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협력업체 씨엠웰, 유니폼 지급규정 무시 등 노동자 탄압 논란
사측, 미사용 연차 수당 지급 안 하려고… 연차 사용 강요?
A씨 “대표이사, 비자금 관리 위해 회계 담당자 회유하기도”
씨엠웰, 각종 논란에 “모르겠다”며 선 그어

【투데이신문 이주희 기자】씨엠웰의 대표이사가 노동자를 탄압하고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마트 협력업체인 씨엠웰은 이마트 점포의 보안과 일부 무빙업무도급을 담당하고 있는 회사다. 현재 이곳에는 이마트 임원을 지낸 적이 있는 J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런데 씨엠웰에서 3년간 근무하고 올해 퇴사한 직원 A씨는 사측이 유니폼 지급규정 무시, 연차 사용 강요, 대표이사의 비자금 조성 등을 폭로했다.

하지만 씨엠웰 측은 이에 대해 속 시원한 해명을 내놓지 않아 의혹은 커지고 있다. 

“2년마다 1벌이지만… 사측, 유니폼 지급 규정 무시”

A씨는 씨엠웰 측이 사원 유니폼 지급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씨엠웰의 사원 유니폼은 한 사람당 2년마다 1벌씩 지급돼야 한다. 하지만 사측은 직원이 입사하고 한 번 지급하면 이후 웬만해서는 재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A씨는 “회사마다 유니폼 지급 규정이 있듯이 (씨엠웰도) 직원 유니폼을 2년에 한 번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며 “사람에 따라 1년만 입어도 유니폼이 더러워지는 경우가 있다. 업무 특성상 여름에는 땀이 많이 나서 냄새가 나므로 빨고 갈아입을 옷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A씨는 씨엠웰이 유니폼을 제때 지급하지 않고 원청(이마트)에서 바꿔입으라고 하는 등 특별한 요구가 있는 경우에 준다고 말했다.

유니폼에 대한 문제는 또 있다. A씨에 따르면 씨엠웰은 한 사원이 퇴사하면 다음 입사자에게 유니폼을 물려준다. 다시 말해 기존에 있던 직원의 체형과 비슷한 사람을 채용, 퇴사자가 입던 유니폼의 사이즈에 맞는 직원을 뽑으려는 것이다. 예를 들어 66사이즈를 입던 사원이 퇴사하고 새로운 직원 역시 66사이즈와 비슷해야 한다. 이유는 유니폼을 새로 구매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A씨는 강조했다.

A씨는 “회사에서는 유니폼 구매에 돈이 들어가니까 그런 것을 막으려고 ‘평균 사이즈 직원을 뽑으라’고 현장 팀장들한테 전파한다”며 “(회사가 유니폼을 사주지 않아) 사업장에서는 팀장이 사비로 유니폼을 사주거나 개인이 사서 입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씨엠웰은 유니폼을 반납하지 않고 퇴사하는 직원에 한해 급여에서 유니폼 비용을 공제하고 있다. 물론 공제하더라도 직원이 추후에 유니폼을 반납하면 돈을 다시 돌려준다.

하지만 A씨는 “노동부에 질의하니 유니폼 비용은 월급에서 공제하면 안 되는 부분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윗선에) 보고했는데 사측에서는 이를 무시했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연차도 반강제로 쓰게 해”

A씨는 연차제도 역시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씨엠웰 측이 미사용 연차 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려고 직원들에게 미리 연차를 다 쓰도록 강요한다는 것이다.

A씨는 “직원이 연차를 사용하지 않으면 회사는 미사용 연차에 대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즉, 근로기준법상 직원이 퇴사할 때 미사용 연차 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줘야 한다”며 “하지만 사측에서는 이를 지급하지 않으려고 직원들에게 연차를 다 쓰게 하라는 구두지시가 내려왔다. 매달 연차계획서까지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매월 사업장에 독려 전화를 하는 등의 압박도 가했다”며 “연차는 자유에 의해 쓰는 것이다. (회사에서) 반강제적으로 쓰게 할 권리는 없다”고 덧붙였다.

대표이사, 상품권 매입 통해 비자금 조성 의혹

씨엠웰 대표이사가 상품권(신세계상품권)을 매입해 복지비, 시상금 등에 사용하고 그 외 상품권을 자신의 비자금으로 챙겼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는 “국세청 세무조사를 앞두고 상품권 사용 내역을 입증하기 위해 대표이사의 지시로 (가짜) 자료를 만든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A씨에 따르면 대표이사는 사업장에 방문해 매입한 상품권을 우수 직원이나 우수 사업장에 준다. 그리고 회계장부에는 직원 2명에게 10만원을 줬는데 20명에게 200만원을 줬다는 식으로 뻥튀기해 기록하게 했다. 그는 “회계 쪽 담당자에게 비자금 관리에 대해 다른 담당자한테 말하지 말라면서 개별적으로 (금전을) 챙겨주겠다는 식으로 회유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씨엠웰이 신세계그룹의 자회사 격이기 때문에 신세계 본사에 탄원서도 올리고 고발서도 올린 부분이 있다. 일부 이마트에서 감사했지만 경고조치로 끝났다”고 말했다.

한편 각종 논란에 대해 씨엠웰 관계자는 “잘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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