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형 칼럼니스트
▸팟캐스트 <이이제이> 진행자
▸저서 <와주테이의 박쥐들> <김대중vs김영삼> <왕의 서재>등 다수

【투데이신문 이동형 칼럼니스트】메르스 사태는 끝이 보이질 않고 그 여파로 내수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어 국민들이 아우성을 외치는 이 엄중한 사태 속에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 하며 다시 ‘마이웨이’식 정치를 펼치고 있다. 국가최고의 수반이라는 사람이 모든 책임을 국회로 돌리며 정쟁의 수렁으로 정치를 내던진 것이다. 더 가관은 정부와 여당이 보여주는 행태이다. 대통령은 국회의원들의 투표로 당선된 원내대표를 콕 찍어 “나가라”고 외치고 대통령이 한마디 하니, 대통령계라는 사람들은 보스의 의중을 받들어 자당 의원들이 뽑은 원내대표에게 “사퇴하라”고 압박하고 있으며 대통령에게 미운털이 박힌 당사자는 복날에 집주인 앞에 바짝 엎드리는 강아지처럼 고개를 숙였다. 동네 양아치 조폭들도 이런 식으로 일처리를 하진 않는다. 툭하면 ‘종북’, ‘종북’거리며 이념공세를 펼치더니 북한의 막가파식 정치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모양새다. 누가 종북인지 누가 척결대상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유승민 원내대표의 유임이 결정되자 청와대가 보인 반응이다. “불쾌하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유 원내대표를 퇴진시키겠다” 이게 과연 21세기 청와대에서 나올 발언들인가? 누가 보면 지금이 박정희 철권통치의 시대인줄 알겠다. 하긴, 아버지에게 정치를 배운 박 대통령이니, 애초에 아버지와 다른 리더십을 그녀에게서 기대한 것이 잘못이다.

대통령은 25일,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국민들의 삶이 어렵다”고 말했는데, 당연하다. 대통령의 머릿속에 온통 정쟁과 선거만 가득한데 이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면 그게 이상한 것이다. 수출은 둔화되고 내수는 침체되었으며 전염병이 돌고 가뭄으로 논은 타들어간다.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날로 악화되고 있고 청년들은 실업에 허덕이고 있다. 공기업 부채를 포함한 국가부채는 사상최고치를 찍었고 가계부채도 1000조를 돌파한지 이미 오래다. 외국경제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한국의 위기상황을 경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때에 대통령이 국회와 싸우자고 몽니를 부리고 있으니 이 사람을 어떻게 국가지도자로 인정할 수 있겠나.

국회법 개정이 3권 분립에 어긋난다고 외쳤는데, 그게 위헌이라면 헌법재판소에 재소하면 될 일이다.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이라고 판결하면 야당도 반발할 수가 없다. 깨끗하게 정리될 문제를 왜 이렇게 시끄럽게 만드는가? 헌재로 가면 합헌 판결이 나오리라고 예상했기 때문 아닌가? 대통령 본인도 국회의원 시절에 두 번이나 이번 국회법 개정과 같은 법안에 찬성 사인을 했지 않는가. 그런데 3권 분립 위반이라니. 그러면 그때 그 법안에 사인은 왜 했는가? 그때 한 일이 생각이 안 나는 것인가? 아니면 대통령이 되니 입장이 달라진 것인가? 그런 기억력과 소신으로 어떻게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능력이 없으면 스스로 내려오라. 김선일씨 피랍사건 때 박대통령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무어라고 했나?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며,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됐다.”고 하지 않았나? 세월호 사건으로 몇 명의 무고한 국민이 목숨을 잃었는가! 메르스 사태로 또 몇 명의 국민들이 제 명을 다 살지 못했는가! 이런 무능한 정부는 향후 100년이 지나도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자신들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국회 탓으로 돌리니, 국민들 가슴이 답답할 수밖에…….

조선시대 왕들은 가뭄이 나도 홍수가 나도 기근이 들어 백성이 굶어죽어도 다 자기 탓이라고 했다. 임금이 덕이 부족해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반성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백 년 전 조선시대 임금보다도 못한 지도자이다. 2007년 박근혜 의원은 당시 대통령이던 노무현 에게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말했었는데,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 국민과 민생을 외면하고 오로지 정쟁에만 몰두하는 박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나쁜 대통령으로 기억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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