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새정치민주연합 위기설 집중 대해부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사무총장 최재성 임명 놓고 문재인 vs 이종걸 갈등
비노 인사들 ‘부글부글’, 신당 창당도 언급하고 나서

천정배 신당론 힘을 받아...10월 재보선 기다려라
문재인, 10월 재보선 승리 못하면 정치적 ‘낙마’

새정치민주연합이 위기를 겪고 있다. 문재인 대표가 비노 진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년 총선 공천을 담당할 사무총장에 최재성 의원 임명을 강행하면서 당내 분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천정배 신당론’이 점차 힘을 받으면서 내홍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혁신을 주장하면서 당을 쇄신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재인 대표의 운명의 시계는 점차 낭떠러지로 치닫는 모습이다. 시간은 째깍째깍 흐르고 있다. 이 시간은 올해 10월로 향하고 있다. 그 10월이 문재인 대표는 물론 새정치민주연합에게는 ‘마지막 밤’이 될 수도 있다.

【투데이신문 어기선 기자】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갈등이 지난 4월 재보선 이후 계속 증폭되고 있다. 혁신위원회까지 꾸리며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좀처럼 갈등이 봉합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계파 갈등은 최재성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한 것이 진원지로 작용했다. 문재인 대표는 6월 23일 사무총장에 최재성 의원, 전략홍보본부장에 수도권 출신 재선인 안규백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고 김성수 대변인이 국회 브리핑에서 밝혔다. 전북 출신 초선인 김관영 의원은 조직사무부총장에서 수석사무부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표 비서실장에는 수도권 출신 초선인 박광온 의원, 디지털소통본부장에는 비례대표 초선인 홍종학 의원이 각각 발탁됐다. 최재성 의원은 정세균계이자 범친노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안규백 의원은 구(舊)민주계로, 김관영 의원은 김한길계로, 홍종학 의원은 범친노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이렇게 살펴보면 ‘탕평인사’로 보이기 쉽다. 하지만 비노 인사들은 최재성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에 대해 극명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무총장이 뭐길래

그만큼 사무총장은 중요한 직책이다. 사무총장은 당의 조직과 자금을 관리하는 자리이다. 그와 더불어 총선공천심사위원회에 당연직으로 들어가게 된다. 즉, 공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리가 사무총장이다. 때문에 사무총장에 누구를 앉히느냐에 따라 계파의 이해득실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범친노로 분류되는 최재성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 강행에 대해 비노 인사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더욱이 최재성 의원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시민배심원제를 도입했던 인물이다. 비노 인사들은 시민배심원제가 공정한 공천을 해친 주범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재성 의원이 사무총장에 앉게 되면 공정한 공천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비노 인사들은 최재성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반면 친노계는 최재성 의원이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20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기 때문에 사심 없이 공천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야권 지지층에서도 같은 기대를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계파 갈등이 표출될 수밖에 없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6월 24일 최고위원회의에 불참을 했다.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김관영 의원을 조직사무부총장에 임명했지만, 김관영 의원은 최재성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에 항의하는 뜻으로 고사를 했다. 또한 민주당집권을위한모임(민집모)은 문재인 대표의 최재성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에 대해 극렬하게 반대를 하고 있다. 비노 인사들은 문재인 대표의 최재성 의원 사무총장 임명을 두고 ‘친노 패권주의’로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비노 인사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다. 박지원 의원 역시 특정계파의 독점이라면서 친노가 당을 장악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문재인의 고민

이처럼 비노 인사들이 반발을 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활동 역시 비노 인사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혁신위가 6월 23일 혁신안을 내놓았다. 혁신안 내용에는 새정치연합 소속 국회의원이 부정부패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는 등 재보궐 선거의 원인을 제공할 경우, 해당 지역에 공천을 하지 말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혁신위가 ▲당내 기득권 구조 타파 ▲사회적 특권 타파 ▲불평등 해소 ▲새정치연합의 전국 정당화 ▲공천제도 민주화 등 5개 혁신과제를 설정했는데 이날 발표한 혁신안은 그 첫 번째인 당내 기득권 구조 타파에 해당한다. 혁신위가 이 같은 혁신안을 내놓았지만 비노 인사들은 이미 나왔던 혁신안이라면서 친노가 자신의 입맛대로 공천을 하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반발하고 있다. 그 이유는 ‘교체지수’와 ‘정성평가’로 현역의원을 평가하겠다는 내용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 내용에 대해 비노 인사들은 객관성과 형평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처럼 혁신위의 혁신안에 대해서도 비노 인사들이 극렬하게 반발하면서 혁신위 활동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문재인 대표에게 상당한 위기가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당 밖으로는 ‘천정배 신당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천정배 의원은 지난 4월 재보선에서 ‘뉴DJ 인사’를 모아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 경쟁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4월 재보선 이후 잠잠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천정배 신당론’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6월 20일 한 언론에서 천정배 신당 가능성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 언론에서는 천정배 의원이 최근 호남 출신 전현직 의원들과 함께 신당 창당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정당 활동의 범위를 어디까지 둘지 고민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박지원 의원은 최소 4개 그룹에서 분당 및 창당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물론 이 발언에 대해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만큼 천정배 신당론의 실체가 점차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당초 천정배 의원은 무소속 연대를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신당 창당으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천정배 신당이 탄생되면 여러 신당 추진세력과 단계적으로 조직을 확장 또는 통합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천정배 의원은 “신당을 창당한다고 말한 적도 없지만, 배제하지도 않았다”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재보선 때 천정배 의원을 도운 염동연·장세환 전 의원 등 호남 인사들도 최근 광주에 사무실을 마련, 세력화 준비에 나섰다. 호남지역 전직 의원들도 회동을 계획하고 있다. 천정배 의원은 최근 정대철 상임고문과 이철, 문학진 전 의원 등을 만나 ‘냉면회동’을 가졌고, 최근 야권 비주류 인사인 조경태 의원과도 회동했다. 천정배 의원이 신당을 만든다면 ‘호남자민련’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전국정당화를 꾀할 가능성이 커, 새정치민주연합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이처럼 ‘천정배 신당론’ 구체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정대철 상임고문은 6월 23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천정배 의원과의 냉면회동을 언급하면서 “천정배 의원이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 활동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신당이 나와야 한다는 의지를 표명하더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천정배 의원이 아주 조심스럽고 말을 아끼더라”라면서도 “당장 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좀 더 두고 보겠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중도개혁정당으로 가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이는 과학적인 것”이라면서 “혁신위도 운동권·강경파가 이끌고 가서는 안 된다. 이런 것들이 잘 해결돼야 신당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문재인-이종걸

