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상태 돌입, 이후 정세는

4일 목함지뢰 도발에 이어 20일 포탄 도발까지
우리 군 즉각 대응, 서부전선은 현재 긴장 상태

북한의 투 트랙 전략, 북한의 의도는 과연 무엇
한반도 긴장관계 도대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 김정은 북한 제1국방위원장 ⓒ신화사/뉴시스

북한이 8월 20일 서부전선에 포탄 도발을 했다. 이로 인해 연천지역 주민들이 대피소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북한은 계속적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 및 철거를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추가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반도가 극도의 긴장상태에 돌입했다. 이런 남북 간의 긴장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향후 정국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가 한반도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성공 여부가 한반도 긴장관계를 어떻게 완화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데이신문 장승균 기자】보수정권, 안보정권이 오히려 안보에 취약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명박정부 당시 연평도 포격이 있었고, 박근혜정부에 들어와서는 서부전선에서 북한의 도발이 발생했다. 8월 20일 오후 3시53분께 북한군은 남쪽으로 포를 한 발 발사했다. 당시 연천지역에 주둔한 28사단은 북한의 포사격을 청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포병 레이더가 북쪽에서 발사된 포탄의 궤적을 탐지했다. 궤적 분석 결과 포탄은 14.5mm 고사포로 밝혀졌고, 연천군 중면 지역의 한 야산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북한은 4시12분께 76.2mm 직사포를 수발 쐈다. 경계 근무 중이던 장병 여럿이 포성을 들었고, 비무장지대 내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700m 지점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것도 눈으로 확인했다. 그러자 우리 군은 북한의 첫 포격 이후 1시간11분 만인 오후 5시4분께 155mm 자주포로 원점타격을 하기 시작했다. 이후 북한이 포사격 2시간쯤 뒤인 오후 5시 전후로 청와대와 국방부에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문서를 보내왔다. 북한은 국방부 앞으로 보낸 전통문을 통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적 중대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김정은의 도발

대북 확성기 방송이 북한의 목함지뢰 폭발사건이 계기가 됐다는 점은 언급하지도 않고 그냥 대북 확성기 방송이 중대한 도전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날 오후 5시부터 48시간 내에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지하고 모든 수단을 전면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군 당국자는 “애초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지난 8월 4일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사건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면서 “북한이 먼저 이 일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하지만, 사과는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추가 도발 시점은 북한이 경고한 대로 48시간 이후가 아니라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끝나는 8월 28일 이후부터 다음 달 초까지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한미훈련 기간 동안 추가 도발을 할 경우 오히려 북한이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긴장만 고조시키다가 훈련이 끝난 시점에 기습적으로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 도발 형태는 확성기 조준 타격, 중서부전선의 기습 난사, 소규모 포격 등이 거론되고 있다. 더 나아가 북한의 공화국 창건일(9월9일)과 당 창건일(10월10일) 전후로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 등도 있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이처럼 도발을 하는 이유는 대북 확성기 방송 때문이다. 지난 8월 4일 목함지뢰 폭발사건 이후 우리 군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번 도발은 북한이 확성기를 타격하겠다는 경고가 빈말이 아니라 최고존엄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의 긴장관계

문제는 이번 도발이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정치적 계산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한미합동군사훈련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발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만약 이번 도발로 인해 미군을 건드렸다고 하면 북한정권이 붕괴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이번 도발에 있어 김정은이 정치적 계산을 아예 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인민군과 노동당에서 각각 2개의 전통문을 보내온 점을 볼 때 강온작전을 함께 쓰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 군에게 전통문을 보내 대북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하지만 김양건 노동당 비서의 전통문은 군사 해동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현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 개선의 출로를 열기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러한 엇갈린 메시지는 남한 내부의 혼란을 노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북한은 도발-대화-보상을 바라는 행동을 해왔다. 북한으로서는 긴장 관계를 유지하게 되면 남한에서는 대화와 협상을 강조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화와 협상을 강조하는 사람이 증가하게 되면 결국 북한은 자신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당분간 긴장상태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로서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긴장상태를 계속 유지하느냐 아니면 적절한 시기에 대화로 푸느냐 하는 기로에 놓이게 된 것이다. 남북 모두 긴장상태가 장기화된다면 서로 좋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한반도 긴장사태가 장기화되면 북한도 우리 정부도 손해가 된다. 때문에 적정 시기가 되면 또 다시 화해 모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박근혜정부 입장에서는 긴장상태가 장기화되면 전쟁 발발을 우려한 많은 국민들이 정부에 대한 신뢰를 놓아버릴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했을 때 긴장관계가 오래 지속되자 그해 6월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당시 집권당인 한나라당이 패배를 했다. 이명박 정권을 심판한 것이다. 이러한 예가 박근혜정부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법이 없다. 장기간의 긴장관계는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새누리당에게도 상당히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돌파구는 과연

한편 일각에서는 이 긴장상태가 오히려 남북관계 개선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긴장상태가 극대화되면 결국 대화와 협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소한 미국이나 중국 등이 중재자로 나서 대화와 협상을 유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9월 3일 전승절을 주목하고 있다. 물론 김정은 위원장은 전승절에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소한 전승절 기념식을 전후로 해서 남북관계 긴장 완화를 위한 화해의 제스처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의 태도가 가장 큰 문제이다. 먼저 목함지뢰 폭발사건에 대한 사과와 서부전선 포탄 발사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 이번 북한의 서부전선 도발로 인해 한반도 긴장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북한이나 우리 정부나 이런 긴장관계를 현명하게 돌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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