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람들이다. 바로 ‘상도동계’ 사람들이다. 하지만 최근 공천권을 놓고 두 사람이 갈등을 보이면서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혹시나 두 사람의 앙금이 풀어지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했지만 그것은 그냥 ‘기대’에 불과했다.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의 ‘상주’ 역할을 자처했지만 두 사람의 관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우선 김영삼 전 대통령과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른 아침부터 5분 차이로 장례식장을 자처했다. 김무성 대표는 “나는 김영삼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다. 고인 가시는 길에 정성을 다해 모시겠다”고 말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에 절을 하며 흐느꼈다. 절을 마치고 나서는 차남 김현철씨를 붙들고 오열을 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정치적 대부라고 불렀다. 하지만 두 사람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를 함께 맞이할 때에도 서로의 눈길을 피했고, 추모객들도 각각 따라 맞이했다.

그만큼 공천 갈등의 골은 상당히 깊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공천 갈등의 골을 봉합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 19일 원유철 원내대표 주선으로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날 만남에서는 공천특별기구 구성 등 내년 총선과 관련해 허심탄회하게 의견교환을 이뤘지만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무성 대표가 지난 2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경우의 날’ 기념식에 참석 후 기자들에게 “(먼저) 공천특별기구를 만들고 그 다음에 총선기획단과 공천관리위원회를 만들어가는 게 순서”라면서 “빨리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이제 진전 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혀 ‘선 공천특별기구 구성’에 접점을 이룬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앙금은 풀어질 기미를 전혀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앙금이 결국 장례식장에도 그대로 비쳐진 것이다.

두 사람은 일단 조문정국에서 갈등을 당분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공천권을 놓고 두 사람의 갈등은 언제든지 다시 급부상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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