10월 재보선은

물론 천정배 신당론이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의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천정배 신당론이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선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활동이 어떤 식으로 혁신안을 내놓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혁신위 혁신안이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혁신안에 불만을 품고 탈당을 해서 천정배 신당으로 합류를 하게 된다면 그 신당을 국민이 얼마나 지지할 것이냐는 의문이 남는다. 또 제1야당에서 ‘구태 정치인’으로 낙인 찍혀 공천에 탈락한 사람이 모인 신당에 대해 국민이 얼마큼 믿어줄지 알 수가 없다.

호남 민심의 경우 물론 ‘친노 패권주의’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총선에서 분열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호남 민심이 허용하느냐의 문제도 남아 있다. 지난 4월 재보선의 경우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호남 민심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아닌 다른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를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총선은 개념이 완전히 다르다. 때문에 제1야당으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욱이 탈당해서 신당에 합류하려는 인물들이 호남이라는 지역을 바탕으로 정치적 기득권을 차지하려는 인사들일 경우 과연 호남 민심이 이를 얼마나 수용할지도 의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 민심은 현역 물갈이에 대한 갈망이 크다. 때문에 만약 호남에 기대는 정치인이 탈당해서 신당으로 출마를 할 경우 과연 얼마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런 이유로 천정배 신당론이 힘을 받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표 위기론은 계속 나오고 있다. 그리고 문재인 대표 위기론의 끝은 오는 10월 재보선이라고 할 수 있다. 10월 재보선은 기초단체장 재보선 중심의 소규모 선거이다. 주목할 것은 호남 지역에서 치러지는 선거가 많다. 즉, 새정치민주연합과 ‘천정배 신당’의 대결로 치달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현재까지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전남 장성·무안·장흥군수, 광주 동구청장, 함평군 광역의원 등 3곳이다. 호남 지역에서 만약 새정치민주연합이 의미 있는 성적표를 거두지 못할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은 둘로 쪼개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이들 지역이 만만찮다.

현재 최재성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 강행이나 혁신위 혁신안을 두고 새정치민주연합내 비노의 반발이 크다고 할 수 있지만 당 분열까지 가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탈당을 해서 신당으로 합류할 정도의 용기를 가진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제1야당이라는 거대 정당을 버리고 풍찬노숙을 할 수 있는 현역 의원이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10월 재보선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문재인 대표가 살아남는 방법은 10월 재보선 특히 호남 지역 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얻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천정배 신당에게 빼앗기게 된다면 당내 분당은 불가피해 보인다. 만약 문재인 대표 체제로 10월 재보선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게 된다면 문재인 대표는 내년 총선까지 계속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비노 인사들의 대거 공천학살이 불가피해 보인다. 즉, 문재인 대표는 호남 민심을 바탕으로 비노 인사들도 처단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반면 10월 재보선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얻지 못할 경우 문재인 대표는 사실상 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는 상황이다. 패배를 하게 되면 책임론이 불거질 것이고, 결국 당 대표에서 내려와야 할 처지에 내몰리게 된다.

만약 문재인 대표가 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는다면 비노 인사들은 아마도 탈당 러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천정배 신당론이 힘을 받게 된다. 때문에 천정배 의원은 10월 재보선에 온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결국 문재인 대표의 운명은 10월 재보선에 달려있다. 문재인 대표에게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우선 계파 갈등의 해소가 가장 시급한 상황이다. 비록 최재성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함으로 인해 당이 시끄럽지만, 갈등 해소를 위한 행보를 보이게 되면 계파 갈등은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호남 민심을 어떤 식으로 잡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아울러 혁신위 활동 결과에 따라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오는 9월 정기국회 전에 혁신위 활동이 마무리 된다. 이 혁신위에서 제대로 된 공천 혁신안이 나오게 되면 일단 당내 계파 갈등은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제대로 된 공천 혁신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당내 계파 갈등은 더욱 극렬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10월 재보선의 패배는 불 보듯 뻔하다. 10월 재보선이 패배로 끝난다면 사실상 새정치민주연합은 내년 총선이 쉽지 않게 된다. 그렇게 되면 문재인 대표의 운명은 사실상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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