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 ⓒ뉴시스/AP

【투데이신문 장승균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대일외교가 계속적으로 꼬여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머리는 더욱 아파지고 있다.

아베 담화 자문보고서가 지난 6일 아베 총리에게 전달됐다. 이 보고서에는 한국을 식민지배한 것은 사실로 기술했지만, 사죄할 필요성은 거론하지 않았다.

이 보고서는 16명의 학자가 5개월간 7차례 회의를 거쳐 정리한 것이다. 보거서는 중국의 만주사변을 언급하면서 일본이 일으킨 전쟁은 침략이라고 기술했고 한국을 식민지배한 것은 사실로 기술했다. 하지만 사죄할 필요성은 거론하지 않았다.

이는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을 훼손한 것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식민지배와 침략,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담았다. 곧 있을 아베담화는 ‘무라야마 담화’를 무시하고 한국에게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의 필요성을 언급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더욱이 아베 총리는 지난 6일 히로시마 원폭 투하 70년 위령식에서 19년간 매년 언급해온 비핵 3원칙을 거론하지 않았다.

이는 1967년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당시 총리가 천명, 그에게 노벨 평화상을 안긴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만들지도, 가지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아베 총리가 이런 비핵 3원칙을 거론하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아베 총리가 과거사 문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대일관계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올해 가을 쯤 한일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베담화에 과거사 문제나 위안부 문제가 실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일관계는 악화 기로에 놓인 상황이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의 여동생 박근령씨가 일본 극우 사이트에 출연, 인터뷰를 한 것이 국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박근령씨는 지난 4일 일본 동영상 사이트 니코니코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우리가 위안부 여사님들을 더 잘 챙기지 않고 자꾸 일본만 타박하는 뉴스만 나간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 정부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문제 삼는 것에 대해서는 “내정간섭이라고 생각한다”며 “혈손이 어떻게 부모를, 자신의 선조를 참배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박근령 씨는 1984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히로히토(裕仁·1901∼1989) 일왕이 과거사에 관해 유감을 표명한 것을 언급하면서 총리가 바뀔 때마다 일본에 사과를 요구하는 것을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일왕을 지칭하면서 ‘천황폐하’라는 일본어의 표현을 그대로 사용했다

박근령 씨는 “왜 전두환 대통령 각하 내외분께서 왜 천황폐하를 그렇게 알현(謁見, 지체 높은 사람을 찾아 뵘)하신 것에 대해서 말을 안 하고 있느냐”며 “한 동네에서도 이웃과 자꾸 서로 타박하면 창피하듯이 과거문제를 가지고 자꾸 갈등을 빚는 것은 국가적으로 참 창피한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박근령씨의 인터뷰 발언은 일본 극우주의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됐다. 일본 국우주의자들은 대통령의 여동생도 저런 인터뷰를 하는데 굳이 한국정부를 향해 과거사 문제나 위안부 문제에 사과를 할 이유가 있느냐라는 식의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국내에서는 박근령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의 대일관계는 더욱 꼬여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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