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어기선 기자】10월 재보선은 새누리당의 압승이었다. 총 24곳의 선거구에서 새누리당은 20곳에 후보를 냈고 15명의 후보가 당선됐다. 이 정도면 완벽한 압승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 결과가 마냥 웃을 수 없는 일이다. 그 이유는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영남 지역에서 무소속 돌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울산에서 무소속 바람이 불었다. 울산의 경우 중구 나선거구(병영1·2동) 기초의원 재보선에서 새누리당 이재철 후보와 야권 단일 무소속 천병태 후보가 1대1 맞붙었다. 천병철 후보가 56.82%의 득표를 차지해서 이재철 후보(43.18%)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새누리당 울산시당 등 시당 차원에서 총력전을 펼쳤지만 무소속 돌풍을 꺾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야권 단일화 열풍을 제대로 꺾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울산의 경우 야권 단일화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의 경우 야권 단일화를 꺾을 수 있는 카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노동당 등은 이번에 후보를 내지 않는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야권 단일화가 이뤄졌다.

결국 이것이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새누리당 텃밭에서 야권이 승리를 가져오는 요인이 됐다. 즉, 내년 총선에서도 여야 1대1 구도가 된다면 새누리당의 승리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결과물이 나온 셈이다.

부산 지역에서도 상당한 고민이 되는 결과물이 나왔다. 부산 기장군 시의원 선거에서는 무소속 김유환 후보가 38.2%를 얻었지만 석패했다. 경남 고성군수 선거 역시 무소속 이상근 후보가 새누리당을 맞서 29.5%나 득표했다.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의 강세 지역에서 무소속 후보 돌풍이 불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 서구의 경우에도 허승만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즉, 부산이 새누리당 텃밭이 더 이상 아닐 수도 있다는 일종의 경고음이 켜진 것이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부산·경남·울산의 경우 기존 정당을 지지하지 않거나 정치에 무관심한 무당파가 30% 정도 됐다.

이는 결국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를 할 경우 새누리당 후보를 맞이해서 꺾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야권의 경우 부산·경남·울산에서 야권 단일 후보를 낼 경우 오히려 승산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부산·경남·울산에서는 무조건 1번을 찍자는 주의가 많이 희석됐다.

만약 지난해 6월 부산시장선거에서 패배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나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한 오규석 기장군수가 주축이 돼서 무소속 돌풍을 일으키면서 상당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혹은 안철수 전 대표 등 거물급 정치인이 부산 출마를 선언한다면 부산·경남·울산에서 새누리당이 쉽지 않은 전쟁을 치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이번 10월 재보선에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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