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주희 기자】수면 위로 가라앉아있던 청소년 노동을 자세히 분석한 책이 나왔다. 바로 <십 대 밑바닥 노동>이다.

이 책은 청소년 노동자 심층 인터뷰를 토대로 쓴 르포르타주를 통해 나이와 성별의 위계 속 일상적 모욕까지 감수하는 청소년 노동의 현실을 고발한다. 더불어 불안정 노동이 만연해진 노동 시장에서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는 청소년 노동 세계를 살펴본다.

이를 통해 책은 사회는 물론 교육운동과 노동운동 안에서도 하나의 의제로 진입하지 못한 청소년 노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호소한다. 이는 청소년 노동을 둘러싼 정책 대안의 번지수를 찾는 일에도 주요한 밑바탕이 될 것이다.

한때 청소년 노동의 대표 분야였던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음식점, 주유소 등을 돌아보면 이제 청소년을 찾기 어렵다. 이제 그 공간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20대 청년이나 장년으로 채워지고 있다. 남은 일자리는 책임을 물을 고용주가 누구인지도 알기 힘든 간접 고용, 내일 일이 있을지 없을지도 알 수 없는 일일 고용, 사업자가 됐지만 노동법의 적용조차 기대할 수 없는 특수 고용 등 불안정한 일자리들로 대체되는 실정이다.

적은 돈을 벌기 위해 더 큰 위험을 감수하며 일해야 하는 노동의 시대, 그야말로 ‘근로 빈곤’의 시대가 청소년 노동도 덮치고 있다고 책은 말한다.

지금껏 청소년 노동인권에 대한 관심은 사회적으로 확장됐다. 하지만 청소년 노동자가 겪는 현실은 고약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십 대 밑바닥 노동>은 청소년 노동 세계가 비청소년들의 노동 세계와 어떻게 다른지, 청소년이면서 동시에 노동자라는 이중의 약자성은 이들을 어떤 노동 조건으로 몰아넣는지, 그나마 존재하는 법과 제도는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지, 청소년 노동의 특수성 등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바라본다.

저자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노동을 경험했던 청소년 노동자를 상대로 심도 깊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는 청소년 노동의 구체적 현실을 증언해 줄 생생한 목소리다. 또 저자들은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도 ‘숫자’가 아닌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노동하는 청소년 노동 이야기를 생생하게 드러내고 독자에게 그들의 눈높이에서 노동의 고통을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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