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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임이랑 기자】전쟁은 분명 지옥 같은 존재이며 우리에게 좋은 의미로 다가오는 단어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큰 관점에서 봤을 때 전쟁은 인류에게 매우 이로운 존재다.

전쟁은 1만 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지구상의 인류사회를 더 안전하고 평화롭고 번영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상당히 논란이 될 만한 주장이지만 이 책의 저자인 이언 모리스는 전쟁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역설을 설명한다.

저자인 이언 모리스는 스탠퍼드 대학교 역사학과 교수이며 지난 2010년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라는 책을 출간해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올해의 책,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주목할 책 등으로 선정 되며 전 세계 13개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

이러한 저자가 이번엔 <전쟁의 역설>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저자는 전쟁의 이로움에 대해 크게 세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첫째, 전쟁은 더 크고 조직화된 사회를 만든다. 그 이유에 대해 전쟁의 승자는 패자를 복속시키기 위해 점점 큰 사회를 만들어 나간다. 이렇게 커진 사회를 제대로 통치하기 위해 등장한 정부는 내부의 폭력을 통제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 석기시대의 사람들 중 10~20%는 다른 사람의 폭력에 의해 사망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인 2015년에는 폭력으로 사망할 확률은 1%도 미치지 않는다.

둘째, 전쟁은 더 크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인간이 찾아낸 유일한 방법이다. 인간이 목숨을 잃지 않고 무력을 쓰지 않고 큰 사회를 건설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테지만 인간의 자유는 이러한 투쟁과 전쟁을 통해 이뤄졌다.

셋째, 전쟁으로 평화로워진 사회는 경제 성장의 기반이 됐고 인간의 삶의 질도 향상시켰다. 단편적으로 봤을 때 전쟁을 통해 누군가는 이득을 얻고 누군가는 처참한 상황에 빠졌지만 수십 년, 수백 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전쟁의 승자건 패자건 할 것 없이 모든 후손들은 더 큰 사회, 더 강력한 정부 아래에서 과거보다 잘 살게 됐다.

저자는 이러한 세 가지 이유를 <전쟁의 역설>에서 제시하면서 전쟁은 생산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인류는 전쟁을 거듭하면서 싸움 전문가가 되었고 더 파괴적인 무기, 효율적인 전술, 고도로 조직화된 사회를 갖게 되면서 지금의 전쟁은 파괴와 동시에 더 큰 것을 창조했던 과거와 달리 모든 것을 파괴하는 최악의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한다.

<전쟁의 역설>에서는 1만 년의 전쟁사를 다룬다. 1만 년의 역사에서 히틀러의 홀로코스트나 일본의 만행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조명한다. 이러한 책의 내용은 일본의 식민지를 경험하고 한국전쟁을 체험한 한국 독자들에게 불쾌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진실로 전쟁 없는 세계를 원한다면 전쟁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되새겨야 한다는 또 하나의 역설로 이 책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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