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andro Chia, Intercostal Crystal Pistol,1987 (사진제공= 컬쳐앤아이리더스)

산드로 키아, 이탈리아 신표현주의 선구자
트랜스아방가르드 화풍 통해 새로운 양식 소개

【투데이신문 김소정 기자】이탈리아 신표현주의의 선구자이며 이탈리아 현대미술계를 대표하는 화가 산드로 키아.

그의 주요 작품을 소개하는 <키아: 환상과 신화 展>이 다음달 4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3, 4 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이탈리아 20세기 후반 신표현주의 경향인 트랜스아방가르드(Trans-Avantgarde) 화풍의 새로운 양식을 소개하고 우리나라 관람객에게 다양한 장르를 접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이 전시는 오늘날 현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응용되고 재창조되면서 우리 일상에 깊숙이 침투해온 다양한 현대 미술사의 양식을 재평가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Sandro Chia, Leda and the swan, 2006 (사진제공= 컬쳐앤아이리더스)

트랜스아방가르드라는 용어는 ‘아방가르드를 넘어서’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고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구상회화로의 복귀’를 주장했던 사조다. 동시에 유화를 주된 표현 기법으로 하는 구상적이면서도 표현주의적인 양식을 뜻한다. 이 양식은 전통적인 형식을 사용하는 비정치적이고 절충적인 미술로 구상과 환상적 요소, 회화의 전통과 형상을 회복해 자신의 ‘행복한 의식’을 표현할 작가의 권리를 확인코자 했다.

산드로 키아(1946~)는 역사와 대중문화, 비유럽미술에 등장했던 이미지들을 수용했다. 이들 그림에는 논리나 시, 지각을 통해서가 아니라 감성 혹은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은유적인 내용이 담겨있다. 무엇보다 산드로 키아는 육중한 인물들을 통해 꿈과 악몽을 지닌 인간의 존재를 강조하면서 신비적이고 초현실주의적인 유머를 나타내는 등 여러 방향에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 ⓒSandro Chia, Agguato, 2009 (사진제공= 컬쳐앤아이리더스)

특히 키아는 그의 작품의 추상적인 구성 속에서도 항상 여백이 존재하도록 했다. 아울러 변형이 가능한 그 여백 속에서 그림의 본질을 포함한 구성이나 색이 집중되도록 표현했다. 키아가 사용하는 색들이 주는 강렬함은 추상적인 구성 속 캔버스의 광활함을 더욱 부각시킨다. 더욱이 그는 ‘양식의 문’이라고 불릴 만큼 커다란 하나의 평면 안에 다양한 양식을 공존하게 했다. 이런 구성과 기법은 키아가 ‘어떻게’보다는 ‘무엇에’ 집중해 작품을 그렸는지 잘 드러내는 부분이다.

이탈리아의 살아있는 거장 키아의 국내 첫 단독 기획전은 그가 주도했던 트랜스아방가르드 예술이 오늘날 우리에게 의미있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또한 키아의 예술적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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