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접응시자 A씨가 SNS에 게재한 글

【투데이신문 박지수 기자】아모레퍼시픽이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에게 면접 중 ‘국정교과서’에 대한 의견을 물어 응시자들의 사상을 검증하려는 질문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 영업관리직무 정규직전환형 인턴 최종면접을 본 후 불합격 소식을 접한 면접응시자 A씨는 지난달 31일 SNS를 통해 면접과정에서 질문 받은 국정교과서 찬반 입장에 대한 대답이 불합격의 주된 원인이 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면접을 진행하는 면접관의 국정교과서 찬반 질문에 대해 A씨는 “솔직한 의견을 말해도 되냐는 반문 후 국정교과서는 사실상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할 수 없다는 답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다양한 출판사의 역사책이 있었지만 역사흐름의 큰 줄기에 대한 서술은 거의 차이가 없었고 다만 사진을 비롯한 자료나 문장의 뉘앙스에 의한 차이, 긍정 혹은 부정적 해석이 조금씩 다를 뿐이었다”며 “역사를 바라보는 눈이 다양해야 학생들이 역사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각을 형성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에 면접관은 국정교과서에 대해 찬성하는지 아니면 반대하는지 다그치듯 물었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는 영업관리직 업무를 수행하는 것과 해당 질문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재차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국정교과서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소 부정적이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통해 어떠한 왜곡이나 미화도 없을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며 “이에 따라 국정교과서가 올바르게 만들어질지 국민들이 비판과 견제의 시각으로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차 면접에서는 언변이 우수하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결국 떨어졌다”며 “아모레퍼시픽에 묻고 싶다. 왜 떨어졌는지 탈락사유를 밝혀달라. 영업관리 직무를 수행하는데 국정교과서에 대한 견해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해당글을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사상검증을 하는 회사라며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사이슈에 대해 관심이 있는지, 논리와 함께 순발력있는 답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질문 중 하나였다”며 “해당 질문으로 지원자의 당락이 결정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질문은 지원자 분 입장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이실 수 있는 사안인데 질문을 한 것이 주의깊지 못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 신경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아모레퍼시픽은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자사의 신입사원 채용 과정 중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채용과 관련된 모든 과정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인사 담당자 및 면접관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등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 시스템 운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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