착된 라벨지의 원재료명 및 함량란에는 ‘증류식소주(쌀:국산 100%), 스테비올배당체, DL-알라닌, 글리신, 아르기닌’이 기재돼 있었다.

하지만 순하리 출시 초기와 달리 5월 중하순부터 출시되는 순하리 제품에는 증류식소주뿐만 아니라 ‘글리신’ 등의 아미노산 종류가 첨가물에서 빠졌다.

증류식소주는 쌀 등의 전분이 함유된 원료를 발효한 후 온도 35~40℃에 끓이는 증류 방식으로 제조되며 희석식소주는 주정에 물과 첨가물을 희석해 제조된다.

증류식소주가 희석식소주보다 가격이 높으며 공정이 복잡하다고 알려진 만큼 순하리의 레시피 변경이 결국 비용 절감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 순하리 처음처럼 레시피 변정 전(왼쪽), 변경 후(오른쪽) ⓒ투데이신문

이에 대해 롯데주류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소주의 감칠맛을 살리고자 증류식소주와 아미노산을 합쳐 1% 미만의 아주 적은 양을 넣었으나 유자의 깔끔한 맛과 증류식소주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소비자의 반응에 따라 빼게 된 것”이라며 “먹거리 제품은 출시 초기 이후 트렌드에 따라 레시피가 변경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가 절감을 위한 레시피 변경이라고 소비자는 생각할 수 있지만 이에 따른 수익금이 발생할지라도 원가절감을 위해 맛에 변화를 주는 무리수는 두지 않는다”며 “증류식소주에서 희석식소주로 변한 것이 아니며 감칠맛을 내기 위해 희석식소주에 1% 미만 첨가했던 증류식소주를 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순하리에서 증류식소주를 뺀 이후 소비자들의 순하리 맛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역시 순하리는 맛있다”, “더 맛있는 순하리가 되었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과 “맛 이상하다. 알코올 맛이 많이 안 났는데 저번 주에 마시니까 그냥 소주로 탈 바꿨던데”, “순하리 맛이 변해서 다시 ‘처음처럼 후레시’를 먹어야겠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유자즙의 깔끔하고 상큼한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증류식소주와 아미노산을 뺀 롯데주류 측의 의도와 다른 결과가 나온 것.

이에 대해 롯데주류 관계자는 “유자 특유의 쓴맛이 알코올과 비슷하다. 쓴맛을 잘 느끼시는 분들은 쓴맛이 더 강해졌다고 느낄 수도 있다”며 “계속해서 소비자 입맛에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과즙 소주의 열풍을 불러일으킨 순하리가  성분 논란과 함께 최근 하이트 진로의 ‘자몽에이슬’의 도전장까지 받은 바 있다.  소주계 ‘허니버터칩’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