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마약 사위 논란에 이어 불가론까지
친박계, 연일 김무성 흔들기 하는 이유는

친박계, 당권 접수 프로젝트, 현실성은 과연
김무성, 무릎 꿇을 것인가 꿇릴 것인가

   
▲ 김무성-서청원

새정치민주연합이 총선 공천 룰을 놓고 계파 간의 갈등을 벌이고 있는 동안 새누리당은 조용했다. 하지만 이제 새누리당도 공천 룰을 놓고 갈등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내년 총선 공천에서 과연 누가 주도권을 쥐고 흔드느냐의 문제가 남아있다.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의 공천 전쟁에 비하면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 전쟁은 어린아이 수준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치열할 것이고, 그만큼 피를 많이 흘리는 전쟁이 될 것이라는 예고이다.

【투데이신문 어기선 기자】그동안 참으로 조용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 총선 공천을 놓고 치고 받고 피 터지게 싸우는 동안 새누리당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내년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총선 전쟁이 시작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조용했다. 그 이유는 그동안 김무성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를 강력하게 주장했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가 정치생명을 걸고서라도 오픈프라이머리를 실현시키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야당이 오픈프라이머리를 하지 않아도 여당 단독으로라도 오픈프라이머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무성 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라는 단어가 국민에게 생소하니 오픈프라이머리 대신 ‘국민공천제’라는 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만큼 애착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 오픈프라이머리가 좌초될 위기에 놓이게 됐다. 김무성 대표의 ‘마약 사위 논란’으로 인해 정치적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갑자기 친박계가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기 시작했다. 오픈프라이머리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우선 여야가 같은 날 동시에 실시를 해야 한다. 그 이유는 바로 역선택 때문이다. 만약 여당이 단독으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할 경우 야당 지지층은 가장 최약체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즉, 변수가 너무 많다. 때문에 오픈프라이머리는 여야가 같은 날 동시에 실시를 해야 그만큼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9월 16일 중앙위원회를 통해 독자적인 공천 혁신안을 통과시켰다. 즉, 오픈프라이머리가 현실적으로 힘들게 됐다. 물론 문재인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 가능성을 언급하긴 했지만 이미 공천 혁신안이 중앙위에 통과된 상황이기 때문에 현실화되기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프라이머리가 현실화되려면 현역 국회의원 프리미엄을 제거해야 한다. 오픈프라이머리는 현역 국회의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제도이다. 반대로 정치신인들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제도이다. 때문에 정치신인들에게는 어드밴티지를 현역 의원들에게는 패널티를 줘야 한다. 하지만 현역 의원들이 이에 대해 얼마나 수긍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조용했던 여당

이런 이유로 인해 친박계는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홍문종 의원은 지난 9월 15일 오픈프라이머리가 현실화되기는 시기적으로 힘들다면서 사실상 부정했다. 또한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틀 뒤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늦으면 총선도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여러 가지 혼선을 맞을 수 있다”면서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한 김무성 대표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김무성 대표에게 오픈프라이머리를 사실상 버리라는 압박성 발언이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여야가 동시에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는 것은 어려워졌으니 이른 시일 안에 대안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정무특보인 친박계 윤상현 의원 역시 오픈프라이머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국민공천제 추진 TF팀은 예정에도 없던 긴급회의를 열고 내년 총선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무성 대표 역시 “우리 새누리당은 공천을 국민들께 돌려드리는 것이 최고의 정치개혁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이 가능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더욱이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무성 대표가 과연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부인을 하고 있지만 김무성 대표의 마약 사위 논란이 현 시점에서 불거진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청와대 개입설을 주장하고 있다. 최소한 친박계에서는 김무성 대표 ‘비토’를 주장하고 있다. 윤상현 의원이 친박계 중 4선 이상 의원들 중에서도 대선 후보들이 있다면서 충청과 영남 지역에도 있다고 지목을 했다. 즉, 김무성 대표의 차기 대권 도전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이는 사실상 내년 총선을 김무성 대표가 주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정치권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집권여당은 비상대책위원회 하에서 선거를 치른 경우가 많았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국 특정 세력이 주도권을 잡고 공천 혁신을 이뤄내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혹여 내년 총선도 비대위 체제에서 치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실 김무성 대표 체제는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체제이다. 현재 김무성 대표 체제를 받쳐주는 최고위원의 면면을 보면 서청원 최고위원, 김태호 최고위원, 이인제 최고위원, 김을동 최고위원, 이정현 최고위원 등이 있다. 서청원, 김태호, 이정현 최고위원은 친박계이거나 친박과 상당히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인제 최고위원 역시 김무성 대표와는 깊은 인연이 없다. 즉, 이들 중 과반 이상 최고위원직에서 내려오게 되면 김무성 대표 체제는 무너지게 된다. 만약 김무성 대표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고 판단되는 순간, 이들은 김무성 대표를 흔들어댈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최고위원직에서 내려옴으로써 김무성 대표도 자연스럽게 물러나게 되고, 이로 인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게 할 수 있다. 그만큼 현재 김무성 대표 체제가 상당히 취약하다.

