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형 칼럼니스트
▸팟캐스트 <이이제이> 진행자
▸저서 <와주테이의 박쥐들> <김대중vs김영삼> <왕의 서재>등 다수

【투데이신문 이동형 칼럼니스트】박주선, 박지원, 조경태, 유성엽, 정대철 등 새정치민주연합 전 현직 의원들이 돌아가면서 보수언론과 인터뷰, 종편에 출연하며 문재인 퇴진, 신당창당론을 들고 나오고 있다. 야당이 분열하면 내년 총선에서 ‘필패’ 할 것임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나, 이들은 그런 것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똑같은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전권을 위임받은 혁신위원회의 김상곤호(號)에서 하는 일 마저 딴지를 놓고 몽니를 부리고 있다. 과연 이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그 속내를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줄기차게 “친노패권”과 문재인 대표의 기득권 사수가 문제라고 말하면서 그 “친노패권”이 도대체 무엇인지, 문재인이 갖고 있는 기득권은 어떤 것인지 물으면 구체적으로 답을 하지 않는다. 문재인이 대표 자리에서 내려오고 친노가 모든 당직에서 물러나는 것만이 혁신이고 다음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 이 말은 결국 뭘 뜻하나? “다른 것 필요 없고 우리에게 내년 공천 보장하라!”라는 말이다. 이 말이 하고 싶은데, 명분도 없고 여론의 힘도 받지 못 할 테니, 속마음은 감추면서 괜한 당 혁신, 총선승리, 계파청산 같은 마음에도 없는 말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앞서 언급한 질문에 구체적인 답을 못하는 것이다.

비주류 측에서 원내대표가 당내거부까지 하며 당 대표의 인선에 불만을 드러냈던 사무총장 자리. 결국, 혁신위는 사무총장 제도를 없애고 그 역할을 다섯 개 본부장이 나눠 갖도록 직제를 변경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비주류 측인 김한길계와 박지원계의 사람들로 채워졌다. 문재인 대표로서는 당이 깨지는 파국을 막기 위해 탕평책이라는 나름의 고육지계(苦肉之計)를 들고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 인선이 발표되고 나서 바로 다음날,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표의 퇴진이 혁신이라는 게 민심이다”라며 다시 한 번 문 대표의 퇴진을 들먹였고 그의 측근인 이윤석 의원이 조직본부장으로 임명된데 대해서는 “신당 창당하는 분들이 저에게 전화가 오더니, 왜 협력하느냐고 항의를 한다”면서 자신이 신당창당파와 긴밀한 관계임을 은연중에 흘리며 다시 한 번 협박에 들어갔다. 치졸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이 대표로 있어서 그게 그렇게 문제가 되고 그 이유 때문에 내년 총선까지 힘들어 진다면 입으로만 “탈당”이나 “신당창당”외치지 말고 지금 당장 행동으로 보여주기 바란다. 선도적으로 탈당 해, 가망 없는 새정치연합을 무너뜨리고 야권을 재편해 주길 바란다. 그러나 장담컨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이들 탈당을 외치는 의원들이 이렇게 문재인 체제를 계속해서 흔드는 이유는 내년 공천 단 하나다. 내년 총선의 공천이 보장된다면 절대 문재인 체제를 흔들지 않은 것이다. 거기에 대해 확신이 없으니깐, 갖은 흔들기와 신당을 창당할 수 있다는 협박을 하는 것이다. 이들이 당을 스스로 나가는 일은 내년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낙천이 기정사실화 될 때 뿐이다. 그 이전에는 절대 나가지 않을 것이다. 나가지도 않을 거면서 종편에 출연해 당 대표를 욕하고 야권의 분열을 부채질하며 보수언론의 먹잇감이 되는 것은 ‘다름’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보더라도 명백한 해당행위이다. 이런 해당행위자들에 대해서까지 “좋은 게 좋은 것” 이라고 두루 뭉실 ‘화합’을 외치며 어정쩡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문재인도 리더로서의 자격이 없다. 리더는 결정해야 할 때, 주저하지 말아야 하며 어려운 일에 봉착했을 때는 그것을 뚫고 나아갈 수 있는 의지와 용기도 있어야 한다. 문재인에게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태평성대일 때 보여야 하는 리더십과 난세에 보여줄 리더십이 같을 수는 없다. 박근혜 정권 3년 동안, 이 나라는 단 한시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그러나 야당은 판판히 여당에 깨지고 정부에 끌려갔다. 문 대표가 새로운 리더십을 보이지 못하고 당내에서 조차 비주류 의원들에게 끌려가는 모습을 보이는데, 어떤 국민들이 야권에 표를 준단 말인가? 정권교체를 할 의지가 있다면 집안 단속부터 제대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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