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구슬탄에 의해 파손된 차량 유리창 <사진=풀무원 제공>

파업 19일째…사측 “10억 원 피해 발생”
조합원, 보도블록·소화기·죽봉으로 무장?
새총으로 운전기사 위협 논란
화물연대 “말도 안 되는 소리”

【투데이신문 임이랑 기자】지난 4일 충북 음성물류사업장에서 시작된 풀무원 파업이 현재 19일째로 접어드는 가운데 폭력 사태로까지 번져 문제 해결은 여전히 안개속이다.

22일 풀무원 계열사인 엑소후레쉬물류에 따르면, 풀무원 제품을 운송하는 충북 음성물류사업장에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 40명은 파업을 시작한 지난 4일부터 회사 정문을 봉쇄했다.

더군다나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들은 극단적인 폭력을 행사하며 풀무원 제품의 정상적인 물류 운송을 방해하고 있어 풀무원은 현재까지 약 10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고 있다고 사측은 주장했다.

그리고 이들은 파업으로 빠진 화물노동자들 대신해 풀무원 제품을 운송하는 대체차량에 돌을 던지거나 보도블록과 소화기, 죽봉을 휘둘러 직원과 운송기사들을 폭행하고 부상을 입히는 등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고 사측은 설명했다.

사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들의 이 같은 폭력사태로 인해 운송차량 20여 대가 엔진룸과 냉각수통이 파손되고 창문과 차체 외관이 심하게 훼손돼 운행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직원과 운송기사 등 8명이 부상을 입고 근처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고있다”며 “실제 지난 16일에는 화물연대 측의 폭력 불법시위를 진압하던 경찰과 충돌해 충북 기동대 소속 경관 2명과 시위대 2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파업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엑소후레쉬물류 권영길 물류운영본부장은 18일 물류센터 정문 농성장 앞에서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들에게 호소문을 발표했다.

권영길 본부장은 “파괴적인 폭력으로 차량이 부서지고 사람이 다치고 있다”며 “이제 그만 명분 없는 운송거부와 파괴적인 폭력행위를 멈추고 본업으로 돌아와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권 부장은 “풀무원 제품을 운송하는 지입차주 150명 가운데 일부 화물연대 지입차주 40명이 수백 명이 외부세력까지 동원해 파괴적인 폭력행위로 직원들과 자신들의 생계가 달린 일터를 파괴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며 “대화와 타협을 통한 사태 해결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화물연대 측은 살상위협용 새총까지 동원하는 등 날로 과격해지고 있다고 사측은 주장했다.

사측에 따르면 17일 오전 5시 40분경 충주권역으로 풀무원 제품을 배송하는 2.5t 운송차량이 음성물류센터 정문을 나와 근처 사거리를 지나던 중 어둠 속에서 발사된 지름 8㎜크기의 유리구슬탄에 2차례나 맞아 차량 우측 유리창이 완전히 박살나는 피해를 입었다.

또 18일 오후 5시에는 물류센터 건물 반대쪽 야선에서 쇠구슬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날아와 건물 4층 창문에 지름 8㎜크기의 구멍이 나고 유리창이 부서지는 피해를 입었다.

결국 사측은 전문가의 감정을 받았고 해당 구슬탄들은 사냥전문용 슬링샷(일명 새총)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사측의 수사를 의뢰받은 음성경찰서는 발사된 유리구슬탄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한편 풀무원 측은 이번 화물연대의 불법시위와 폭력적인 출차 방해로 인해 추석대목을 앞두고 배송이 시급한 신선식품 물류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으며, 납품이 2~3시간씩 지연되는 등 전국적인 배송물량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 풀무원 화물연대 조합원이 파업의 이유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대화상대라면서 폭도로 매도?

풀무원의 이런 주장에 대해 화물연대 측은 “20년간 임금동결이 폭력이며 산재 피해자를 겁박하는 게 폭력이고 노조파괴가 폭력이다”며 “풀무원은 화물연대를 폭도로 매도하는 것을 멈추고 대화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충북본부 김성영 비정규 사업부장은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를 폭도로 매도하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며 “그동안 풀무원 제품을 배송하기 위해 고강도 장시간 노동을 견뎠다. 우리가 지금까지 너무 미련하게 참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분노했다.

김 부장은 “19일 간 파업이 진행됐지만 물류 봉쇄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몸싸움이 벌어졌던 것은 지난 16일 딱 30분 정도였다”며 “이번 파업으로 인해 일자리를 뺏긴 우리 조합원들은 대체 차량이 정문으로 나갈 경우 기분이 상할 수 있기에 후문으로 가달라 부탁하던 중 몸싸움이 벌어졌던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부장은 “사측은 우리가 정문 앞에서 죽봉과 벽돌을 들고 지키고 있는 것처럼 표현하지만 정말 그랬다면 조합원들에게 비우호적인 경찰이 가만히 있었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새총을 사용해 유리구슬탄으로 차량에 피해를 입혔냐는 질문에 “새총을 사용한 적이 없다. 정말 그랬다면 해당 자료를 보내줘라”며 “새총을 사용하라고 지침을 내린 적도 없고 방침을 정한 적도 없다”며 사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마지막으로 김 부장은 “20년 동안 임금을 동결시키고 산재처리도 해주지 않고 화물차량 배차를 가지고 장난친 것을 여태껏 참아왔다”며 “사측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지만 대화상대인 우리를 폭도로 매도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풀무원의 주장을 꼬집었다.

한편 화물연대는 사측의 탄압과 갑질 때문에, 풀무원 측은 회사 로고를 훼손하는 화물연대 때문에 파업이 발생했다면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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