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2명 사망·1명 부상..사측 “사고 막기 위해 노력 중”

   
▲ 지난 8일 KT 직원이 사망한 사고 현장<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투데이신문 임이랑 기자】최근 수원의 한 하수도 정비공사 현장에서 통신케이블을 정리하던 KT직원이 흘러내리는 모래에 파묻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5일 KT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11시 8분쯤 KT 수도권 강남고객본부 수원지사 소속 권모(53)씨는 하수도 공사로 파손된 통신케이블 관로를 수리하기 위해 가로 1m, 세로 3m 폭의 지하에 들어갔다.

그런데 갑자기 옆에 쌓아둔 모래가 권씨의 허리 위까지 무너져내려 부상을 입었다.

권씨는 곧바로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에 있다.

앞서 지난달 18일에도 전북 부안에서 근무하는 KT직원 A씨는 전신주에 올라 통신케이블 작업을 하다가 떨어져 뇌출혈로 수술을 받았다.

사고를 당한 A씨는 2년 전에도 작업을 하다 추락해 인공 두개골을 이식하는 뇌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4월 진주지사 거창지점의 한 직원은 전신주 설치 작업 중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이와 관련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퇴출당하고 난 뒤 노동 강도가 더욱 강해졌다”며 “이처럼 강도 높은 근무환경이 직원들을 사망과 산재사고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태욱 위원장은 “경영진들이 직원들의 안전과 생명을 자신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며 “오직 비용 절감 차원에서만 접근을 하다 보니 사람이 다치는 게 기기부품이 고장나는 정도로만 보고 있다”며 경영진들의 인식 변화를 주문했다.

조재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KT지부장도 “보통은 2인 1조로 작업을 했으나 계속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현장 순회 점검과 같은 작업에 이제 1명만 투입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는 직원들을 배려를 해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실적을 강요하기보다는 직원에 대한 인간적인 존중이 우선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KT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고는 규정을 지키지 못해서 발생한 사고가 아니다”며 “이러한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경찰에서 조사 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특별히 더 말씀드릴 것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에게 작업 중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사항과 유의사항을 항상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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