총선 공천 군불 피우기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무성 대표 체제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기국회가 끝난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비대위원장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인데 최경환 부총리가 새누리당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일단 예산안 처리부터 끝내야 한다. 아울러 새누리당은 현재 노동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을 발의하고 그 법안을 올해 정기국회에서 처리를 하기로 계획을 잡아놓았다. 그리고 노동개혁 법안을 가장 강력하게 추진하는 사람이 김무성 대표이다. 만약 지금 시기에 김무성 대표를 끌어내린다면 노동개혁 법안은 좌초될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나 친박 모두 원치 않는 시나리오이다. 때문에 김무성 대표를 만약 끌어내린다면 정기국회 이후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기국회가 끝나자마자 김무성 대표 체제를 무너뜨리고 비대위 체제로 급속도로 전환하면서 최경환 부총리가 비대위원장에 앉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공천권은 비박계가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친박계가 휘두르게 된다. 문제는 비박계가 과연 이를 묵과할 수 있을지 여부이다. 최근 친박계가 김무성 대표에게 자꾸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낸 것에 대해 비박계는 심기가 불편하다. 또한 일부 비박계에서는 김무성 대표 마약 사위 논란을 부추긴 것이 청와대 혹은 친박계가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러다가 내년 총선 공천을 청와대가 쥐고 흔드는 것 아니냐는 걱정스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내년 총선에 청와대 사람들이 대구에 대거 출마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청와대로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를 튼튼하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새누리당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친박계 인사가 대거 내년 총선에서 배지를 달아야 한다. 특히 대구 지역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 때문에 친박계 의원을 많이 배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청와대의 입김이 상당히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박계와 비박계가 크게 충돌할 수도 있다. 문제는 김무성 대표가 과연 가만히 있겠느냐는 것이다. 김무성 대표가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많지 않다. 대표직을 물러나거나 공천권을 내려놓은 채 대표직을 유지하거나 아니면 정치생명을 걸고 전면전을 선포하는 것이다. 김무성 대표가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에게 여러 번 무릎을 꿇은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무릎을 꿇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치인생 최대 위기에 몰리기 때문에 정치적 결단을 할 가능성도 있다. 김무성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 밑에서 처음 정치를 배운 인물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승부사 기질이 강한 인물이다. 가장 위기에 놓였을 때 김영삼 전 대통령은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대통령까지 된 인물이다. 김무성 대표 역시 현재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를 좋게 끌고 가려고 하지만 자신에게 피해가 된다고 싶을 때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김무성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이 큰 충돌을 할 가능성이 높다.

   
 

김무성의 도박

문제는 김무성 대표는 아직도 메시지가 조용한 편이다. 친박계가 자신을 향해 화살을 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태연한 모습이다. 비박계 인사들은 오히려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는데 김무성 대표는 조용한 모습을 하고 있다. 윤상현 의원이 김무성 불가론을 외칠 때 윤상현 의원을 징계해야 한다고 비박계 인사들이 주장을 했지만 김무성 대표는 만류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무성 대표가 상당한 약점을 잡혀서 그러는 거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일명 마약 사위 논란으로 인해 정치적 입지가 약화됐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더욱이 민족문제연구소에서는 김무성 대표 부친의 친일 행적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는 상황이다. 계속해서 김무성 대표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 당분간 김무성 대표는 자중자애 하는 모습을 보일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김무성 대표 역시 승부사 기질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반격을 할 수도 있다. 또한 비박계 역시 김무성 대표를 이대로 죽게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김무성 대표가 죽게 되면 자신들도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박계는 김무성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에 목숨을 걸고 있다. 특히 대구 지역 의원들은 김무성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비박계는 김무성 대표에게 청와대와 친박을 향해 반격하라고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만약 김무성 대표가 반격을 시도하게 된다면 새누리당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공천 전쟁을 놓고 한바탕 전투가 벌어질 수 있다. 특히 김무성 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정치생명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친박계가 오픈프라이머리 정신을 훼손시킨다면 아마도 김무성 대표가 반격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친박계가 오픈프라이머리를 좌절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는 친박계가 사실상 오픈프라이머리를 자신들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픈프라이머리가 아니라 전략공천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오픈프라이머리냐 전략공천이냐를 놓고 친박과 비박의 갈등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것이 국정감사 끝나자마자 곧바로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김무성 대표 불가론에 더욱 불을 지필 가능성이 높다. 그야말로 위기의 10월이 될 수도 있다. 김무성 대표로서는 고심의 가을이 되는 셈이다.

문제는 친박과 비박 간의 충돌이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 갈등보다 더 극심할 거라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 갈등은 친박과 비박의 계파 갈등에 비하면 어린아이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 갈등은 패배한 세력이 탈당을 해서 신당 창당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경우에는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충돌이기 때문이다. 만약 친박계가 패배할 경우 박근혜정부는 급속히 레임덕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가 패배할 경우 미래권력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 즉, 새누리당은 정치생명을 걸고 움직이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은 심각한 출혈을 피할 수 없는 갈등인 셈이다. 그런 계파 갈등의 신호탄이 이미 쏘아 올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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